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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화

멈칫하던 김신걸이 묘한 눈동자로 원유희의 배에 있는 흉터를 바라보았다.

다급하게 손으로 흉터를 가린 원유희가 말했다.

“아, 1년 전에 맹장수술 받았었거든…….”

흉터는 복부 중앙이 아닌 살짝 옆으로 비껴나간 곳에 자리잡고 있었고 여전히 탄탄하고 하얀 피부는 아무리 봐도 아이 셋 엄마라고는 볼 수 없었다.

제왕절개 수술 자국으로 보일 리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원유희의 심장은 터질 듯 콩닥거렸다.

김신걸이 살짝 멈칫하던 그 순간, 아파트 아래에서 펑 하는 굉음이 들려왔다.

그리고 다음 순간 건물 전체에 귀청이 째질듯한 경보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미간을 찌푸린 김신걸의 눈동자에 순간 살기가 스쳤다.

“내가 김명화를 너무 과소평과했네.”

이때 바닥에 벗어둔 재킷 주머니에 든 휴대폰이 울리고 차가운 시선으로 소파에 잔뜩 웅크리고 있는 원유희를 힐끗 바라본 김신걸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여보세요.”

“대표님, 명화 도련님께서 차로 복도를 들이받으셨습니다. 그 충격으로 차 앞 범퍼에 불이 났고 그래서 경보음이 울린 것 같습니다. 명화 도련님께서는 의식을 잃으신 상태입니다.”

전화를 끊은 김신걸이 차가운 눈동자로 원유희를 바라보다 코웃음을 쳤다.

“너 때문에 목숨까지 걸 줄은 몰랐어. 언제까지 이렇게 나올 수 있는지 어디 한번 두고 보자고.”

갑작스러운 사고에 흥미가 사라진 걸까 말을 마친 김신걸이 집을 나섰다.

문이 닫히고 나서야 잔뜩 긴장하고 있던 원유희는 힘없이 소파에 드러누웠다.

떨리는 손으로 흉터를 만지던 그녀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휴, 다행이야.’

사실 김신걸과 관계를 가지는 건 별로 두렵지 않았다.

뭐든 처음이 가장 어려운 법이니까.

하지만 2년 전 그날 밤을 다시 떠올릴 때마다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만은 막을 수 없었다.

게다가 지금 김신걸은 미친 듯이 그녀를 증오하고 있는 상태. 악마 같은 김신걸이 어떤 식으로 그녀를 안을지 상상조차 가지 않았다.

한참을 누워있던 원유희가 벌떡 일어났다.

‘그런데 도대체 무슨 일이지? 명화가 뭘 어떻게 했길래 경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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