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 돈을 배상하지 않는다면 여기서 나갈 생각은 하지 마!”서강빈은 불쾌한 표정으로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등 뒤에 있는 건장한 용팔을 한번 보고 앞에서 일어나 자신에게 책임을 묻는 칠복과 삼달을 한번 보더니 바로 알아차렸다. ‘시비를 걸어서 돈을 빼내려는 거구나.’고개를 저으며 난감한 웃음을 짓던 서강빈이 말했다.“두 분 시비를 걸더라도 좀 제대로 걸면 안 될까? 내가 당신들을 건드리지도 않고 당신들이 스스로 그 도자기를 바닥에 던져서 깨뜨렸잖아. 보는 눈이 이렇게나 많은데 그렇게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면 안 되지.”주위에서 보고 있던 사람들도 바로 서강빈의 편을 들어 말했다.“그래, 내가 똑똑히 봤어. 저 젊은이는 당신들을 건드리지도 않고 당신들이 물건을 던져서 깨뜨렸잖아.”“이건 분명히 시비를 걸어서 저 젊은이한테 돈을 빼내려는 거야.”“눈에 익은 얼굴들인데, 이런 일로 먹고사는 용팔이, 칠복이 걔들 아니야? 저 젊은이가 운이 없네. 저 무리가 지독하다고 소문이 났어.”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말하자 칠복은 바로 그들을 향해 사납게 소리쳤다.“뭘 봐? 건드리지 않았다고? 누가 그래? 당신들이 봤어? 본 사람 당장 나와서 말해. 내가 그 눈을 파버릴 테니까.”말을 하던 칠복이 허리춤에 있던 비수를 꺼내 들고 사람들을 향해 두어 번 휘두르자 사람들은 놀라서 얼른 흩어졌다. 이때 용팔이 뒤에서 걸어오더니 차갑게 말했다.“내내, 내가 봤어. 네가 부딪힌 거야!”상대가 마음먹고 자신에게서 돈을 빼내려 한다는 것을 본 서강빈은 난감해서 물었다.“그럼 말해봐. 어떻게 하고 싶어?”이 모습을 본 칠복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어떻게 하긴, 당연히 돈을 배상해야지!”“말해. 얼마를 줄까?”서강빈은 태연하게 대답했다. 칠복은 상대가 자신의 말에 겁을 먹었다고 생각하여 웃는 얼굴로 말했다.“이 자식이 뭘 좀 아네. 이렇게 된 이상 나도 너랑 말씨름하고 싶지 않아. 이렇게 하자. 네 봉투에 들어있는 화전옥을 우리에게 주
하지만 칠복의 칼이 채 찌르기도 전에 서강빈한테 손목이 붙잡혀 꼼짝하지 못하게 되었다. 칠복이 아무리 힘을 써도 비수는 그 자리에 멈춰 더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칼을 쓰는 거야? 너무 한 거 아닌가?”서강빈이 차갑게 말했다. 이윽고 서강빈은 손에 힘을 주어 칠복의 손목을 아예 꺾어버렸고 이와 동시에 칠복의 배를 발로 찼다. 이에 칠복은 멀리 날아갔고 노상 판매하는 상인들이 진열해놓은 자리를 몇 개 부수고 바닥에 쓰려져서는 신음을 냈다. 겨우 일어선 칠복은 꺾인 손목을 붙잡고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특히 발에 맞은 복부는 오장육부가 뒤틀리는 듯 고통을 참기 어려웠다.“젠장! 이 미친놈이 감히 반격해? 죽고 싶어?”이 모습을 보고 화가 난 용팔도 허리춤에서 번쩍거리는 칼을 꺼내 들고 삼달과 함께 나란히 서강빈을 향해 공격하러 달려갔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잔혹한 그들의 행동은 서강빈을 즉사시키려는 것이었다. 화전옥을 손에 넣어 억대의 돈을 갖게 되면 그들의 남은 생은 먹고 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됐다. 