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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8화

려윤은 비굴하게 갑자기 성난 성도윤을 달래고 있었지만 그는 전혀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그녀를 밀쳐내서 땅에 넘어뜨렸다.

으악!

려윤이 돌기둥에 머리를 부딪치자 즉시 피가 흘렀고 그녀는 아파서 소리를 질렀다.

“이제 성도윤이 착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겠지? 살고 싶다면 당장 꺼져.”

성도윤은 차가운 얼굴로 려윤을 향해 경고했다.

그는 도도한 남자였다. 누구의 동정도 필요 없었고 누구에게도 누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

여자가 결혼하지도 않고 아이도 낳지 않는 대가로 자신을 돌봐야 한다는 건 정말 너무 웃기고 슬프기도 했다.

“도윤 씨, 제가 스스로 선택한 길이에요. 도윤 씨가 저를 쫓아낸다고 해도 전 이곳에 남아 있을 겁니다. 저에게 도윤 씨를 돌볼 기회를 주세요. 오늘 도윤 씨의 손에 죽더라도 저는 원망 한마디 하지 않을 거예요.”

머리에서 아직도 피가 흐르고 있었지만 려윤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마음을 표했다.

먼 곳에서 한참 지켜보던 소영금은 흐뭇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었다.

“됐어. 려윤아, 내 선택이 틀리지는 않았어. 넌 내 아들을 돌보기에 가장 적합한 사람이야. 빨리 돌아가서 상처부터 처리해.”

소영금은 려윤의 어깨를 다독이며 위로했다.

“오늘 고생 많았으니 앞으로 내가 잘해줄게.”

“사... 사모님, 그러면 이만 물러갈게요.”

려윤은 고개를 끄덕이고 묵묵히 물러갔다.

오늘의 고육지책 때문에 려윤은 이제 성씨 가문에서 자기 자리를 잡았다. 성도윤은 어쩔 수 없이 그녀를 받아들여야 했다.

소영금은 성도윤이 괴로워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소영금도 속상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도윤아, 려윤이는 내가 신중하게 골라서 널 돌볼 사람이야. 려윤은 의술도 알고 매일 너와 함께 있으면 네 눈 회복에도 도움이 될 거야. 그러니 려윤에게 너무 뭐라고 하지 마. 도망가면 어떡하려고.”

“지금 전 초라한 나머지 하녀에게도 뭐라고 못하는 처지에요? 아니면... 하녀도 이제는 저를 미워하고 저를 버릴 수 있는 거죠?”

성도윤은 스스로 자기를 비웃었다.

시력을 잃자 그는 자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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