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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3화

현아는 꽤 긴 시간 공을 들여 윤아와 애들에게 줄 선물을 골랐다. 계산할 때 주한이 대신 계산하려는데 현아가 거절했다.

“아니에요. 내가 주려고 사는 선물인데 다른 사람이 계산하게 둘 수는 없죠.”

주한이 잠깐 생각하더니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고는 다른 결정을 내렸다.

“그럼 나도 내 명의로 하나 선물할게요.”

“왜요? 내 선물에는 명분이 있는데 대표님은 무슨 명분으로 주실 건데요? 그리고 잘 아는 사이도 아니잖아요...”

주한이 현아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네. 근데 나도 명분 있어요. 현아 씨는 아이들과 어떤 사이죠?”

“이모죠. 근데 내겐 친자식이나 다름없어요.”

말을 이어가던 현아가 얼굴을 붉혔다. 이미 주한이 무슨 말을 할지 예상한 듯한 눈치였다.

“음, 그러면 앞으로 이모부 될 사람이라는 명분으로 주면 되죠.”

현아의 얼굴이 더 빨개졌다.

“아직 확답 안 줬는데.”

“알아요. 그냥 제멋대로 주는 거예요.”

주한은 현아가 고민할 새도 없이 선물을 고르러 갔다. 현아는 하는 수 없이 뒤를 따라 참고할 만한 의견을 내주었다.

주한은 선물을 사고 카드를 긁었다. 직원이 명세서에 사인을 해달라고 하자 주한은 별생각 없이 주머니에서 볼펜을 꺼내 자기 이름을 적어넣었다.

직원은 주한이 쓰는 볼펜을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이렇게 제안했다.

“고객님, 지금 쓰시는 볼펜이 많이 닳은 것 같네요. 마침 매장에 볼펜이 새로 들어왔는데 한번 보실래요?”

선물을 고르던 현아가 이를 듣고는 자기도 모르게 주한이 든 볼펜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 볼펜을 본 순간 현아는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그 볼펜은 분명 현아가 선물한 것이었다.

현아가 그 볼펜을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던 건 할인을 받아서 샀기 때문이다. 그리고 할인 상품을 사면서 별다른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디자이너가 설계한 제품은 살 능력이 못 되었고 비싼 물건이라 해서 주한의 마음에 든다는 보장도 없었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어딘가 처박아두겠지 하는 마음으로 차라리 돈이라도 아껴야 하겠다는 마음에 할인 상품을 샀다.

현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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