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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7 화

비밀스럽게 말하는 유신우을 보며 윤슬은 궁금한 듯 물었다. “먼저 말해. 우선 들어보고 갈지 말지 결정할게.”

유신우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누나, 다른 신비로움이 있다고 말했잖아요.”

윤슬은 유신우의 호탕한 웃음에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부시혁이 입구로 나오자 윤슬과 남자가 귓속말하는 것을 보았다.

윤슬의 행복한 모습을 보고 부시혁의 눈빛이 싸늘해졌다.

차에 타려던 부시혁은 그 자리에 서서 두 사람을 싸늘하게 쳐다봤다.

윤슬은 결혼하고 한 번도 웃은 적이 없다.

윤슬은 부시혁에게 끊임없이 하찮은 잔소리를 하며 조심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부시혁은 그런 윤슬이 귀찮았다.

윤슬은 이혼을 하고 마치 다른 사람처럼 눈부시게 빛났다.

그 남자 때문인가?

부시혁은 차갑게 웃음을 지었다.

바람을 피우고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 여자는 볼 가치가 없다!

“대표님?” 장 비서가 부시혁이 차에 타지 않자 조심스럽게 그를 불렀다.

부시혁은 시선을 돌리며 차에 탔다. “돌아갑시다.”

장 비서는 착각인지 모르겠지만 부시혁이 화가 난듯해 매우 무서웠다.

윤슬은 조수석에 앉아서 부시혁이 떠나는 모습을 보았다.

차가 출발하고 윤슬은 창밖으로 지나가는 나무를 멍하니 쳐다봤다.

윤슬이 조용하자 유신우가 조심스럽게 그녀의 기분을 살피며 물었다. “누나, 무슨 생각 해요?”

윤슬이 시선을 돌리고 웃으며 말했다. “아무 생각 안 해.”

윤슬은 유신우의 옆모습이 마치 혼혈아 같이 입체적으로 보였다.

유신우는 학창 시절 킹카로 유명했던 부시혁에게 조금도 뒤지지 않았다. 넓은 어깨와 긴 다리가 해외 모델과 견줄 만했다.

“너.. 왜 모델을 하게 됐어?” 윤슬은 유신우가 좋은 성적으로 학문의 길을 걸을 것이라 생각했다.

“처음에 그냥 오디션을 보고 그 후부터 모델계로 들어왔어요.” 유신우는 거울에 비친 윤슬을 보고 모르는 척 물었다. “누나 모델 좋아해요?”

윤슬이 고개를 저으며 부드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네가 잘 돼서 그 분야에서 빛나기만 하면 되지.”

유신우는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차를 세웠다. “도착했어요.”

도착한 곳은 복고층의 2층 양옥이었다. 백발의 노인이 등나무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

노인이 윤슬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이 계집애.”

윤슬은 당황했다. 그녀는 믿을 수가 없었다.

노인은 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다 알고 있어. 참 억울했겠구나.”

윤슬은 눈시울이 붉어져 노인에게 달려갔다. “외할아버지, 그동안 어디 계셨어요?”

6년 전, 천성 그룹에 자금을 도득 맞았을 때 윤슬의 아버지가 범인으로 몰리며 해고를 당하고 감옥에 가야 할 처지가 되었다.

또한, 계모와 의붓동생이 돈을 가지고 도망가서 아버지가 자살을 했다.

잠시 후 할아버지가 말을 꺼냈다. “지금까지 회사가 자금 절도 사건을 조사했는데 알고 보니 삼성 그룹하고 관련이 있더라. 네 아빠는 희생양이었던 거야.”

삼성 그룹은 하이시에서 가장 큰 부동산업계 회사이다. 회장은 고유나의 아버지 고도식이다.

윤슬이 혼자 중얼거리자 노인이 서류 한 장을 꺼내 윤슬의 손에 쥐여줬다. “윤슬아. 천강 그룹 지분 51%다. 어떻게 가져온 건지는 묻지 말아라. 너한테 필요한 거 다 알아.”

윤슬이 진지하게 말했다. “아버지를 모함한 사람 꼭 찾아내서 사실을 밝힐게요. 할아버지 절대 실망시키지 않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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