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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57화

원경릉을 찾아 온 원륜문

희망은 깨끗하게 사라졌다.

원경릉이 초왕부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원륜문이 왔다는 전갈을 들었다.

원경릉이 원륜문의 얼굴을 보니, 희고 깨끗한 고상한 얼굴에 벌건 손바닥 자국이 나 있고, 한 쪽 볼이 부어 올라 있다. 정후는 무장 출신으로 따귀를 한 대 때리면 사람이 반쯤 넋이 나가곤 한다.

원륜문은 화가 났지만 방법이 없어 원경릉에게: “이 일은 아버지와 말이 통하질 않아, 아버지는 둘째 동생이 무사히 시집 가도록 주씨 집안에 꼬리치느라 정신이 없으시다.”

원경릉이 가볍게 탄식하며 녹주에게, “빙고에 가서 얼음 한 조각 꺼내 수건으로 싸서 가져오너라.”

녹주가 명을 받들고 나가서 잠시 후 얼음을 가지고 돌아오자, 원경릉이 수건으로 싸서 원륜문 얼굴에 얼음찜질을 했다.

원륜문이 원경릉을 보고, “동생, 아직 방법이 있을까? 왕야께 도움을 구해볼 수 없을까?”

“구해봤어, 그 죽일 놈이 싫데.” 원경릉이 말했다.

원륜문이 꾸짖으며, “동생, 왕야를 그렇게 말하면 안돼, 왕야는 좋으신 분이야.”

“오빠는 도대체 사람을 어떻게 판단하길래 그 사람이 괜찮은 사람이야?” 원경릉이 불쾌하다는 듯 말했다. 오빠도 혹시 초왕의 권세에 아부하고 있는 거 아냐?

“왕야는 나라를 위해 전쟁에 나가 싸우고, 아무런 공도 다투지 않는데 어찌 좋은 사람이 아니냐?” 원륜문은 평소처럼 원경릉을 흘깃 보며, “설사 너를 잘 대해주지 않는다 하더라도 네 자업자득이야, 네가 왕야의 앞길을 망쳐 놓았으니.”

맞는 말이다. 이게 어떻게도 씻을 수 없는 원경릉의 원죄다.

원경릉은 화제를 돌릴 겸, “이 혜정후라는 사람이 정말 그렇게 악랄해?”

그렇게 철저하게 악한 사람이라면 도대체 낯짝이 얼마나 두껍길래 이 세상을 멀쩡히 살아가는 거야?

“잘 모르지, 하지만 항간에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 혜정후가 삼방부인을 학대해서 죽였고, 또 이 인간이 여색을 밝히는데 마음에 드는 촌 아가씨나 신분이 낮은 여자는, 반드시 사로잡아 가는데 안타깝게도 증거가 없다고.”

원경릉은 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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