이를 보고 서강빈을 걱정하던 사람들의 눈앞에는 믿기 어려운 광경이 펼쳐졌다. 용팔이 휘두르던 칼이 서강빈을 향하던 때, 서강빈은 손가락 두 개로 그것을 허공에서 멈추었다.“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용팔이 놀라서 넋이 나가 있던 중, 더욱 놀랄 일이 벌어졌다. 서강빈은 칼날을 쥔 손가락에 힘을 주어 부러뜨리는 동시에 용팔의 뺨을 내리쳤다. 큰 굉음과 함께 뺨을 맞은 용팔의 고개가 옆으로 돌아갔고 피와 이빨을 토해내면서 비명을 질렀다. 그는 몸을 비틀거리다가 곁에 있는 가게의 나무로 된 문에 머리를 박아서 용팔의 몸 절반이 문에 껴있었다. 이 모습을 보고 겁을 먹은 삼달은 비명을 지르며 도망가려고 했다. 차갑게 웃던 서강빈이 앞서 칠복이 떨어뜨렸던 비수를 발로 차자 한줄기 은빛이 빠르게 날아가더니 삼달의 허벅지에 꽂혀 피가 터져 나왔다. 삼달도 바닥에 쓰러져서는 피가 흐르는 허벅지를 붙잡고 뒹굴며 앓는 소리를 냈다.서강빈은 서늘한 시선으로 바닥
‘좋은 물건이다!’서강빈은 그 팻말을 주어서 얼른 주머니에 넣고는 이곳을 떠나려고 했다. 바닥에 있던 용팔 일당은 서강빈이 팻말을 주어서 기분 좋게 떠나는 것을 보고 어리둥절했다.“형님, 저 자식이 주운 팻말이 좋은 물건인가 봐요.”칠복이 붙어오면서 이렇게 말하자 용팔은 그를 째려보면서 질타했다.“좋은 물건이라고 해도 가서 뺏을 수 있어? 얼른 병원으로 가자...”한편, 서강빈은 이 거리를 몇 걸음 못 나가고 등 뒤에서 들려오는 낮게 깔린 목소리에 발목이 잡혔다. “젊은이, 잠깐 멈추게. 방금 당신이 검은색 팻말을 주운 것을 보았는데 내가 부주의로 떨군 물건일세. 나한테 그 물건을 돌려주고 우리 좋은 인연을 맺은 셈 치는 게 어떻겠나?”이 말을 듣고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를 돌린 서강빈은 자신에게 말을 걸어온 사람의 모습을 보았다. 회색 도포를 입고 도관을 쓴 그는 나이가 지긋해 보였는데 손에는 복숭아나무로 만든 칼을 들고 있었고 노란색의 천 가방을 메고 누런 이를 드러내며 웃는 얼굴로 서강빈을 보고 있었다. 그 웃음은 사악한 기운이 넘실거려서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유독 이상한 그의 차림새로 보아 일반적인 도사 같아 보이지 않았다. 어디 사이비의 신도일 가능성이 아주 크다.그리고 그의 몸에서는 사악한 기가 맴돌고 있었고 기운의 움직임을 보면 대가의 경계에 이런 사람인 것 같다. 웃는 얼굴로 서강빈을 쳐다보고 있던 늙은 도사의 시선은 지금 두 눈에 빛이 나면서 서강빈이 저승패를 넣은 주머니를 향했다. 서강빈은 웃음을 지으며 반문했다.“도사님, 이 팻말이 당신이 떨어뜨린 것이라고요? 너무 황당한 얘기인 것 같은데요. 이 팻말은 제가 분명히 아까 깨진 도자기 안에서 주운 것입니다.”서강빈은 말을 하면서 검은색 팻말을 꺼내 들었다. 늙은 도사는 소리 내어 웃으면서 말했다.“젊은 친구가 뭘 모르나 본데, 방금 내가 그 근처에서 돌아보고 있었다네. 내 주머니에 있던 저 팻말이, 그러니까 지금 자세 손에 있는 그 물건이 어떻게 된 일인지 공교롭게도
그 말을 듣고 서강빈은 담담하게 웃으며 물었다.“도사님, 세상을 구하고 사람들을 지켜준다는 도사님 맞으십니까?”“정신 나간 놈! 쓸데없는 소리는 집어치워. 그 팻말은 내가 반드시 손에 넣을 거야! 그러니 눈치챘으면 순순히 내놔. 지금이라도 내놓는다면 아까 약속한 2억을 줄게. 만약 아직도 상황파악을 하지 못했다면 내가 너 같은 일반인을 건드려도 날 탓하지 마.”악랄한 말을 뱉는 늙은 도사의 미간에서는 사악한 기가 넘실거렸다. 서강빈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대화로 안 되면 와서 뺏으세요. 