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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화

수현이 차갑게 대답했다.

“갔어.”

“혼자 갔어?”

짜증 섞인 말투로 대답하는 수현.

“그럼 여기서 너 기다리겠어? 너 여기가 어떤 덴 줄 알기나 해?”

윤아:“...”

또다. 훈련병 훈계하는 듯한 이 말투. 매번 이런 식이지.

윤아는 그의 손을 뿌리치고 반박했다.

“당연히 알고 있어. 그래서 뭐? 내가 가면 연수 씨가 내 업무를 다 봐야 할 텐데 미팅 같은 일은 같이 와서 봐줘야 하지 않겠냐고.”

그녀의 말에 수현의 표정이 싸늘하게 식더니 말했다.

“미팅을 이런 데서 해?”

“그렇지 않으면?”

수현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뭐라고?”

윤아는 안 그래도 오늘 밤 이강훈을 만난 걸 생각하면 화가 치밀었다. 하지만 이강훈이 윤아를 얕잡아보는 건 다 최근 수현이 소영을 회사에 드나들게 하는 바람에 회사에 안 좋은 소문이 퍼진 탓이 아닌가. 지금 사람들은 윤아를 수현이 버린 전처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윤아는 수현에게 신세를 진 게 있으니 그를 원망해서도, 원망할 자격도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윤아를 모욕하던 인간들을 처리해 준 것도, 윤아의 아버지를 몰래 도와준 것도, 게다가 윤아를 회사에 데려와 많은 걸 가르치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준 것도 모두 수현이였다.

윤아는 그에게 감사해야 한다. 그래야 하는데...근데 왜...

원망은 그녀도 모르는 새에 스멀스멀 자라나 어느새 마음속 깊은 곳에 뿌리를 내리고 증오의 꽃을 피웠다.

윤아는 이러면 안 되는 걸 알고 있다. 그래서 늘 자신의 마음을 꾹꾹 누르며 수현과 소영을 미워하지 않도록 절제하고 참았다. 둘 다 그녀를 도왔던 사람이니까.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가끔 회사 사람들의 날 선 눈빛을 마주할 때면 참기 어려워지곤 한다.

왜? 도대체 왜 그러는 걸까?

분명 할머님 수술만 무사히 마치면 다 끝날 걸 알면서. 윤아는 얼마 남지 않은 이 타이밍에 꼭 강소영을 회사에까지 데리고 와 자신을 힘들게 하는 진수현이 미웠다.

‘난 왜 널 좋아했을까. 그때 널 좋아하지 않았더라면 참 좋았을 텐데.’

윤아의 이런 속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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