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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화

“알고 있어요. 잠깐만 하다가 넣을 거예요.”

“네.”

그때 뭔가 생각난 듯 원유희가 다시 고개를 돌렸다.

“저기…… 혹시 휴대폰 한 번 쓸 수 있을까요? 그게…… 사실 업무 시간에는 사적인 통화는 금지되어 있는데 급하게 가족한테 부탁할 일이 있어서…….”

“네, 쓰세요.”

다행히 고객은 흔쾌히 휴대폰을 건넸다.

“감사합니다!”

휴대폰을 받은 원유희는 바로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엄마, 오후에 시간 되면 새 휴대폰 하나 사줄래요? 비싼 거 말고 가장 싼 거면 돼요. 시간 되면 내가 가지러 갈게요.”

통화를 마친 원유희가 휴대폰을 고객에게 돌려주었다.

퇴근 후, 저녁 11시.

샤워를 마친 원유희가 조용히 아파트 뒷문으로 나섰다.

하지만 그 순간, 김신걸을 태운 롤스로이스가 아파트 단지로 들어섰다.

썬팅된 창문을 통해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김신걸의 눈동자는 먹잇감을 노리는 야수처럼 번뜩였다.

“탁. 탁.”

김신걸의 긴 손가락이 손잡이를 규칙적으로 두드렸다.

심장을 내리치는 듯한 섬뜩한 소리에 운전기사도 괜히 숨을 죽였다.

한편, 아이들을 만나려는 생각뿐인 원유희는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한 채 택시에 올랐다.

잠시 후, 여채아의 집 앞에서 내린 원유희가 빠르게 계단으로 올라갔다.

저번에 엄마가 건넨 열쇠로 들어온 원유희는 테이블 위에 놓인 새 휴대폰을 발견하고 살짝 미소를 지었다.

먼저 아이들 방으로 발걸음을 옮긴 그녀는 이미 잠든 아이들의 포동포동한 볼에 뽀뽀를 한 뒤에야 만족한 얼굴로 거실로 나왔다.

그녀가 새 휴대폰 포장을 뜯으려던 그때.

“똑똑똑.”

음산한 노크소리가 울렸다.

고개를 홱 돌린 원유희의 가슴이 미친 듯이 쿵쾅대기 시작했다.

‘누구지? 이 야심한 밤에 도대체 누가…….’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을 소파 밑에 숨긴 원유희가 현관으로 다가갔다.

“누구세요?”

“문 열어.”

위압감 가득한 익숙한 목소리에 원유희의 몸이 굳어버렸다.

불안한 예감이 확신으로 이어지고 눈앞이 캄캄해졌다.

‘김신걸…… 김신걸이 왜 여기에…… 설마 아이들 존재를 눈치챈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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