도사님이 어떤 실력인지 마침 보고 싶었어요.”“미친놈, 건방지기 짝이 없구나! 그까짓 실력으로 그 사람들 몇을 쓰러뜨리니까 네가 천하무적이라도 되는 것 같아? 이 세상은 네 생각처럼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아! 이 세상에는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평범한 사람만 있는 게 아니거든!”늙은 도사는 음침한 목소리로 말했다.“어떤 사람들은 네가 건드릴 수 있는 존재가 아니야! 나를 화나게 한다면 나는 너를 뼈도 못 추리게 할 뿐만 아니라 다시는 이 세상에 태어나지 못하게 할 수 있어!”이 말을 들은 서강빈은 웃으며 말했다.“뼈도 못 추린다고요? 이 세상에 다시는 태어나지 못한다고요? 도사님, 너무 한 거 아니에요? 그 도포를 입고 도목검을 메고 있는 자신한테 부끄럽지도 않습니까?”“쓸데없는 소리 집어치우고 말해, 내놓을 거야 말 거야? 안 내놓겠다면 지금 당장 뺏을 거니까.”늙은 도사가 화나서 소리치자 서강빈은 미간을 치켜뜨고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저도 아까 그 얘기입니다. 자신의 실력을 믿으면 뺏으러 오세요. 도대체 도사님이 어떤 재주가 있는지 한번 봐야겠어요.”“이 자식이 죽고 싶구나! 정 그렇다면 지금 당장 황천길로 보내주지!”성을 내던 늙은 도사는 다짜고짜 손바닥으로 서강빈을 치려고 했다. 상대가 공격해오는 것을 보고 서강빈은 표정이 변하여 미간을 찌푸렸다. 이 늙은 도사는 처음부터 대가의 실력을 다 내보이며 한 번에 자신을 죽이려는 생각이었다. 만
“오늘 난 서강빈에게 솔직히 얘기할 생각이에요. 그와 이혼할 거라고 말이에요. 맞아요, 난 그 사람과 어울리지 않아요. 음, 저녁에 봐요.”비오 그룹 대표 사무실. 송해인은 의자에 앉아 전화를 끊었다.그녀는 검은색 정장 치마에 흰색 셔츠를 입고 있었고 긴 머리카락은 펜을 이용해 동그랗게 말아 올렸다. 그녀는 엄청난 미모를 가졌을 뿐만 아니라 분위기도 우아하고 고상했다.“여보, 이건 내가 사랑을 담아 만든 도시락이야.”사무실 문이 열리며 서강빈이 안으로 들어왔다. 그가 웃으며 물었다.“누구랑 통화하고 있었어?”“서강빈, 우리 이혼하자.”송해인은 무표정한 얼굴로 조금은 평범해 보이는 눈앞의 남자를 바라보았다.도시락을 들고 있던 서강빈은 멈칫했다. 그의 눈빛이 살짝 흔들린 듯했지만 이내 웃으며 말했다.“여보, 농담하지 마.”눈앞의 말도 안 되게 아름다운 여자는 그와 결혼한 지 3년이 되는 그의 아내였다. 처음에 두 사람은 뜨겁게 불타올랐으나 최근 1년 사이에 부부 사이에 문제가 생겼다.송해인은 아주 바빴고 서강빈은 매일 그녀를 위해 정성을 담은 도시락을 만들었다. 그러나 매번 돌아온 거라고는 거기에 놔두면 잠시 뒤에 먹을 거라는 대답뿐, 그 외에 다른 교류는 없었다.“농담하는 거 아니야.”송해인은 서랍 안에서 이혼합의서를 꺼내며 냉담하게 말했다.“사인해.”서강빈은 미간을 좁힌 채로 이혼합의서를 바라봤다.그는 3년간의 결혼 생활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된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서강빈은 크게 숨을 들이마신 뒤 송해인의 맞은편에 앉았다. 그는 약간의 노여움이 느껴지는 목소리로 물었다.“그 사람 때문에 그래?”“누구?”송해인의 예쁜 미간이 찡그려졌다. 그녀는 서강빈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지 못했다.서강빈은 책상 위 휴대전화를 힐끗 보더니 자조하듯 웃었다.“저녁에 만나자던 그 사람... 그 사람 때문 아니야?”“나 통화하는 거 엿들었어?”송해인은 곧바로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나 그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았다.이 지경까지 되었으니
