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에 있는 한 상점은 아직 문을 닫지 않고 있었다.원아가 들어가서 주인에게 물었다."충전기 있어요?"주인 아주머니는 낯선 두 사람을 살펴보았다. 차림새를 보니 대도시에서 온 사람들 같았다. "핸드폰이 어떤 건데? 좀 보여줘 봐요"원아는 애플을 사용하는데, 애플 충전기는 문소남의 핸드폰과 호환되지 않았다. 문소남은 핸드폰을 꺼내 주인에게 보여 주었다.주인 아주머니는 손으로 만지지도 않고 눈으로만 보면서 고개를 저었다. "이 작은 마을에는 국산 핸드폰 충전기만 있어요. 이 핸드폰은 처음 보는 거예요.""네, 감사합
"여기 사장이 내 친구잖아. 당신 방 열쇠를 달라고 했지……."소리를 들어보니, 옆방 이혜진의 몸 위에서 애쓰는 정체불명의 남자는 아내가 있는 남자였다.시트를 만지던 원아의 손이 천천히 시트를 거머쥐었다. 그녀는 아버지를 생각하며 비애를 느꼈다.아버지는 20여 년 동안 고생하며, 이혜진 모녀를 위해 돈을 벌고, 그들을 돌봤다.그러나 아버지가 병원에서 암으로 고생하며 고통을 견디고 있는 지금, 아내 이혜진은 이곳에서 바람을 피우고 있다."저질!""당신 내가 저질이라 좋다며? 너희 집에 있는 간암 걸렸다 폐암 걸렸다 하는
이것은 대표가 원아와 함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어디에 갔는지, 언제 돌아오는지는 부하직원이 물어볼 말이 아니다."쓸모없는 것들!" 장인숙은 욕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한 손으로는 운전대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핸드폰을 든 채, 한참을 생각하다가, 장인숙은 친구의 아들 이레인을 떠올렸다.금방 전화 연결이 됐다. "레인이니? 나 장인숙인데......""지난번에 소개해 준 그 맞선 상대, 만나기 전에 전화로 서로 연락한 적 있지? 빨리 찾아서 그 사람 핸드폰 번호 좀 나한테 보내줄래?""그래, 아줌마가 기다릴게."장인숙
원아는 통화를 시작하자마자 장인숙의 말 하는 태도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에, 놀란 원아는 인사하는 것도 잊어버렸다. "지금 어디냐? 당장 만나서 이야기를 좀 해야겠다. 너와 나는 진지하게 이야기할 필요가 있어. 너한테나 나한테나 그게 좋아, 원아!" 장인숙은 자기 할 말만 했다.문 씨 집안 저택에서 만났을 때, 장인숙은 원아에게 친절하고 우아한 말씨로 나름 존댓말을 썼는데, 지금 그녀는 오만하고 무례한 말투였다. 특히 원아라는 이름이 아주 차고 냉랭하게 들렸다. 원아는 5살 때 밖에서 다른 아이들에게 밀려 넘어
할아버지는 그녀에게 밀려 방으로 돌아갔다.할아버지 방에는 낡은 침대가 하나 있었고, 그 위에 낡은 이불이 깔려 있었다. 원아는 쪼그리고 앉아 할아버지의 신발을 벗기고, 대야에 물을 담아와 할아버지의 발을 씻긴 후, 새로 산 수건으로 꼼꼼히 닦고, 할아버지를 부축하여 눕혔다.할아버지는 여전히 자신의 뜻을 고수했다."나는 너희들과 가지 않을 거야. 혼자 여기서 생활하는 것도 아주 좋아!""안 돼요. 할아버지랑 같이 살고 싶어요. 어렸을 때 할아버지가 절 키워주셨으니까, 이제 제가 돈을 벌어 할아버지가 노년을 편히 보낼 수 있도
문소남은 자동차에 몸을 기댔다. 셔츠와 양복바지에 싸인 뜨거운 몸은 욕구불만으로 아우성치고 있었다.눈살을 찌푸린 남자는 차 문을 열고, 담배와 라이터를 꺼내 담배에 불을 붙인 후, 세게 한 모금 빨았다. 지금은 담배를 피워 몸속에서 일렁이는 욕망을 다독이는 수밖에 없었다.문소남은 먹처럼 어두운 눈동자를 들어 희미한 전등이 켜진 방 쪽을 바라보았다.낡은 집은 요 몇 년 동안 줄곧 비어 아무도 살지 않았기 때문에 커튼이 달려있지 않았다. 문소남은 한참이 지나 방 전등이 꺼질 때까지 그녀의 방을 바라보았다. 이 밤, 원아는 잠을
문소남은 집안에서 노인의 일용품과 옷을 담은 가방을 들고나왔다. 그는 눈살을 찌푸리고 함부로 말하는 사람을 노려보았다. 원아는 그의 음침한 표정을 보고, 급히 그를 막아선 다음 그의 얼음 같은 두 눈을 마주 보았다."이런 사람은 상대할 필요 없어요.""교양이 너무 없어." 문소남이 분노하며 말했다."여기 사람들하고 도리 교양 이런 거 말할 필요 없어요." 원아는 작은 손을 그의 양복 상의 속으로 넣어 그의 강인한 허리를 안았다. 장인숙을 만날 생각에 그녀의 기분도 영 좋지 않았지만, 여기서 소란을 피뭐 마음을 더 복잡하게
"뭐라고요?"원아의 얼굴이 굳어졌다.장인숙은 틀림없이 농담을 하고 있는 것이다.이 재벌가 부인은 그녀가 극도로 싫어서 그녀와 문소남을 갈라놓으려고 이러는 거다. 하지만 이렇게 황당한 말을 하다니 정말 유치하기 짝이 없다."내가 네 엄마야. 네가 내 딸이라고! 내 말이 그렇게 어렵니?” 장인숙은 말을 마치고 손을 뻗어 커피잔을 들어 올렸다. 그녀는 커피를 가볍게 한 모금 마신 후, 고개를 들어 무표정하게 말했다."그렇기 때문에 너는 소남이와 함께 있을 수 없어. 함께 있으면 안 돼."원아는 정면에 있는 장인숙을 뚫어지게 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