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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9화

염무현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태연하게 손을 빼냈다.

“놀러 가는 게 아니라 일이 있다고.”

“한밤중에 나가서 무슨 일 본다고?”

백희연은 또다시 그의 팔을 덥석 붙잡았다. 이번에는 황당하게 무려 가슴 사이에 꼭 끌어안았다.

봉긋한 촉감이 고스란히 전해졌고 탄력이 넘쳤다.

이 요괴가 사람을 홀리려고 작정한 건가?

염무현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설명을 보탰다.

“싸움이 벌어질 거라 여자가 따라오면 불편해.”

이내 말을 마치고 다시 팔을 빼내려고 했다.

하지만 백희연은 그에게 도망갈 틈을 주지 않고 더욱 꽉 껴안으며 고집스레 말했다.

“왜 불편해? 싸우는 건 나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그녀의 눈이 반짝반짝 빛나기 시작했고, 금세 흥분으로 물들었다.

이는 누가 봐도 구미가 당기는 모습이었다.

“네가?”

염무현이 비아냥거리는 얼굴로 말하자 백희연은 발끈했다.

“나쁜 주인 같으니라고, 감히 날 무시해? 내가 싸움을 얼마나 잘하는지 모르지? 일찍이 전 세계를 휩쓸어 적수가 없을 정도라고.”

“허풍은! 천하무적이라는 사람이 왜 반지에 갇혀 있어?”

“에잇! 남의 약점이나 들춰내고!”

백희연은 짐짓 화난 척 연기했다.

“자존심이 너무 상해서 안 되겠어, 주인님으로서 보상해줘야 해.”

“어떻게 해줄까?”

염무현은 일부러 모르는 것처럼 물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녀의 두 눈에 흥분의 물결이 일렁거렸다.

“나도 데리고 놀러... 아니, 싸우러 가.”

세상 무서운 것 없는 모습은 사고를 치지 못해 안달 난 듯싶었다.

그제야 염무현은 미인은 재앙의 근원이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깨닫게 되었다.

예쁜 왕비를 얻으려고 강산을 잃은 왕이 있는가 하면, 미녀의 환심을 사려고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남자가 있다고 하더니 다 이유가 있었다.

그런 여자와 비교하면 백희연도 못지않았다.

만약 옛날이었다면 나라와 백성을 해치는 장본인이 되었을 것이다.

“그래, 가는 건 상관없지만 반드시 약속을 지켜 줘.”

염무현은 그녀의 애교에 넘어가지 않고 단호하게 말했다.

“내 곁에 딱 붙어 있되 말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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