“서강빈 씨, 더 얘기해봤자 달라질 건 없어요. 얼른 사인해요.”여비서는 씩씩거리면서 다가와 그에게 합의서를 내밀었다. 그녀는 차가운 표정으로 화를 냈다.“사인하지 않는다고 해도 대표님이 서강빈 씨와 이혼하는 건 아주 쉬운 일에요. 대표님은 그저 옛정을 생각해서 서강빈 씨 체면을 봐주고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괜히 착각하지 말고 화를 자초하지도 말아요.”“화를 자초하지 말라고?”서강빈은 차갑게 웃음을 터뜨리더니 줄곧 말이 없는 송해인을 지긋이 바라보았다.“송해인, 지금 나한테 경고하는 거야?”송해인은 잠깐 침묵했다가 말했다.“난 그냥 너랑 말로 잘 풀고 싶은 것뿐이야. 네가 동의하지 않는다면 난 다른 방법을 찾을 거야.”“꼭 이렇게 매정하게 굴어야겠어?”서강빈은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그는 송해인에게서 약간의 미련이라도 보이길 바랐다.그러나 안타깝게도 송해인의 얼굴에서는 조금의 미련도 보이지 않았다.“우리는 어울리지 않아. 그러니까 사인해. 당신 요구는 최대한 다 들어줄게. 사인 끝나면 계속 친구로 남을 수도 있어.”송해인은 잠깐 고민한 뒤 빨간 입술을 깨물면서 말했다.‘친구로 남을 수 있다고?’그 말에 서강빈은 웃음을 터뜨렸다. 그의 눈가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어쩌면 지난 3년간 서강빈 홀로 착각의 늪에 빠져 있었던 걸지도 몰랐다.송해인은 그를 그저 디딤돌로 보았을 것이다.“사인할게. 집, 차, 돈. 그런 건 필요 없어. 난 날 충분히 책임질 수 있어.”서강빈은 잠깐 침묵하더니 펜을 들어 자신의 이름을 적었다.“사람 관상 봐주고 풍수 봐주고 부적 써주는 그 가게로?”송해인은 같잖다는 듯이 냉소를 흘렸다.1년 사이 서강빈은 몰락했다.그가 작은 가게를 열어 남의 관상을 봐주고, 풍수를 봐주고, 액을 막고 화를 막을 수 있다면서 사기를 쳐서 부적을 파는 걸 생각하면 황당했다.이것이 송해인이 그와 이혼하려는 이유였다.서강빈은 달라졌다. 그는 이상하게 변했고 더는 말도 통하지 않았다.“무슨 문제 있어?”서강빈은 차
그 말을 듣자 송해인의 표정이 굳어졌다.눈앞의 여자는 정말로 예뻤다. 몸매든 외모든 전혀 그녀에게 뒤처지지 않았다.게다가 멋진 페라리까지 끌고 다니는 걸 보니 송해인은 순간 심장이 철렁했다.‘서강빈은 언제 저 여자랑 안 거지?’20대 초반이면 그녀보다 5, 6살은 어렸다.송해인은 순간 질투심이 불타올랐다.마침 달려온 비서는 눈앞의 광경을 보더니 눈살을 찌푸렸다.“미안하지만 누구시죠?”서강빈은 미간을 찡그리며 눈앞의 여자를 바라봤다.아주 젊고 예쁜 여자였지만 그가 아는 사람은 아니었다.“심 회장님께서 서강빈 씨를 제게 소개해 주셨어요. 전 권효정이라고 해요. 심 회장님이 서강빈 씨께 금오단이 있는데 오직 그 금오단만이 저희 할아버지를 구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저희 권씨 가문은 20억으로 그 금오단을 사고 싶어요.”권효정은 눈물을 흘리며 애원했다.“심형운 씨 말인가요?”서강빈이 중얼거렸다.심형운은 송주 상회의 회장이었다. 2년 전 서강빈은 그의 병을 치료한 적이 있고 그 일로 그와 아는 사이가 되었다.심형운의 도움이 없었다면 비오 그룹은 지금만큼 발전할 수 없었을 것이다. 심형운과 아는 사이인 걸 보면 권씨 가문은 예사 가문이 아닌 듯했다.