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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05화

원경릉도 잠이 오지 않아서 장문전에 가 아가 공주님과 황귀비를 지켰다. 황귀비는 마취가 이미 풀려 진통제가 담긴 수액을 맞고 쓰고 있었지만 여전히 고통스러워 보였다.

원경릉은 황귀비의 수액에 소염제를 넣었다. 아기는 산소호흡기를 하고 있어 아직 혼자 젖을 빨 수가 없으므로 솜에 적셔 한 방울씩 입에 넣어주었다. 아기는 살기 위해 말 그대로 젖 먹는 힘을 다 하고 있었다. 조산 가능성이 컸지만 아기의 생명력이 아주 강해서 산소 흡입 후 상태가 많이 좋아져 한두 번 울기까지 했다.

호비와 경귀비, 노비 모두 장문전 내전을, 명원제는 외전을 지키고 있었다. 명원제가 안에 들어간 적도 있지만 황귀비의 고통을 차마 보기기 힘들고, 황귀비도 불편해 해서 명원제는 아예 밖에 나와 지키고 있기로 했다.

황후와 적귀비도 와서 황제와 황후, 비빈 모두가 황귀비를 지키고 있으니, 본인도 심지를 굳게 다져 고통을 이겨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역시 제일 중요한 건 아이가 젖 먹는 힘을 다하고 있는데 엄마 되는 자기가 젖 먹던 힘을 다하지 않을 수 없었다.

호비는 황귀비가 점점 덜 아파하는 것을 보고 조금 마음이 놓여 조용히 내전을 나가 명원제와 함께 앉았다.

한참 명원제를 바라보던 호비는 그의 손을 잡고 쉰 목소리로 말했다. “자책하지 마세요 폐하, 후궁 일은 그리 복잡하지 않습니다. 자매들 간에 우정은 여전해요.”

“짐이 제대로 한 게 없다!” 명원제는 호비의 손을 바라봤다. 호비가 배 속의 아이를 잃고 난 뒤로 처음 스스로 명원제의 손을 잡은 것이다.

“모든 걸 다 잘할 수 있는 사람은 없어요. 하지만 신첩은 압니다. 폐하께서 줄곧 얼마나 애를 쓰셨는지요.” 호비의 눈가에 눈물이 살짝 번졌다.

명원제는 아무 말 없이 호비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 “진비에 대해서는......”

호비의 눈에 한 줄기 찬기가 스쳐 지나갔다. “죽이세요!”

명원제가 호비를 보고는 알겠다는 듯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3~4일이 지나자 황귀비와 아기 공주님의 상태가 나아졌다. 황귀비는 바닥에 내려 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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