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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화

심명은 가볍게 웃었다.

"그녀가 누군지 중요하나요? 무슨 일 생긴 거죠?"

구택의 표정은 냉담하고 의미심장했다.

"누군가가 소희가 물건을 훔쳤다고 했거든요."

심명은 낭패한 모습의 은비를 바라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은비야, 내가 소희를 돌보라고 했는데 지금 이렇게 돌보는 거야? 은비의 귀걸이를 훔쳤다고? 네 머리를 훔쳤다고 말하지 그랬니? 하긴, 넌 아예 머리가 없지!"

은비는 자신의 아버지 앞에서 심명한테 이렇게 욕을 먹었지만 조금도 화를 내지 못하고 낮은 소리로 엉엉 울었다.

"안나가 말했어요.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요."

심명은 또 안나에게 물었다.

"소희가 귀걸이를 훔치는 것을 직접 봤다고?"

안나는 구택과 심명 두 사람의 질문을 어찌 감당할 수 있겠는가. 그녀는 입술이 떨린 채 그저 눈물만 흘렸다.

소희는 소리를 내지 않고 조용히 심명이 연기하는 것을 보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명우는 CCTV 기록을 구택의 핸드폰에 보냈다. 구택은 고개를 숙이고 잠시 바라보다가 차갑게 웃으면서 사람더러 영상을 연회장 스크린에 연결하라고 했다.

곧 많은 사람들이 방금 이 여자들이 소희를 둘러싸고 어이없는 질문을 하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 세 번째 질문을 듣고 소희가 책가방을 말했을 때 심명은 "피식" 웃었다. 다른 사람들도 웃음을 참지 못하고 웃었다.

그 여자들의 안색은 오히려 하나같이 보기 흉했다.

그 후 누군가가 일부러 소희에게 와인을 뿌렸고 그 틈을 타서 안나는 은비의 뒤로 걸어갔다.

은비는 손에 든 물건 하나를 안나에게 슬그머니 건네주었다. 스크린을 확대하자 그 물건이 바로 루비로 만든 귀걸이라는 것을 알아볼 수가 있었다.

안나는 일부러 소희에게 다가가 인사했다. 그리고 가방에서 물티슈를 꺼낼 때 귀걸이를 함께 꺼내 왼손에 쥐었다. 그리고 몸을 구부려 소희의 신발을 닦아주는 척하면서 귀걸이를 소희의 바지 주머니에 몰래 쑤셔 넣으려 했다.

소희가 그녀의 속셈을 알아차리자 그녀는 즉시 비명을 지르며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고 귀걸이가 소희의 바지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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