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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23화

태상황이 잠시 뜸을 들이더니 말했다. ‘네 아이들이 분봉을 받은 도시는 모두 척박한 땅으로, 앞으로 그곳은 우리 북당의 방패막이가 되어 북막의 침공을 막을 것이다. 근데 그런 큰 일을 할 사람 뒤에 도와줄 자금이 없어야 쓰나? 이 금광으로 조붕 군주의 혼수를 삼는다고 했지만 형제자매 마음이 다 똑같지. 북당을 지킬 오빠가 돈이 필요한데 동생이 나몰라라 손 놓고 있겠어? 아들들 입장에선 아버지의 도움을 마냥 바라고 있는 거보다야 낫지.”

우문호가 이 얘기를 듣고 보니 그것도 맞는 말이다 싶었다. 초왕부가 가난하다고 할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부유한 것과는 한참 거리가 멀었다. 게다가 아이들이 크면 각자 봉토로 가게 될 텐데 애들 봉토가 구석지고 척박한 것도 사실이라 고생할 게 불 보듯 뻔하니 집에 광산이 있으면 앞으로도 이렇게 궁상스럽게 살지는 않아도 될 게 분명했다.

그렇게 광산 건은 일단락 되었다.

우문호는 태상황을 눕혀드리고 방으로 돌아왔는데, 원경릉이 기다리고 있었다. “황조부께서 또 기침은 안 하셔?”

우문호가 옷을 입은 채로 원경릉 곁에 누워서 답했다. “기침은 안 하셨어. 말씀하시는데 기력도 짱짱하시고, 우리 막내 이름이랑 봉호도 붙여 주셨어.”

“이렇게 빨리?” 고작 몇 시진 전에 낳았는데 벌써 이름과 봉호라니? 막 아무렇게나 붙이신 건가?

“아마 미리 준비해두셨던 것 같아. 아들을 낳았어도 이름을 붙여주셨을걸.” 우문호가 웃으며 말했다.

“뭐라고 지으셨는데?”

“우문택란이라고 불의 운명을 누르는 거라고 하셨어. 봉호는 조붕 군주. 어때?”

“택란?” 원경릉이 잠깐 생각해 보더니 마음에 들었다. “할머니가 좋아하시겠다. 택란이란 한약재가 있거든. 봉호야 우리가 왈가왈부 할 수 있는 게 아니니 황조부께서 좋다고 하시면 좋은 거지.”

우문호는 아명 복덩이가 부정당했다는 사실에 약간 울적한 마음이 들었다. “이미 이름이 생겼으니우리 막내한테 아명을 붙여주면 안 되는 거겠지?”

“자기가 아빤데, 자기가 부르고 싶으면 부르는 거지, 복덩이든 똥덩이든 안 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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