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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3화

방금 깍두기 머리 사내가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이서는 지금쯤 이미 죽은 목숨이었을 테다.

이서는 고개를 저었다.

“난 지금 당장 그 사람을 보고 싶을 뿐이에요.”

이서의 눈동자에 맺힌 눈물을 본 깍두기 머리 사내는 말투가 다소 누그러들었다.

“꼭 가셔야겠어요? 우리 팀... 아니, 동료들이 이미 그쪽으로 갔으니 H선생님은 틀림없이 무사할 겁니다.”

“저도 갈래요. 그 사람이 무사한 걸 봐야 안심할 수 있을 거 같아요. 부탁해요, 저 좀 데려다주세요요.”

그는 차마 거절할 수 없었다.

“알겠습니다, 어서 가시죠.”

이서는 감격해서 말했다.

“고마워요, 정말 고마워요.”

가는 길에 두 사람은 어떤 대화도 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지환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한 시간 여 지났을 때 깍두기 머리 사내는 전화를 받았다. 그는 스피커 폰으로 돌렸다.

“형님, 보스... 아니, H선생님은 어떻게 되셨습니까?”

[괜찮아, 병원으로 모셨어. 그런데 말이야, 우리가 여기 도착했을 때 아무도 없더라. 이상하지?]

하지호의 부하들과 한바탕 격전을 버릴 생각으로 현장에 도착한 김겸은 현장에 개미 한 마리 안 보이자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지환의 몸에서도 상처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사진 속 얼굴의 피는 지환이 다쳤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쇼였다.

“어느 병원으로 모셨어요? 아가씨가 H선생님을 뵙고 싶어 해서요...”

깍두기 머리 사내는 긴장한 듯 김겸에게 이서가 같이 있다고 슬쩍 언질 줬다.

김겸은 미처 눈치채지 못하고 입을 뗐다.

[아니 뭘 귀찮게... 응? 아가씨랑 같이 있다고?]

“네.”

이서는 그를 따라 김겸을 불렀다.

“저기... 안녕하세요, H선생님이 어느 병원에 계시는지 말씀해 주시겠어요?”

[아, 그건...]

“제발 알려주세요, 그분이 무사한 걸 제 눈으로 확인해야 안심이 될 거 같아요...”

김겸은 이서의 상황을 십분 이해한 듯 잠깐 고민 후 대답했다.

[그럼... 잠깐만 기다려 주세요. 확인해 보고 말씀드릴게요.]

김겸은 말을 마치고는 곧 전화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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