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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54화

날이 밝아올 때, 강아심은 욕실에서 샤워를 마치고 나왔다. 아심은 찢어진 옷을 다시 입고, 천천히 그리고 신중하게 입었다. 마치 가장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큰 연회에 참석하려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진언은 침대 머리에 기대어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강아심이라는 이름은 네가 지은 거야?”

“맞아요!”

아심은 미소 지으며 고개를 돌렸다.

“예쁜 이름이죠?”

“왜 성이 강이야?”

“당신이 키운 사람이니까, 당연히 당신 성을 따라야죠.”

아심은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자 진언의 눈빛이 어두워졌고,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천천히 눈을 감았다. 아심은 자신을 정리한 후, 창밖의 밝게 변하는 하늘을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날이 밝으면 떠날 거예요.”

“내 목숨은 당신이 살려준 거라, 그 후에도 많은 일을 해줬어요. 이번 일과 어젯밤을 포함해서, 이제 모든 은혜를 갚았다고 생각하고 우리 사이의 계산은 다 끝났네요.”

“그리고 다시는 당신을 보러 오지 않을 거예요.”

진언은 반쯤 감은 눈을 살짝 뜨고 아심의 옆모습을 바라보며 낮고 쉰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조직을 떠날 때, 이미 했던 말이야. 가, 좋은 남자를 찾아서 잘 살아.”

아심의 긴 속눈썹이 떨리며, 고개를 돌려 웃으며 말했다.

“그럴게요, 당신도 몸조심하세요.”

“응!”

진언은 다시 눈을 감으며 말했다. 진언의 차가운 얼굴은 어둠 속에서 더욱 또렷하게 보였다. 아심은 이 남자가 자신에게 감정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들은 항상 서로를 이용하는 관계였다.

아니, 그것은 이용이라고 할 수 없다. 아심의 목숨은 원래 진언의 것이었으니까. 진언이 아심에게 무엇을 시키든 당연한 일이었다. 그리고 아심이 진언을 이용하려던 작은 꼼수들은 모두 진언의 손바닥 안에 있었다.

진언은 아심에 대해 굉장히 잘 알고 있었고, 그저 아심을 부수고 싶지 않았을 뿐이었다. 어쩔 수 없이, 아심이 진안의 침대에 오르지 않았다면, 정말로 미모로만 살아가는 인형이 되었을 것이다. 그랬기에 아심은 자신의 인생에서 스스로 선택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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