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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0화

차 세 대가 산꼭대기로 향했다.

“무현 님, 우두머리 집회가 시작하기 전까지 아직 시간이 있네요.”

진경태가 웃으면서 말했다.

“희연 씨를 데리고 좀 둘러보는 게 어때요? 비록 인위적으로 만든 풍경이 대부분이지만 구경할 맛이 꽤 날 거예요.”

“그래요.”

이왕 온 김에 여기저기 가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백희연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염무현의 팔을 끌어안았다.

염무현은 빼내려고 했지만 그녀가 너무 꽉 끌어안은 탓에 두어 번 시도한 끝에 실패하자 발버둥 치기를 포기하고 마음대로 하게 내버려 두었다.

두 사람의 다정한 모습을 본 공규석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그리고 속으로는 위기감이 걷잡을 수 없이 밀려왔다.

사실 예전에도 비슷한 느낌이 들긴 했으나 소꿉친구인 우예원 또는 연씨 가문의 아가씨 연희주, 심지어 전 와이프인 양희지마저 별로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왜냐하면 딸아이 역시 못난 점이 없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백희연은 레벨 자체가 달랐다.

“규석아, 네가 무슨 생각하는지 나도 알아.”

진경태가 웃으며 말하자 공규석이 반문했다.

“그런데도 무현 님과 단둘이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 거예요?”

진경태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감정은 억제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야. 한번 싹트기 시작하면 아무도 못 막지. 혜리가 백희연의 라이벌이 안 될까 봐 걱정하는 거잖아.”

공규석이 쓴웃음을 지었다.

“맞아요, 백희연에 비하면 혜리는 전혀 우세가 없죠.”

진경태가 또다시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모든 사람은 장점이 있기 마련이고 아무도 대체할 수 없지. 무현 님은 대단하신 분이라 외모만 보는 얄팍한 인간이 아니거든. 이렇게 간단한 도리를 그 누구보다 잘 아시지 않겠어?”

공규석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 혜리한테 기회가 있다는 뜻은 아니잖아요.”

“왜 이렇게 고집불통이야?”

“그게 무슨 말이죠?”

진경태가 옆에 있는 정자를 가리키자 두 사람이 걸어가서 앉았다.

“무현 님처럼 매력이 넘치는 남자는 이성의 관심을 받는 건 당연한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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