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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화

소희는 이미 현관에 가서 신발을 갈아 신으며 몸을 돌려 인사를 했다.

"구택 씨, 먼저 갈게요. 유민아, 다음에 보자."

유민은 소희가 문을 나서는 것을 지켜보고는 고개를 돌려 입을 뗐다.

"둘째 삼촌, 우리 아빠 생일이라서 선물 좀 골라 봤어요. 삼촌한테 먼저 보여주고 싶어요."

구택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너 먼저 올라가. 이따가 내가 찾으러 갈게."

"빨리 와요!"

유민은 소율을 한번 흘기더니 위층으로 올라갔다.

구택은 거실로 가서 담담한 목소리로 물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야?"

소율은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

"구택 씨, 넌 소희 씨가 유민이랑 너무 가깝게 지낸다고 생각하지 않아?"

구택은 소파에 앉아 표정이 싸늘했다.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거야?"

"물론이지!"

소율은 그의 맞은편에 앉아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우리 셋째 삼촌이 전에 청한 과외 샘이 일부러 한예를 끌어들여서 가족들과 다투며 그녀의 월급을 올려주라고 그렇게 떼를 썼잖아. 결국 우리 셋째 삼촌한테 해고당했어. 그리고 일반 정규 과외 회사에도 규정이 있어. 주인집 아이와 너무 가까이하지 못하게 말이야. 모두 이유가 있는 거라고!"

구택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소희 씨는 분수를 아는 사람이에요."

소율은 코웃음쳤다.

"유민이가 그녀 편을 되게 들더라. 두 사람도 그녀의 단순한 외모에 속지 마. 내가 보기에 그녀는 그렇게 간단한 사람이 아니야!"

구택은 눈빛이 어두워졌다.

"너랑 무슨 상관인데?"

소율은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리며 차가운 목소리로 스스로 비웃었다.

"그래, 나랑 상관없지. 나도 그냥 일방적으로 이러는 것뿐이고! 너 설마 그 여학생을 좋아하니? 그럼 구은서는 어떡하고?"

구택의 안색은 점점 차가워졌고 눈빛은 빙설로 뒤덮인 듯 싸늘하며 의미심장했다. 그는 일어나서 소율을 차갑게 쳐다보았다.

"너무 한가하면 길거리에 가서 쓰레기라도 주워. 네가 걱정하지 말아야 할 것을 걱정하지 말고! 그리고, 앞으로 내 허락 없인 내 집에 오지 마!"

말을 마치고 그는 몸을 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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