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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화

하리는 울며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그리고 마지막에 설아더러 구택 앞에서 사정 좀 해서 시원더러 시연을 풀어달라고 애원했다.

"그랬군요!"

설아는 목소리가 담담했다.

"알았어요, 임 대표님이 시간이 있을 때 한번 말해볼게요."

"그럼 부탁한다, 설아야. 시연은 아직 경찰서에 갇혀 있어. 그녀는 지금까지 이런 일을 겪은 적이 없으니 틀림없이 많이 놀랐을 거야. 좀 서둘러줘."

설아는 살짝 짜증이 났다.

"알았어요, 저 지금 회의하러 가야 돼서요. 먼저 끊을게요."

순희는 아직 할 말이 있었지만 전화가 끊긴 것을 보고 감히 다시 전화하지 못했다.

"설아가 뭐래?"

정민이 인차 물었다.

순희는 대답했다.

"설아가 임구택한테 얘기해 보겠데요."

"그럼 됐어!"

정민은 안심했다.

순희는 여전히 걱정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그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한편 설아는 회의실로 돌아가서 회의를 계속했다. 한 시간 후 회의가 끝나자 그녀는 구택의 뒤를 따라 사무실로 돌아갔다.

설아는 순희의 말을 떠올리며 구택에게 어떻게 입을 열지 고민했다.

순희 모녀가 한 남자한테 이렇게 속았으니 그녀는 입을 열기조차 부끄러웠다. 구택이 그녀를 비웃을까 봐.

......

구택은 커다란 테이블 뒤에 앉아 있었다. 그의 뒤에는 엄청 크고 긴 창문이 있었는데 창가에 서면 반의 강성을 내려다볼 수 있었다.

남자는 몸에 맞는 수제 양복을 입고 있었고 잘생긴 얼굴은 도도했다. 그는 손에 만년필을 들고 몇 부의 서류에 서명했다. 설아가 무슨 있는 것 같은 모습을 보고 그는 고개를 들어 담담하게 물었다.

"무슨 일이죠?"

설아는 다소 망설였다. 그녀는 임 씨 그룹에 면접 보러 올 때 자신은 공과 사를 분명하게 하는 사람이라 단호하게 말한 적이 있었다. 지금 그녀는 사적인 일로 그를 귀찮게 하면 구택 마음속의 자신의 이미지를 망칠 가봐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것도 자신을 창피하게 할 일이었다.

구택의 핸드폰이 울리자 남자는 전화를 받으며 창가에 가서 받았다.

햇빛이 들어오자 남자의 우뚝 솟은 키는 밝은 빛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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