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진의 말에 소지연은 성연을 내보고 싶었지만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내키지 않지만 성연을 쫓아낼 방법이 보이지 않자, 소지연이 입을 열어 말하기 시작했다.“무진 오빠, 사실 내가 귀국한 후에 강진성이 나를 찾아왔어요. 오빠를 배신하고 자료를 넘겨달라고 했어요. 말도 안되는 가격을 제시하면서요.”소지연은 말하면서 무진의 표정을 세세히 살폈다.무진의 표정이 점차 어두워지자, 소지연은 금세 말머리를 바꾸며 공치사하듯이 말했다.“하지만 오빠, 내가 벌써 거절했어요. 내가 오빠를 다치게 하는 일을 할 수는 없잖아.”말하는 내내 소지연은 감정이 듬뿍 담긴 눈으로 무진을 바라보았다. 마치 두 눈에서 금방이라도 감정이 흘러나올 것처럼.옆에서 듣고 있던 성연은 이상할 정도로 밥맛없게 느껴졌다.소지연의 희생정신은 정말이지 ‘감탄’이 나올 정도다.‘흥, 무진 씨한테 생색내고 싶어서 이렇게 일부러 득달같이 달려왔겠지.’무진은 소지연을 눈빛을 예사롭게 넘겼다. 대신 소지연이 한 말에 집중했다.‘강진성 그 놈들이 이렇게 빨리 움직일 줄은 생각 못했군.’‘보아하니 앞으로 주변 사람들에 대해 더 많이 경계해야 할 것 같군.’소지연이 지금 이렇게 자신의 태도를 표명한 이상, 무진이 아무 말도 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그래서 무진이 입을 열어 한 마디 해 주었다.“항상 너희들을 믿고 있어. 물론, 끝까지 내게 충성을 보여준다면, 절대 너희들을 섭섭하게 하지 않을 거야. 나를 실망시키지 않기를 바래.”적절한 상벌이야 말로 부하 직원들을 대하는 가장 적절한 방식이다.그러나 무진은 소지연에 대해 여전히 안심하고 있었다.어찌 되었든 소지연은 오랜 시간 자신을 따라다녔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만약 소지연이 자신을 배신하려 했다면 벌써 배신했을 것이다.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었다.무진은 소지연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이 있었다.그러나 무진 역시 앞에서 한 말이 있다. 앞으로 일어날 일은 아무도 모른다는 것.무진의 날카로운 눈빛에 소지연은 갑자기 등골이 서늘
며칠 동안 운전기사의 협조를 받아 조사를 진행하던 손건호는 드디어 몇 가지 단서를 얻었다.서재에 들어온 손건호는 자료를 들고 무진 앞에 섰다.“보스, 정비소의 수리기사 한 명에게서 매우 의심스러운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또 운전기사 역시 그 수리기사를 당시 포르쉐를 수리했던 기사 중 하나로 지목했습니다.”운전기사도 이미 확인한 만큼, 그 수리기사는 이제 절대 달아나지 못할 것이다.“또 알아낸 건?” 무진은 손건호에게서 건네받은 자료를 휙휙 넘겼다.다만 이런 단순한 정보로는 아무것도 설명할 수 없다.배후에 숨어 사주한 자를 확실하게 죽일 증거가 될 수 없었다.“그리고 조사해 보니, 그 수리기사가 최근 룸살롱에서 돈을 흥청망청 썼더군요. 계좌로 거액이 들어왔다 나갔습니다.”손건호가 서두르지 않고 대답했다.무진은 수리기사에 대한 자료를 다시 넘겨 읽었다.외지에서 북성으로 일하러 온 사람이 하루가 멀다하고 주색잡기에 빠져 지낸다? 아무리 일해서 돈을 벌어도 그 씀씀이를 감당하기엔 부족할 터, 전형적인 욜로족이다.이런 사람이 계좌에 있는 돈을 쓰지 않고 그냥 두었을 리 없음은 자명하다.‘틀림없이 다른 누군가가 계좌로 이체한 돈이야.’