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남이가 데려온 여자친구야?" 채은서가 두 눈에 눈물을 머금고 물었다."어느 집안 딸이야? 당신이 시댁에서 억울한 일 당할 때, 친정에서 나서 줄 힘이 좀 있어?”원아는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알 수 없었다.문예성은 자기소개를 할 때 문소남의 이복동생이라고 말했었다.그렇다면 눈앞에 있는 구찌 원피스를 입은 이 여자는 문소남의 어머니 장인숙과 한 남자를 두고 다툰 사이인 건가?채은서는 가족들을 보더니 술기운이 더 심해지는지 비틀거리며 원아를 향해 걸어갔다."조심하세요." 원아는 바닥에 넘어질 것 같은 채은서를
"흑흑, 우우, 으으" 채은서의 울음소리가 호화로운 저택에 울려 퍼졌다.원아는 문소남의 눈짓에 두 아이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그들은 저택의 꽃밭으로 나갔다. 황혼 무렵에도 꿀벌은 부지런히 꿀을 따고 있었다.원원이가 꿀벌을 보고 중얼거렸다."얘는 항상 윙윙거리고 있어. 아줌마, 벌은 꿀을 따자마자 다 먹어?"원아는 멍하니 저택 안의 상황을 생각하느라 원원이가 무엇을 묻는지 듣지 못했다."아줌마?" 원원이가 쪼그리고 앉은 자세로 고개를 쳐들고 물었다."응?" 원아가 정신을 차리고 물었다."원아 아줌마, 클럽에서 춤추고
"아무것도 아니야, 엄마는 원 씨 성을 가진 사람이 드물다고 생각했어." 장인숙은 세상사를 겪어 본 사람이다. 마음속에는 거칠고 사나운 파도가 일고 있었지만, 얼굴에는 아무 표정도 없었고, 아주 태연한 목소리로 말했다. 원아.장인숙은 마음속으로 그 이름을 곱씹었다. 원아는 마지막으로 장인숙을 한 번 쳐다보고 고개를 숙인 후, 별 다른 생각없이 돌아섰다. 확실히 원 씨 성을 가진 사람은 주위에 매우 드물다.적어도 그녀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부터 사회에 나가 직장 생활을 할 때까지 주변에 원 씨는 그녀 하나였다. 장인숙은 아들이
그들은 이미 밖에서 저녁을 먹었다. 시간을 본 원아는 자신이 돌아가야 할 시간이 되었다고 생각했다.……한밤중, 새집에서 처음 잠자리에 든 문훈아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거실로 나와 리모컨을 들고 커튼을 열었다.문훈아는 창문 앞에 엎드려 작은 미간을 찌푸리고 바깥의 야경을 바라보았다."안 자?" 마찬가지로 잠이 안왔는지 거실로 나온 문소남은 아들을 발견하고 물었다. 그는 담배에 불을 붙인 후, 라이터를 거실 티 테이블에 던진 다음 테라스로 나가 앉았다.문훈아는 아버지를 따라 테라스로 나가면서 말했다."아빠, 화났어?""화
격렬한 기침 후에 원강수가 말했다. "요 며칠 휴가 좀 내거라...... 나강에 한번 갔다 와. 네 할아버지가 거기 계신다. 아마 선미 엄마도 갔을 거야.”"할아버지요?" 원아는 어리둥절했다.할아버지는 고모가 일본으로 모시고 갔는데, 언제 돌아오셨지?딸이 화를 낼까 봐 걱정하면서 원강수는 딸의 손을 잡았다. 그는 기침을 하며 조용히 모든 일을 한꺼번에 말했다. 말을 마치자 매일 하는 모니터링 검사를 위해 마침 의사가 들어왔다."아빠, 먼저 갈게요." 할아버지 때문에 마음이 급해진 원아가 일어섰다.원아는 아버지가 할아버지에
역은 복잡하고 사람도 많았다. 원아는 작은 트렁크를 꼭 쥐고, 급히 나강으로 가는 KTX에 올라탔다.평온한 KTX 객실에 자리를 잡은 원아는 바로 노트북을 꺼내 작업을 시작했다. 팀장은 원아에게 휴가를 허락하면서,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작업을 지시했다. 원아는 집중을 위해 이어폰으로 귀를 틀어막았다. 잔잔한 음악이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작업에 몰두 할 수 있도록 원아를 도왔다.원아는 한참을 바쁘게 작업하고 난 후, 배가 고파서 가방에 든 빵을 꺼내 먹었다. 원아가 탄 차는 11시가 넘어서 나강에 도착했
"이 사람은?" 할아버지는 함부로 말하지 못하고 원아를 쳐다보았다. 함부로 말했다가 말실수를 하면 큰일이다.문소남은 반듯하게 서서 손을 뻗어 예의 바르면서도 아주 친밀하게 원아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그 동작은 할아버지로 하여금 두 사람의 관계를 똑똑히 알게 했다."자네가 바로 내 아들이 말한 이강인가 보구먼?" 할아버지는 아궁이 앞에 서서 웃으며 말했다."나는 자네 이름을 알아. 원아 아버지 말이 두 사람 5년 넘게 사귀었다며? 곧 결혼할 거라고 하던데?”원아는 문소남이 반박하기 전에 서둘러 할아버지의 말을 끊었다."할아버
"할아버지, 이 음식은 먹어도 몸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되고,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어요" 문소남은 말을 마친 후, 과감하게 남은 음식을 처리했다.할아버지는 조용히 앉아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장 봐온 물건을 들고 입구에 서서 그 광경을 지켜본 원아의 마음속으로 전에는 느껴보지 못한 안정감이 밀려들었다. 남자는 깔끔한 옷차림으로 부엌을 돌아다녔다. 그의 희고 긴 손가락은 오래되고 투박한 그릇을 들고 있었고, 손목에는 다이아몬드가 박힌 진귀한 시계가 채워져있었다. 어둡고 허름한 방과 번쩍이는 시계는 서로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