서강빈은 잠깐 침묵했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일단 알겠어요. 하지만 먼저 권효정 씨 할아버지 상황부터 봐야겠어요.”서강빈은 심형운의 도움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그들을 도와야 했다.“감사합니다, 서강빈 씨.”권효정은 눈물을 닦았다.두 사람이 차에 오르려는데 비서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더니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방금 뭐라고 하셨어요? 20억으로 서강빈 씨에게서 금오단을 사고 싶다고요? 뭔가 잘못 안 거 아니에요? 서강빈 씨는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사람이에요. 그런데 그런 사람에게서 단약을 산다고요? 약을 먹었다가 죽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래요?”비서는 경멸에 찬 표정으로 서강빈에게 말했다.“서강빈 씨, 대단하네요. 이렇게 젊은 아가씨는 또 어떻게 속였대요? 그리고 그 금오단이라는
“서강빈이 평소에 만들던 그런 것들이겠지.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 없어.”송해인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같은 시각, 차 안에서 서강빈은 권효정의 신분을 알게 되었다.‘천주의 권씨 가문이라니.’서강빈은 미간을 살짝 구겼다. 그의 기억이 맞는다면 천주의 권씨 가문은 천주에서 최고라고 할 수 있었다. 그들이 발 한 번 굴러도 천주 전체가 두려움에 떨어야 할 정도였다.만약 송해인이 지금 이 자리에 있었다면 그녀는 아마 경악한 표정으로 입을 떡 벌렸을 것이다.송해인이 줄곧 연줄을 만들고 싶어 했던 천주의 권씨 가문은 조금 전 그녀에게 이혼당하고 쓸모없다고 여겨진 서강빈을 찾아와 사람 목숨을 살려달라고 했다.잠시 뒤, 차는 한 저택 앞에 멈춰 섰다.두 사람은 차에서 내렸고 권효정은 서강빈을 데리고 부랴부랴 안방으로 향했다.침실 안 침대 위에는 중태에 빠져 얼굴은 창백하고 입술은 보라색인 노인이 누워있었다. 그는 숨을 한 번 쉬는 것마저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다. 마치 풍전등화처럼 당장이라도 숨이 꺼질 듯한 위태로운 모습이었다.옆에는 중년 남성 한 명과 50대 정도로 보이는 어르신이 있었다. 그들은 소박한 차림을 하고 있었고 침대 위에 누워있는 노인에게 침을 놓고 있었다.“침을 놓는 혈 자리가 틀렸네요. 그렇게 침을 놨다가는 오늘 밤을 넘기지 못할 거예요.”서강빈은 안에 들어서자마자 어르신이 침을 놓는 혈 자리를 보고 미간을 살짝 찡그렸다.그 말에 두 사람은 화들짝 놀랐다. 그들은 이내 고개를 돌려 안으로 들어오는 서강빈과 권효정을 바라보았다.그 어르신은 눈살을 찌푸리며 차갑게 말했다.“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 헛소리는. 넌 누구야? 감히 내 의술을 의심해? 내가 누군지 알아?”어르신은 아주 불쾌해 보였다.30년간 의술을 행한 그였지만 지금껏 아무도 그에게 침을 잘못된 혈 자리에 놓았다고 지적하는 사람은 없었다.눈앞의 젊은이는 겨우 26, 27살 정도로 보였는데 감히 그의 침구술을 의심했다.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침구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