돈의 액수가 작지 않으니 수리기사가 무언가를 대가로 지불했을 게 분명하다.그러나 그 수리기사가 지불한 대가는 무진의 포르쉐에 손을 대는 것.여러가지 증거 자료로 볼 때, 이 수리기사가 바로 자신이 찾던 목표임을 이미 확신했다.이 수리기사를 손에 넣어야 그 배후에서 사주한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있다.속으로 계산이 있었지만, 반드시 이들의 약점을 쥐어야 했다.이제 두 번 다시는 마음이 약해져 그냥 놓아주는 일을 없을 것이다.저들을 그냥 내버려 두는 건 화근을 남기는 일뿐이다.“보스, 이제 어떻게 할까요?” 몸을 숙인 손건호가 한쪽에 서서 무진의 결정을 기다렸다.“저들이 이미 마각을 드러낸 이상, 더 이상 기다릴 수는 없다. 오늘 밤에 그 놈이 자주 가는 룸살롱에 가서 지켜보다가 그 놈을 잡아와.” 무진
밤이 되자 복장을 갖춘 무진이 수하들을 데리고 병실을 나섰다.술집에 도착한 무진 일행은 자동차 정비기사 박철봉을 막아세웠다.곤드레만드레 취한 상태로 무진 일행이 자신의 앞을 가로막고 선 것을 본 박철봉이 무진을 향해 소리질렀다.“누가 감히 이 몸이 가시는 길을 가로막고 있는 거야? 이 몸이 누군지 몰라?”손건호가 옆에서 웃었다. 정말 박철봉에게 눈을 크게 뜨고 자신 앞에 서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잘 보라고 하고 싶었다.‘만약 우리 보스의 신분을 안다면, 저렇게 되도 않는 말을 할 수는 없겠지.’무진은 쓸데없는 말은 모두 자른 후 손을 휘이 저었다.“데려가.”그들은 다시 룸으로 들어가 안에서 박철봉을 심문할 계획이었다.술집 지배인은 감히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무진이 하려는 일을 알았지만, 아래 직원들에게 절대 가까이 가서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일렀을 뿐이다.무진의 수하들에게 끌려가던 박철봉은 필사적으로 몸부림쳤지만 벗어날 수 없었다. 그러는 가운데 술기운에서 조금 깼다.소파에 앉은 무진이 바닥에 무릎을 꿇린 박철봉을 보며 물었다.“내가 묻겠다. 10여일 전에 누가 너를 매수해서 포르쉐에 손을 대게 했나?”이때 무진을 본 박철봉은 속으로 좀 허탈한 마음이 들었다.눈 앞의 사람이 강무진임을 확실하게 알아차렸다.박철봉은 무진이 지금 자신을 잡으려고 판을 벌였다고 생각했다.만약 자신이 인정한다면, 절대 그냥 쉽게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박철봉은 아주 영리했다.‘지금 절대 인정해서는 안돼.’‘딱 잡아뗀다면 강무진도 날 어찌할 수는 없어.’박철봉은 필사적으로 발버둥쳤다.“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네. 당신들, 악의적으로 사람을 비방하는 것은 죄라는 걸 알고 있소? 당신들 모두 잡아가라고 경찰에 신고할 수도 있어.”지금 이 순간에도 박철봉이 솔직하게 자백하지 않고 고집을 피우자, 무진이 냉소를 지었다.“그럼 살인죄가 무슨 죄인지는 알아? 감옥에서 갇혀 10년은 족히 썩어야 할 걸? 그깟 돈에 그럴만한 가치가 있나?”무진의
