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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화 이렇게 마음을 놓아도 되는 거야?

은색 잠옷을 입은 무진이 머리를 닦으며 욕실에서 나왔다.

그의 컨디션은 예상보다 훨씬 좋은 상태였다.

의자에 앉아 게임을 하던 성연이 곁눈질하듯이 슬쩍 한 번 쳐다보았다.

약을 사용한 후,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것이 정상이었다.

만약 조금이라도 능력이 되지 않았다면, 성연이 하겠다고 함부로 입을 열지 않았을 것이다. 그게 기본이다.

휴대폰을 내려놓은 성연이 고개를 치켜들어 무진을 바라보았다.

“내일 저녁엔 다리에 집중해서 침을 놓을 거예요. 약욕의 재료도 다를 거고요.”

무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의 몸 상태가 잘 느껴졌다. 성연의 능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평소에 주의해야 할 건?”

무진이 물었다.

미간을 살짝 문지르며 대답하는 성연의 안색은 피로감을 지울 수가 없었다.

“틈날 때마다 많이 걷는 게 좋아요. 위축된 근육을 단련시키려면, 하루 종일 휠체어에 앉아 있는 건 안 좋아요.”

하품을 한 성연이 침대에 올라가 머리를 대더니 곧바로 잠이 들었다.

무진도 그녀를 깨우지 않았다. 이불 속에서 머리만 쏙 내밀고 온몸을 웅크리고 자는 모습이 작고 연약한 동물 같았다.

무진이 픽 실소를 흘리며 고개를 저었다. 이 여자애는 도무지 경계심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듯 아무 생각없이 군다.

‘하, 아니 나도 남자인데, 이렇게 마음을 놓아도 되는 거야?’

천천히 성연의 옆에 누운 무진은 은은하고 맑은 약향을 맡으며 눈을 감았다. 그리고 바로 잠들었다.

이튿날, 깨어난 무진은 활기가 넘쳤다. 안색 또한 평소의 창백한 빛이 아니라, 건강한 붉은 빛이 더해졌다.

이렇듯 눈에 띌 정도로 변화를 보이자, 집사와 손건호는 놀랍도록 반가웠다.

‘어린 사모님이 정말 대단하셔. 허풍이 아니었어.’

‘몇 십년의 경험을 자랑하는 나이 많은 명의들보다도 의술이 더 뛰어난 것 같아.’

진우현이 또 방문했다. 진료하는 시늉이라도 하려고 의약품 상자도 챙겨 가지고 왔다.

하지만 사실, 의약품 상자 안은 비어 있는 채였다.

무진의 멘탈 부분을 좀 살펴볼 생각에 방문한 터였다.

며칠 오지 않았다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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