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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3화

선희는 어머니의 고집을 꺾을 수 없어 결국 그들을 위해 일반인들이 쉽게 열 수 없는 초대형 자물쇠를 하나 샀다.

문이 잠기지 않은 걸 보니 모두 집에 있는 모양이다. 선희는 출입문 옆의 초인종을 누르고 아이들과 함께 문 앞에서 기다렸다.

안에서 작은 발소리가 나더니 곧이어 한 노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누구요?”

두 아이는 노인의 목소리를 듣고 매우 감격하여 고개를 들어 말했다.

“할머니, 증외할머니의 목소리예요?”

선희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 나야.”

익숙한 소리에 안에서 발소리가 잠시 멈추었다가 다시 다급해진 걸음으로 다가오는 듯했다.

듣고 있던 선희가 말했다.

“엄마, 천천히 와요.”

현관문이 열리자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인과 캐주얼한 중국식 실내복을 입은 우아한 노인이 세 사람 앞에 나타났다.

서훈과 하윤은 어릴 때부터 예의 바르게 인사해야 한다는 윤아의 가르침에 따라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허리를 꾸벅 숙여 인사했다.

“증조할머니, 안녕하세요.”

선희의 어머니 이명인은 오랜만에 만난 딸에 깜짝 놀랐다. 자식 걱정은 늘 있지만 혹시나 방해할까 봐 전화도 안 했는데 이렇게 딸이 찾아왔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

그녀는 마음속으로 기뻐했다. 문을 열자 보인 딸의 얼굴에 놀라기도 잠시, 곧이어 귀여운 목소리로 인사를 해오는 아이들의 목소리에 잠시 멈칫했다.

‘증조할머니?’

‘누굴 부르는 거지? 내가 나이가 들어 환청을 듣나?’

그녀가 소리를 따라 고개를 숙여 보니 귀여운 녀석 둘이 거기에 서서 일제히 그녀를 올려다보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두 녀석은 손자 수현과 아주 비슷하게 생겼다.

명인은 놀란 눈으로 두 녀석의 얼굴을 쳐다보다가 다시 고개를 들어 딸 선희를 바라보았다.

선희는 그녀를 향해 웃으며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 마치 그녀에게 보여주려고 작은 증조 외손자를 데리고 왔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이게...”

명인은 한참 후에야 어떻게 된 일인지 가늠이 되었다. 그녀는 손을 뻗어 두 꼬마가 진실인지 아닌지 확인하고 싶었다. 그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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