무진이 동작을 멈추고 비수를 한쪽에 놓았다.“말해봐, 누구야.”박철봉은 온몸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이제 강무진은 정말 자신이 입을 열 때까지 그럴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만약 자신이 말하지 않는다면, 이 손가락은 아마 영영 못 쓰게 될 것이다.잠시 후, 박철봉이 우물쭈물하며 말했다.“네, 강씨 집안 사람이에요.”“강씨 집안 사람? 누구?” 무진의 음성에 짙은 살기가 실렸다.“네, 강일헌이요.” 박철봉이 바로 인정하며 대답했다.“강일헌, 맞아?” 입꼬리를 당기는 무진의 눈에서 차가운 빛이 번쩍였다.“예, 예, 지금 사실대로 말했어요. 살려주세요.” 박철봉이 무릎을 꿇은 채 무진에게 필사적으로 매달리며 고개를 숙였다.무진이 박철봉은 쳐다보지도 않은 채 옆에 있던 수하를 향해 말했다.“데리고 가.”박철봉은 남겨 두면 쓸모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쉽게 둘째, 셋째 일가의 약점을 잡을 수 있겠는가?무진이 직접 강명재의 집을 찾아갔다.저택 입구의 경호원은 수하들 몇 명과 함께 사나운 기세로 들이닥친 무진을 보았다.무진 일행의 이런 기세에 경호원은 감히 앞으로 나서서 막을 수가 없었다.무진은 순조롭게 강명재의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그리고 강일헌이 있는 곳을 찾았다.그런데 침대에 누워 쿨쿨 잠을 자고 있는 강일헌은 자신에게 닥친 위험을 전혀 몰랐다.무진은 강일헌을 침대에서 끌어올린 후 말도 없이 바로 주먹으로 한 차례 내려쳤다.통증 때문에 깨어난 강일헌의 눈에 무진의 무서운 표정이 들어왔다. 순간 놀라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정원에서 산책을 하고 있던 강명재는 무진이 왔다는 고용인의 보고에 즉시 아들 강일헌의 방으로 달려갔다.도착하자마자 무진이 강일헌을 일방적으로 구타하는 장면을 보게 되었다.평소 자신의 아들을 한심하게 생각하던 강명재였지만, 하나밖에 없는 아들의 손가락 하나 건드린 적 없었다.그런데 지금 자신이 보는 앞에서 아들 강일헌을 때리고 있었다.그 놈이 바로 자신들이 뼈에 사무치
무진이 강명재의 집에 들이닥쳤을 때, 손건호는 벌써 성연에게 전화를 걸었다.당시 엄청나게 분노한 상태의 무진은 아마도 성연만이 설득할 수 있을 터였다.성연은 전화를 받았을 때 마음이 조급해짐과 동시에 화가 났다.‘강무진, 어린애도 아니면서 어떻게 그렇게 충동적이야?’이번에 강명재의 집에 침입함으로써 분명 꼬투리를 잡히게 될 터였다.‘하지만 무진 씨도 무척이나 오래 참았을 테지.’이전에 무진이 아직 강씨 집안의 실권자가 되지 않았을 때, 둘째, 셋째 일가의 사람들은 하나같이 강무진을 사람으로 대하지 않았다.집안과 회사를 물려받은 후에도 무진은 매번 참으며 저들에게 따지지 않았다.둘째, 셋째 일가 사람들은 한 걸음 한 걸음 무진을 오늘 이 지경까지 몰아붙였다.성연은 이미 다른 것들은 더 이상 생각하지 않았다. 무진이 위험할까 걱정이 되어 바로 차를 몰아 강명재의 집으로 달려갔다.성연이 강명재의 집에 도착했을 때, 강명재는 테이블 위의 과도를 집어 들고 눈을 빛내며 무진에게 달려들었다.마음이 급해진 성연이 손목에서 은침 하나를 더듬어 빼내서 바로 날렸다.은침이 강명재의 손에 꼿꼿하게 박혔다.강명재는 손에서 엄청난 통증을 느꼈다. 그리고 ‘쿵’ 하며 그의 손에 들렸던 칼이 곧장 바닥으로 떨어졌다.손건호가 그 틈을 타서 앞으로 나가 강명재를 제압했다.무진은 계속해서 강일헌을 두들겨 팼다.강일헌은 무진의 주먹 아래에서 무기력하게 맞고 있었다.이미 맞은 주먹 때문에 숨이 간당간당한 상태로 간신히 콧구멍으로 숨을 내쉬었다.성연은 강명재로부터의 위협이 사라졌음을 보고 걸어가서 무진의 어깨를 짚었다.“무진 씨. 그만해요.”성연의 목소리를 들은 무진은 마치 이성이 돌아온 것처럼 동작을 멈췄다.성연은 그 틈에 피가 묻은 무진의 손을 꽉 잡았다.무진은 피하려고 했다. 왜냐하면 피가 가득 묻은 자신의 손이 너무 더럽다는 생각때문에. 그는 성연의 손을 더럽히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성연은 무진이 ‘달아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아주 단단히 무진
