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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45화

“왕비가 태상황님을 모시고 산책을 나가겠다고 했고, 태상황님께서도 허락을 하셨답니다.”

명원제가 이 말을 전해 듣고는 기분이 좋아졌다. 태상황이 오랜 병치례로 건곤전 밖으로 나가려고 하지 않았는데 드디어 밖으로 나가는구나 하는 안도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보아하니 부황께서 손자 며느리를 매우 마음에 들어 하시는 것 같아. 우문호가 얼떨결에 보석을 얻었어.’

따사로운 햇살 아래 태상황이 손바닥으로 햇빛을 가려보았다.

“세상은 여전히 아름답구나.” 태상황이 탄식했다. 그런 태상황을 보며 원경릉이 빙그레 웃었다.

“태상황님 이렇게 나와서 움직이셔야 합니다. 사람의 몸은 기계와 같아서 자꾸 움직이지 않으면 점점 노후됩니다.”

태상황은 이 말을 듣고 “그 말은 과인이 익히 들었다.”라고 말했다.

원경릉이 괜한 말을 했다 하고, 아차 싶었지만 이미 뱉은 말이라 주워담을 수 없었다.

‘그나저나 익히 들었다고?’ 원경릉은 태상황이 익히 들었다는 말을 듣고 살짝 멍해졌다.

“태상황님께서 제가 방금 한 말을 익히 들어보셨다고요?”

“누가 그랬더라?” 태상황이 상선을 보며 물었다.

상선은 고개를 저으며 “소인은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왜 못들었어? 방금 그 말이 나는 귀에 익은 말이다.” 태상황이 말했다. “너는 기억력이 안 좋구나!”하며 상선에게 화를 냈다.

“제가 늙어서 기억력이 떨어진 것 같습니다.” 상선이 탄식했다.

“태상황님 잘 생각해보십시오. 누가 말했습니까?”

태상황이 말을 멈추고 잠시 생각에 빠졌다.

“아! 기억이 났다. 소요공이 말했다!”

“소요공?” 원경릉은 소요공이 누군지 전혀 감이 오지 않았다.

“소요공! 너도 모르는 것이냐? 너도 늙은게로구나.” 태상황은 아득히 먼 옛일을 떠올린 것 같았다.

“아마 과인보다 몇 살 더 먹었을 거야. 전부터 병을 달고 살았다고 하던데,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다.”

“태상황님 걱정마시지오. 소요공은 그럭저럭 잘 살고 있답니다.” 상선이 답했다.

원경릉은 소요공이라는 사람이 궁금해서 미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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