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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화

"그럼."

소희는 맑은 눈빛으로 진지하게 말했다.

"내가 면 끓여줄게요. 어때요? 마침 오리탕도 반이나 남았거든요."

남자는 이마를 그녀의 뒷머리에 대고 가볍게 웃었다.

"소희 씨, 일부러 이러는 거죠?"

일부러 이렇게 귀엽게 행동하다니!

소희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중얼거렸다.

"나도 이제 면을 끓일 줄 안다고요. 믿지 않으면 내가 지금……"

그녀가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남자는 그녀를 침대로 넘어뜨리며 짙은 키스를 했다.

......

이튿날 오전, 구택은 소희를 데리고 함께 임가에 돌아갔다.

유민의 방에 들어가자 소희는 그가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소희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그는 핸드폰을 내려놓고 테이블 앞으로 걸어갔다.

"우리 둘째 삼촌과 함께 오는 거 봤는데, 두 사람같이 있었어?"

유민은 무심결에 물었다.

소희는 고개를 숙이고 책을 정리하며 태연하게 말했다.

"구택 씨 마침 강성대를 지나는 길이었거든."

"응!"

유민은 의심하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

"어젯밤 우리 둘째 삼촌은 또 집에 안 돌아왔어. 맨날 어디를 그렇게 돌아다니는지."

소희는 얼굴이 살짝 빨개지며 웃었다.

"너 이제 간도 커. 네 둘째 삼촌 뒷담 하는 거야!"

유민은 콧방귀를 뀌었다.

"설마 샘 고자질할 거야?"

소희는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그럴 리가, 내가 네 덕에 돈 버는데 어찌 감히 너의 미움을 사겠니!"

유민은 득의양양하게 웃었다.

소희는 답안지 하나를 꺼냈다.

"오늘 우리 작은 테스트를 해볼까."

"어?"

유민의 작은 얼굴은 갑자기 어두워졌다.

"어는 무슨 어야. 내가 너보다 더 떨려. 이 답안지를 네 둘째 삼촌한테 보여줘야 하거든. 네가 시험 잘 못 보면 내가 잘 못 가르쳤다는 뜻이야."

소희가 말했다.

"누가 시험을 보고 싶겠어?"

유민은 가볍게 흥얼거리며 머리를 굴렸다.

"만약 내가 시험 잘 봐서 둘째 삼촌 앞에서 샘 체면 세워줬으면 나한테 뭐 해줄 건데?"

"뭘 원하는데?"

소희가 물었다.

"만약 내가 95점 이상 맞았다면 한 가지 일 좀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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