소식을 들은 안금여와 강운경도 달려왔다.강명기와 강진성 두 사람도 왔다.이렇게 큰 일이 발생할 때면 그들은 반드시 그 자리에 지키고 있었다. 강명재의 저택에 와서 눈앞의 장면을 보게 된 강명기와 강진성은 한순간에 굳어서 그 자리에 멍하니 섰다.강명재는 제압되어 꼼짝 못하고 있었다. 강일헌의 몸은 온통 피범벅이었고, 강무진의 손도 피로 덮여 있었다.강일헌이 이렇게 된 것은 강무진의 솜씨가 분명했다.무진은 뜻밖에도 강명재가 보는 앞에서 강일헌을 두드려 팼다.그것도 너무 무서울 정도로.이 장면을 본 안금여와 강운경의 표정이 다소 복잡해 보였다.그러나 생각해보면 강일헌은 맞아도 싸다.저들은 무진을 목숨을 빼앗으려고 계획했지만, 안타깝게도 뜻을 이루지 못했다.지금 무진은 겨우 저들에게 작은 교훈을 준 것에 불과했다.둘째, 셋째 일가는 원래 하나였다.이때 바닥에 누워있는 강일헌을 보고 강명기가 즉시 앞으로 나서서 말했다.“강무진, 너 미쳤어? 네가 때린 사람은, 강일헌이야, 피를 나눈 네 동생.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독하게 손을 댈 수 있아?”이것은 그들은 이처럼 크게 화내는 강무진은 처음 보았다. 마치 극도로 누르고 있던 것이 한순간에 폭발한 듯한 것이 사람들을 무의식중에 두려움을 느끼게 했다.강명기가 무진을 비난하는 소리에도 안금여와 강운경은 시큰둥한 모습이다.저들이 지금 무진을 손가락질할 때인가?안금여는 강명기를 가리키며 바로 질책했다.“네 놈들도 원래 소위 혈연을 신경 썼어? 애초에 무진이 강에 떨어진 것도 바로 네 놈들 짓 아니야? 지금 또 다시 그런 낡은 수법을 쓰다니, 괜히 찔려서 화가 난 것 아니냐?”강운경도 옆에서 안금여의 뒤를 이어 비난했다.“누군지 모르겠지만, 무진의 병이 위중할 때 도와 주기는커녕 일부러 핍박하고 주주들을 선동해서 무진이 자리에서 내려오게 할 셈 아니야? 무진이가 지나쳤다고? 그럼 당신들은 진짜 양심도 없는 거지?”강운경은 강명기를 향해 조금도 거리낌 없이 비난을 퍼부었다.강명기와 강명재의
질식할 듯한 공기 속에 한참동안 침묵이 흐르는데 경찰이 들어왔다.그리고 바로 강일헌을 잡아갔다.“강일헌 씨, 살인 미수 혐의로 연행하겠습니다. 서에 가셔서 조사에 협조해 주시죠.”끌려가던 순간 아직 의식이 남아있던 강일헌이 애원하는 눈빛으로 강명재를 바라보았다. 아버지 강명재가 자신을 구해주기를 간절히 바라며.하지만 증거가 눈앞에 있는 이상, 강명재로서도 어쩔 수가 없었다.자기 아들의 간절한 눈빛을 보는 그의 마음도 몹시 괴로웠다.강일헌이 구속된 후에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볼 수밖에 없는 상황.무진이 이렇게 쳐들어와서 소란을 피우는 동시에 뒤로는 경찰에 신고했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경찰 관계자들이 모두 떠난 후, 무진은 강명재, 강명기 그리고 강진성을 향해 경고했다.“만약 둘째, 셋째 일가에서 계속 소란을 피운다면, 한 명 한 명 제 손으로 보내 드리죠. 믿지 못하시겠으면 어디 한번 해 보시든지요. 당신들이 저지른 일들로도 이미 충분합니다.”무진의 눈빛이 차갑기 그지없다. 날카로운 시선은 마치 잘 벼린 칼날 같았다.강명재와 강명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주고받는 시선에 무척이나 어두웠다.