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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1화 어쩌면 이미 사랑할지도

하지만 그때 그 여자에게 상처를 준 후에야 모든 게 오해라는 걸 알게 되었다. F국으로 쫓아온 그는 그녀와 여석진이 결혼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마음이 찢어지게 아팠다. 심지어 그녀를 잃은 게 윤성아를 잃었을 때보다 더 아팠다.

결국 원이림은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어쩌면 이미 널 사랑하고 있을지도 몰라. 단지 네가 날 좋아해 주고 내 옆에서 날 위해 해주는 모든 것에 익숙해졌을 뿐이야. 우리의 이런 방식에 익숙해진 거라고. 그래서 널 잃기 전까지는 내 마음을 몰랐어.”

여은진의 얼굴에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이번에 넋을 잃은 건 그녀였다. 그렇게 족히 1분 동안 멍하니 있다가 겨우 정신을 차렸다.

하지만 머릿속은 여전히 복잡하기 그지없었다.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를 바라보면서 저도 모르게 질문을 던졌다.

“그러니까 예전부터 날 좋아하고 있었단 말이에요?”

원이림이 확신에 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응!”

여은진은 놀란 마음을 진정할 수가 없었다. 그녀의 눈시울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마음에 품은 이 남자에게 10년이라는 시간을 쏟아붓느라 모든 에너지를 다 소진한 지금에서야 드디어 그의 마음을 얻게 되었다. 그런데 왜 하필 지금?

이미 늦어도 한참 늦었다. 여은진은 진작 자신의 마음을 접고 포기했다.

여은진은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쓱 닦더니 씁쓸하게 웃으며 그에게 말했다.

“내가 대표님을 비굴하게 사랑하고 모든 걸 쏟아부을 정도로 다가갈 때 대표님의 마음속에는 다른 사람이 있었잖아요. 겨우 마음 접고 포기했는데 인제 와서 언제부터 날 좋아하게 되었는지 모른다고요? 하하. 나와 대표님은 함께할 인연이 아닌가 봐요. 함께하더라도 언젠가는 헤어질 운명이에요.”

여은진은 원이림의 마음을 거절했다. 다시는 그와 엮이고 싶지 않았다. 이제부터는 아들 곁을 지키고 아들이 무럭무럭 자라는 모습만 보고 싶었다.

그녀는 원이림에게 그녀와 아들을 F국으로 데려다 달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혼자서 아이와 함께 차에 올라타 여석진이 보내준 운전기사의 차를 타고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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