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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3 화

윤슬은 뭔가 이상했다.

부시혁은 재능도 출중하고, 부가 집안은 부잣집인데 왕수란은 왜 시골 사람처럼 하고 다니는 걸까?

윤슬은 왕수란게 말했다. “확실히 알아주셨으면 해요. 저는 이미 부시혁 씨랑 이혼했고, 부가 집안의 돈 한 푼도 받지 않았어요.”

“헛 소리 하지 마!” 왕수란이 윤슬의 말을 믿지 않고 노발대발했다. “우리 아들 아니면 네가 무슨 돈으로 백화점을 와? 내 앞에서 무릎 꿇고 빌어도 절대 용서 못 해!”

‘무릎 꿇고 빌어?’

윤슬은 그야말로 웃음이 났다.

품격 있는 왕수란은 제대로 된 사고방식으로 생각한 적이 없었다.

윤슬은 시간 낭비할 가치가 없어 자리를 피하려고 했다.

하지만 왕수란은 용주를 순순히 놓아주지 않았다.

“어딜 가려고!” 왕수란이 윤슬의 머리채를 잡았다.

옆에서 왕수란의 행동을 눈치채고 있던 육재원이 왕수란을 밀쳐내며 윤슬을 보호했다.

육재원이 힘을 세게 주자 왕수란은 버티지 못하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아이고! 세상에!”

왕수란은 고개를 들어 육재원을 혐호스럽게 쳐다보며 땅바닥에 주저앉아 대성통곡했다. “너희는 위아래도 없니! 내가 이 나이 먹고 새파랗게 어린놈한테 맞다니! 내가 못 살아!”

사람들이 점점 몰려들자 백화점 조 사장이 달려왔다.

왕수란은 재빨리 육재원을 가리키며 사장에게 말했다. “저 자식이 저를 때렸어요. 아이고 허리 아파 죽겠네...”

왕수란은 백화점 VIP 고객으로 많은 돈을 썼으니 조 사장이 당연히 도와줘야 한다.

조 사장은 심각한 표정으로 윤슬을 쳐다보고 유신우를 보자마자 깜짝 놀랐다.

“저...”

유신우는 조 사장의 말을 가로채며 말했다. “저 여자가 거짓말하는 거예요. 못 믿으시겠으면 CCTV 확인해 보세요.”

조 사장은 이미 큰 시련을 겪은 적이 있다. 조 사장은 갑자기 태도가 돌변해 다른 사람이 된 듯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 CCTV 한 번 확인해 보겠습니다.”

조 사장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에 윤슬은 유신우가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더욱 궁금해졌다.

정말 시골의 가난한 학생 출신이 맞을까?

조 사장이 CCTV를 확인한 후 태도가 180도 돌변해 왕수란에게 말했다. “아주머니, 일단 집으로 돌아가세요. 아니면 경찰 부를 거예요.”

왕수란이 당황하며 말했다. “경찰이요?”

조 사장이 언짢아하며 말했다. “CCTV 확인해 보니 아주머니가 먼저 때렸던데 왜 맞았다고 하세요? 계속 이렇게 소란 피우면 경찰 올 거예요. 경찰 와서 CCTV 보면 아주머니는 할 말 없어요.”

왕수란은 난리를 피우며 소리를 질렀다. “뭘 믿고!”

왕수란이 여전히 고집을 부리자 육재원이 비꼬며 말했다. “그 나이 먹고 창피하지도 않아요? 윤슬이가 당신한테 시달림 당하고, 쓰레기 같은 당신 아들이랑 이혼했는데 왜 아직도 물고 늘어져요? 저는 어른이라고 안 봐줘요. 화나게 하면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

육재원이 화를 내자 왕수란은 놀라며 이를 악물고 먼저 자리를 피했다.

육재원이 웃으며 말했다. “약자한테 강하고 강자한테 강한 악인은 자기보다 더 악한 악인에게 당할 거예요.”

그때, 육재원의 핸드폰이 울렸다. 전화를 받은 육재원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듯 윤슬을 쳐다봤다.

윤슬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나를 그렇게 쳐다보는 걸 보니 내 얘기를 했나 봐?”

“내 친구가 그러는데 장 비서가 6년 전에 교통사고 났던 자리의 CCTV를 찾고 있대!”

육재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윤슬의 표정은 차가워졌다.

유신우는 윤슬의 안색이 안 좋아지자 육재원에게 물었다. “무슨 CCTV?”

육재원은 화를 가라앉히지 못하고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고유나 그 여우 같은 계집애가 깨어나 보니 윤슬이랑 부시혁이 결혼한 걸 알고 질투가 나서 윤슬 때문에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거짓말한 거야. 놀랍게도 똑똑한 부시혁이 그 말을 믿으니 정말 기가 막힐 노릇이지.”

유신우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우선 그렇게 오래된 CCTV 영상이 없다는 것은 말도 안 되고, 부시혁이 가져갔다고 하면 무슨 소용이 있겠어?”

“그 말도 맞아.” 육재원이 무언가 생각난 듯 표정이 변했다. “고유나가 검은 속내로 이런 말도 안 되는 거짓말까지 하다니. 이러다 CCTV 영상 까지 조작해서 윤슬이 협박하는 거 아니야?”

윤슬은 갑자기 웃음을 터트리며 말했다. “부시혁하고 이미 이혼했으니 앞으로 상관없는 사이니까 각자 갈 길 가려고 했는데, 날 놓아줄 생각을 안 하네. 내가 너무 순진했네.”

고도식은 윤슬의 아버지가 누명을 쓴 것과 연관이 있고, 고도식의 딸 고유나는 깨어나자마자 윤슬에게 살인죄를 뒤집어 씌웠다.

그야말로 그 아버지에 그 딸이었다!

윤슬을 만만하게 생각한 것이다.

윤슬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고유나가 나쁜 짓을 하지 않는다면 가만히 있을 텐데, 만약 날 모함한다면 내가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걸 똑똑히 보여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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