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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화

조한이 폴짝 의자에서 뛰어내렸다.

“정말 우리 외할머니 맞아요?”

“왜 엄마는 안 왔어요?”

“엄마는 어디 있어요?”

오는 내내 팔자에도 없는 할머니 노릇이 내심 탐탁지 않았던 여채아도 인형처럼 귀여운 아이들의 얼굴을 보는 순간 마음이 사르륵 녹아내렸다.

‘특히 저 여자애는 우리 유희 어렸을 때랑 똑같게 생겼네. 아들들은…… 아빠를 닮은 건가?’

한발 앞으로 다가간 여채아가 고사리 같은 아이들의 손을 잡았다.

“엄마는 집에서 기다리고 계셔. 그러니까 얼른 가자.”

한편, 여채아의 집에 있는 원유희는 앉았다 섰다를 반복하며 애꿎은 손톱만 물어뜯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아이들 셋이서 비행기를 타고 여기까지 왔다는 게 믿겨지지 않았다.

게다가 주위 어른들 중에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한 명 없었다니…….

‘이제 겨우2살짜리 애들이 겁도 없어 정말…….’

이때 도어락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연이어 머리를 빼꼼 내민 세 아이가 원유희의 얼굴을 확인하고 우르르 달려들었다.

“엄마!”

“엄마!”

“엄마!”

꿈에도 그리던 아이들을 품에 꼭 안은 원유희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엄마가…… 우리 조한이, 상우, 유담이 정말 많이 보고 싶었어…….”

“우리도 엄마 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우리가 먼저 왔잖아요!”

“정말 엄마다!”

오는 내내 씩씩하던 세 아이들도 엄마 품에 안기니 긴장이 풀리며 서러움이 밀려드는지 울음을 터트렸다.

어떻게든 품에 더 파고들려는 아이들의 모습에 원유희의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다.

“어디 다들 얼굴 좀 보자…….”

겨우 감정을 추스른 원유희가 아이들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비록 떨어져 있었던 시간은 겨우 보름뿐이었지만 아이들이 곁에 없는 1분 1초가 원유희에게는 영원할 것처럼 느껴졌었다.

“유담아, 이제 몸은 괜찮아?”

“엄마 얼굴 보니까 다 나은 것 같아요!”

콧물을 옷소매에 닦아낸 유담이 환하게 웃어보였다.

그 모습에 원유희도 눈물을 글썽인 채 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고는 그 동안 못했던 포옹이며 뽀뽀를 마구 퍼부었다.

아이들 특유의 우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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