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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43화

원경릉은 빗자루 대를 어깨에 걸치고는 “내가 왜 닥쳐야해? 어차피 이제 가봐야합니다. 상선께서 녹두탕을 준비해두셨다고 해서 그거 마시러 갈겁니다. 당신은 여기 혼자 남아서 천천히 미쳐가시든가요!”

이 둘은 사이가 좋아질 수가 없는 사람들이었다.

우문호는 구사의 부축을 받아 침상에 누웠다. 그는 퉁퉁 부어 비뚤어진 입으로 연신 원경릉의 욕을 했다.

구사는 듣다 듣다 도저히 듣고 있을 수가 없어 우문호에게 물었다.

“왕야. 도대체 왜 그러십니까? 왜 그리 왕비를 괴롭히십니까?”

“구사” 우문호는 화가 나서 침상을 두드렸다. “구사는 그녀가 방금 나한테 한 말은 듣지 못한겁니까? 감히 나에게 원숭이 엉덩이 같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왕야. 제가 하나만 묻겠습니다. 왕야는 이전의 왕비와 지금의 왕비 언제가 더 싫은겁니까?” 구사는 뒷짐을 지고 우문호에게 물었다.

“다 싫어요.” 우문호가 대답했다.

“예전에는 왕야는 왕비와 말 한마디 하지 않으셨잖습니까? 왜 지금은 왕비 말 끝마다 다 대답하며 화내고, 또 도를 지나치는 행동을 하고, 도대체 왕비께서 변한겁니까? 아님 왕야께서 변한겁니까?” 구사가 물었다.

구사의 말을 듣고 우문호는 갑자기 멍해졌다.

‘그러게. 왜 지금은 그녀의 한마디 한마디가 다 신경쓰이는거지? 이전에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잖아. 내가 그녀를 너무 미워하고 증오해서? 내가 도대체 왜 이렇게 된거지?’

그는 깊게 심호흡을 했다.

우문호는 원경릉을 떠올렸다. 그녀가 최근에 한 일을 돌이켜보니 때로는 밉기도 하고, 가끔은 우문호 자신보다 일을 이성적으로 판단하기도 했으며, 또 아주 가끔은 조금 귀엽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예를 들면 그녀가 과도를 휘두르며 술주정을 부릴 때 말이다.

그는 그가 변했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원경릉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심호흡이 빨라지고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도대체 왜?

“왕야. 잘 생각해보십시오.” 구사는 이 한마디를 남긴채 밖으로 나갔다.

우문호는 두 손을 뒷통수에 대고는 누워 눈을 가늘게 떴다.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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