어린 조카가 이렇게 위협을 하고 있는데도, 자신들에게는 아무도 없었다.하지만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앞으로 강무진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 때가 올 것이다.할 말을 마친 무진이 안금여 등과 함께 고택으로 돌아갔다.“무진아, 이 일을 벌이기 전에 잘 생각했어야지. 너 혼자 강명재의 집으로 쳐들어갔다가 위험에 처하기라도 했다면 어쩔 뻔 했니?” 안금여의 눈에 짙은 염려가 서려 있었다.강명재와 저들은 누구 하나 좋은 사람이 아니었다.그저 뒤에서 남몰래 사람을 죽일 작당만 벌일 아는 놈들이다.안금여는 정말이지 무진이 그들을 상대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할머니, 우리는 더 강하게 나가야 해요. 더 이상 둘째, 셋째 일가 쪽에서 우리 머리 위에 앉아 마음대로 하게 둘 수 없어요.” 무진은 아무리 해도 둘째, 셋째 일가와의 대립을 피할 수 없다는 사
밤이 되자 무진은 이미 집으로 돌아왔다.강일헌을 힘껏 때리다가 무진의 손도 상처를 입었다.그래서 무진의 손에도 얇은 거즈가 감겨 있었다.그때, 손건호가 어디 불이라도 난 듯이 불쑥 뛰어들어 왔다.평소 늘 침착한 모습의 손건호가 이렇게 당황한 적은 거의 없다.무진도 몸을 바로 세우고 앉을 수밖에 없었다.손건호가 무진의 앞에 서서 초조한 낯빛으로 말했다.“보스, 그룹 임원 세 명이 합심해서 회사 공금을 횡령하고 빼돌렸는데, 현재 행방이 묘연합니다.”너무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이라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소식을 듣자마자 달려온 손건호는 무진의 결정을 기다렸다.무진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었다.이미 둘째, 셋째 일가가 그룹에 남겨둔 사람들을 이미 다 정리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그물에서 빠져나간 물고기가 또 있었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성연도 이 소식을 듣고 속으로 엄청 놀랐다.이쪽에서 강일헌의 일을 해결하자마자 또 이런 일이 일어났다.틀림없이 둘째, 셋째 일가가 벌인 복수일 터.마음을 가라앉힌 성연이 물었다.“횡령액은 얼마나 돼요?” 손건호가 대답했다.“몇 천억이 넘습니다. 이미 경찰에 신고해 두었습니다. 하지만 벌써 해외로 빼돌리고 달아났을 수도 있습니다.”얼음장처럼 냉랭한 얼굴과 새까맣게 짙어진 눈빛의 무진은 마치 폭풍을 준비하는 것 같다.“비용을 아끼지 말고 바로 그 세 사람을 찾아!”비록 몇 천억이 때로는 많다고 할 수 없지만, 현재의 자금 흐름에 위협이 될만했다.제대로 해결하지 못한다면, 다음 주의 일부 비즈니스에 큰 영향을 받을 것이다.“예, 바로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손건호가 고개를 끄덕였다.“잠깐, 그 세 사람에 관한 자료 있어? 보여줘.”무진은 도대체 누구가 이렇게 대담하게 감히 자신의 눈앞에서 이런 짓을 저질렀나 보고 싶었다.“있습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다른 사람들에게 그 사람들의 자료를 뽑아 놓으라고 했습니다. 메일로 보스에게 보냈습니다.” 손건호가 손으로 핸드폰 화면을 휙휙 터치했다.바로 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