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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화 해고

“내가 착각했다고요? 이 여자가 미쳤나? 지금 누구더러 착각했다는 거예요? 착각은 그쪽이 하고 있는 거겠죠. 해고당했으면서 출근하는 건 대체 뭐예요? 동정심이라도 사려고 그러나?”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쏘아붙이는 여직원의 눈빛은 강윤아를 비웃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강윤아는 완전히 멍해졌다.

‘해고라니? 언제? 나 그런 통지 받은 적 없는데?’

강윤아는 너무 구차해 보이고 싶지 않아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부드럽게 되물었다.

“그…… 그 소식은 어디서 들었어요? 저는…… 그런 통지 받은 적 없는데요.”

“하. 해고당했으면서도 모르다니 불쌍한 사람이었네.”

여직원은 정확한 대답을 주는 대신 고개를 돌려 강윤아를 한번 비웃고는 다시 자기 일을 계속했다.

강윤아는 난감한 표정으로 사무실에 떡하니 서서 한동안 어찌할 바를 몰랐다. 사무실 안 사람들의 시선이 자기한테 집중되자 분명 잘못한 것도 없으면서 고개를 들 수 없었다.

결국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허둥지둥 사무실을 나간 강윤아는 한참을 생각하다가 끝내 인사팀에 사실을 확인해 보기로 했다.

인사팀 직원들은 강윤아가 올 걸 예상하기라도 한 듯 힐끗거리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사무적으로 물었다.

“안녕하세요, 무슨 일로 오셨죠?”

“안녕하세요. 저는 얼마 전 면접을 본 강윤아라고 합니다. 그날 분명히 합격 통지를 받고 사원증까지 받았는데 오늘 출근하니 제가 해고되었다고 하던데.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요?”

강윤아의 물음에 인사팀 직원은 미안한 듯 웃으며 대답했다.

“아, 강윤아 씨군요. 사실은 그 면접관은 뇌물수수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되었거든요. 때문에 그분이 책임지던 모든 업무도 따라서 중지되었고 면접도 없던 일이 되었습니다. 저희가 통지하는 걸 깜빡했네요. 정말 죄송합니다.”

“아……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강윤아는 서운했지만 예의상 인사를 하고 사무실을 나섰다.

잔뜩 풀이 죽어 회사를 나온 강윤아는 속으로 왜 하필 자기한테만 이렇게 재수 없는 일이 일어나는지 한탄했다. 어렵게 찾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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