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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7화

소파 위의 남자는 여전히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한현진은 아예 나머지 단추를 전부 풀었다.

강한서의 가슴이 빨갛게 물들어 있는 것을 보니 술에 취한 것이 맞는 듯했다.

“강한서?”

한현진이 또다시 그의 이름을 불렀다.

“네가 날 데리러 오던 날 나에게 했던 말 아직도 기억해?”

한현진의 목소리와 함께 그녀가 들고 있던 칼은 어느새 강한서의 벨트를 향해 있었다.

그러자 강한서의 몸이 바짝 긴장했다.

차가운 칼날이 살며시 강한서의 아랫배를 툭툭 건드렸다. 한현진을 손을 뻗어 강한서 이마에 맺힌 땀을 조심스레 닦아주며 가볍게 숨을 내쉬었다.

“넌 기억력이 좋으니까 당연히 잊지 않았겠지?”

강한서의 온몸이 뻣뻣하게 굳어졌다. 그의 머릿속에는 순간 말 한마디가 떠올랐다.

“앞으로 기억이 돌아오든 아니든, 만약 다시 송가람과 썸씽이 있으면 네 대를 끊어버릴 거야.”

칼날이 점점 더 아래로 미끄러지는 것을 느끼며 강한서의 몸은 긴장으로 바짝 굳어졌다.

“정말 취한 거야?”

한현진이 미간을 찌푸리며 손을 뻗어 강한서의 얼굴을 만졌다.

“너 대체 얼마를 마신 거야?”

그녀는 칼을 내려놓고 강한서의 옆에 앉았다.

“송가람은 네가 술 못 마시는 걸 알면서 대체 무슨 꿍꿍이가 있어서 이렇게까지 술을 먹인 거야?”

말하며 한현진은 강한서의 얼굴을 꼬집었다.

“설마 네가 인사불성인 틈을 타 너랑 관계라도 가지려고 한 거야?”

한현진이 또 혼자 중얼거렸다.

“역시 송가람은 아직 널 잘 모르네. 넌 술에 취하면 아예 서질 못하는데 설사 송가람이 선녀 같은 미모를 갖고 있다고 해도 제구실도 못 하는 사내 앞에서 그게 다 무슨 소용이겠어.”

“누가 제구실도 못 한다는 거예요?”

한현진의 등 뒤로 강한서의 목소리가 여유롭게 울려 퍼졌다.

움찔한 한현진이 고개를 돌리자 방금까지 소파에 누워있던 사람이 이젠 뜨거운 눈빛으로 그녀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한현진이 한 템포 느리게 대답했다.

“취한 거 아니— 아—”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강한서의 한현진의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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