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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화

"그래요!"

구택은 웃었다.

"소희 씨가 그렇게 말하면요."

소희는 살짝 난감해하며 말을 하지 않았다.

잠시 침묵한 뒤 소희는 고개를 돌려 물었다.

"배 안 고파요?"

두 사람은 모두 저녁을 먹지 않았다.

구택이 물었다.

"뭐 먹을 거 있어요?"

소희는 잠시 생각하다 말했다.

"내가 면 끓일게요. 이게 좀 빠르거든요."

구택은 얇은 입술로 살짝 웃었다.

"좋아요!"

"그럼 잠깐만 기다려요!"

소희는 말하며 부엌으로 몸을 돌렸다.

구택은 또 담배 하나를 꺼내며 난간에 기대어 천천히 피웠다. 방금 소녀가 담배에 사레가 들린 모습을 생각하니 그는 웃고 싶었다. 뒤돌아보니 주방의 불이 켜져 있었다. 소녀가 바삐 요리하는 모습을 어렴풋이 볼 수 있었다.

그는 어둠 속에 서서 불빛과 밥 냄새가 나는 부엌을 보면서 마음속에 이상한 감정이 스쳐 지나갔다.

20분 뒤 두 사람은 식탁에 마주 앉았고 앞에는 각각 라면 한 그릇이 놓여 있었다.

간단한 라면에 계란 프라이였다.

"얼른 먹어요!"

소희는 젓가락을 들고 먼저 라면을 먹으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구택은 방금 탄 냄새를 맡았기 때문에 한동안 감히 젓가락을 들지 못했다. 그녀가 맛있게 먹는 것을 보고 그는 먹기 시작했다.

라면을 한 입 먹은 남자는 멈칫했다. 그의 표정은 약간 복잡했다. 그는 티슈 한 장을 꺼내 입에 있는 것을 뱉었다. 계란 껍데기이었다.

그는 원래 무엇을 말하려고 했지만 맞은편 소희가 배가 고팠는지 열심히 먹는 모습을 보고 입을 열지 못하고 고개를 숙여 계속 라면을 먹었다.

소희는 인차 자신의 라면 한 그릇을 다 먹고 앉아서 구택을 기다렸다.

구택이 마지막으로 국물을 마신 뒤 젓가락을 내려놓자 소희가 물었다.

"맛 어때요?"

"괜찮네요."

남자는 티슈로 천천히 입을 닦고 점차 웃으며 말했다.

"라면을 이렇게 맛없게 만드는 것도 대단한데요."

소희는 경악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맛없어요?"

구택은 대답하지 않고 반문했다.

"평소에 이런 것만 먹었어요? 그러니까 이렇게 말랐죠."

소희는 어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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