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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4화

같은 시각, 하이먼 스웨이의 집에 머물고 있는 배미희는 밖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깜깜 모른 채 하이먼 스웨이와 함께 이서의 글을 보고 있었다.

비록 전문가는 아니지만, 배미희는 독자로서 소설에 푹 빠져 있었다. 뒷이야기가 궁금해 좀처럼 손을 놓을 수 없었다.

“너무 재밌네요. 그런데 왜 이서의 글속에서 스웨이 여사의 문필이 보이는 거 같죠? 설마 이서에게 특별 과외라도 해준 거예요?”

이미 한 번 다 읽었지만, 배미희는 아쉬운 듯 다시 한번 훑어보았다.

“이 원고를 처음 봤을 때, 나도 같은 생각이었어요.”

“처음 봤을 때라니요? 이 원고 본 적 있는 거예요?”

“네, 이서가 전에 썼던 내용이에요. 내 기억이 틀리지 않다면, 이서가 옛날 기억을 잊고 다시 한 번 이 원고를 쓴 것 같아요.”

배미희는 눈을 크게 뜨고 물었다.

“똑 같은 내용인가요?”

“네.”

하이먼 스웨이가 한숨을 내쉬었다.

“이야기 줄거리를 마음속 깊이 새겨놨었나 보네요.”

배미희도 따라서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게요, 얼마나 좋아했으면... 기억 잃은 게 아쉬울 따름이예요. 안 그랬으면 아마도 스웨이 여사처럼 작가의 길을 걸었을 텐데.”

맞장구를 치려던 하이먼 스웨이는 갑자기 뭔가 떠오른 듯했다.

“아, 저는 다음 달에 열릴 세계적인 대공모전에 심사위원으로 참가하잖아. 이서에게 공모전에 참가해보라고 하는 건 어때요?”

“그래요, 아무래도 재능을 썩히기는 너무 아깝죠. 알겠어요, 내가 집에 가서 얘기해 볼게요. 아마 좋아할 거예요.”

하이먼 스웨이의 얼굴에 서글픈 웃음기가 돌았다.

“난 이서에게 미안한 게 많아요...”

“네? 그게 무슨 말이예요?”

“이서를 처음 만났을 때 나랑 마음이 참 잘 맞는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수양딸로 삼았던거고요. 그런데 가은이를 찾고 난 뒤, 그녀가 별로 좋아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이서와 인연을 끊다시피 했어요. 그래서 이서를 생각할 때마다 늘 미안한 마음이 들어요.”

배미희는 솔직하고 시원시원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내가 보기에 스웨이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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