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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지금 류 씨 가문 대권은 모두 할머니 손에 있었고 류지원은 할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었다. 또한 류지원의 회사는 잘 발전되고 있어 최소한 80억 정도의 자산이 있었다. 그의 미움을 산다면 생활이 어려워지지 않겠는가?

"엄마, 뭐 하는 거예요."

류신아는 다가가 이여화를 말렸다.

그녀는 비록 강유호를 싫었지만 그가 자신을 도와준 것이었다.

강유호가 얼굴을 감쌌지만 붉은 자국은 매우 눈에 띄었다. 그러나 그는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류신아가 삼 년 만에 처음으로 그를 위해 나서주었다. 강유호는 미소를 머금고 자리를 떴다.

"이 모자란 놈아, 얼른 오지 못해!"

한참 멀어진 뒤에도 이여화의 욕설이 계속 들려왔다.

모든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을 때 머지않은 곳에서 노쇠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일이 있길래 이렇게 북적북적한 거냐?"

류 씨 할머니는 이렇게 말하면서 무대 위에 올라섰다. 원래 떠들썩하던 홀은 순간 조용해졌다.

"다들 긴장할 필요 없다. 모두 자리에 앉거라."

류 씨 할머니는 손을 젓더니 부축을 받으면서 천천히 자리에 앉았다.

"믿음직한 소식에 의하면 내일부터 부산시 ZY 엔터테인먼트에 새 CEO가 부임한다고 한다."

웅성웅성.

장내가 순식간에 떠들썩해졌다. 류 씨 가문 산하에 몇 십 개의 광고 회사가 있어 최근 계속 ZY 엔터테인먼트와 손을 잡으려고 했었다. 왜냐하면 ZY 엔터테인먼트는 부산시에서 가장 큰 엔터테인먼트였기에 합작한다면 꼭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닐 것이다.

그러나 ZY 엔터테인먼트 뒤에는 강 씨 가문이 있어 류 씨 가문 같은 건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리하여 류 씨 가문이 몇 번이나 찾아갔지만 모두 거절당하고 말았다. 지금 새로운 CEO가 부임한다는 소식을 들은 류 씨 가문은 다시 한 번 시도해보려고 했다.

"누가 합작 일을 책임질래?"

할머니는 주위를 살펴보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만약 합작을 성사시킨다면 우리 류 씨 가문을 위해 큰 공헌을 하는 거야!"

"제가 가겠습니다!"

"할머니, 제가 가겠습니다!"

"저도 가길 원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앞다투어 손을 들었고 류신아만 들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녀는 자신이 가문에서 지위가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할머니는 열정적인 가족들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이더니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지원을 가리키며 말했다.

"지원아, 네가 내일 시도해보거라."

류지원은 싱글벙글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강유호는 먼저 나와 택시를 타고 집에 돌아가 잠을 잤다. 어젯밤 목돈이 생긴 걸 알고 흥분되어 저녁 내내 자지 못했으니 오늘 밤은 잘 자야 했다.

단잠을 잔 강유호는 이튿날 아침 밥을 해놓은 후 전동스쿠터를 타고 ZY 엔터테인먼트에 갔다.

큰아버지는 이미 그에게 비서 한월이 회사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알려주었다.

ZY 엔터테인먼트는 부산시 중심가 중 가장 번화한 거리에 위치했다. 회사 앞에는 외제차가 즐비하게 늘어져있었는데 모두 회사 소속 연예인들의 스포츠카였다.

ZY 엔터테인먼트는 연예인이 매일 회사에 와서 출석을 찍어야 한다는 규정이 있었고 급한 일이 있어도 꼭 휴가를 내야 했다. 그리하여 회사 부근에는 항상 파파라치가 숨어있었다. 그들은 연예인들의 사진을 찍어 돈을 벌었고 스캔들 사진을 찍는다면 매우 큰 돈을 받을 수 있었다.

이 전동스쿠터가 확실히 좀 초라한 걸, 차를 사야겠어...... 강유호는 이렇게 생각하면서 전동스쿠터를 회사 문 앞에 세웠다.

바로 이 때 엔진소리가 들려오더니 펑 하는 소리와 함께 강유호가 나가떨어질 뻔하였다.

고개를 돌려보니 포르쉐 카이엔과 전동스쿠터가 아주 밀착되어 있었다. 포르쉐는 그저 스크래치가 조금 났지만 전동스쿠터 뒷부분은 찌그러져 있었다.

산지 얼마 안된 새 스쿠터인데! 또 망가진 거야?

강유호는 눈물이 찔금 났고 주위에 꽤 많은 사람들이 손가락질하는 게 보였다.

"너 운전을 어떻게 하는 거야?"

예쁘게 생긴 여자가 차문을 열고 내려왔다.

"와..."

주위에서 감탄 소리가 들려왔고 그 여자는 나타나기 바쁘게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강탈했다. 미니스커트에 힐을 신은 여자는 몸매가 일품이라 어디에 가도 화제거리가 될 것이다.

"이지?"

강유호는 그녀를 불렀다. 그녀가 정말 계약하러 온 것이다! 강유호는 상대방의 과실로 전동스쿠터가 망가졌지만 사람이 다치지 않을 걸 보고 따지지 않으려고 했다. 그가 웃으면서 인사하려고 할 때 이지도 그를 발견했다.

"너였어? 강유호? 네가 왜 이곳에 있는 거야?"

이지는 미간을 찌푸리면서 생각하다가 곧 깨닫게 되었다. 강유호는 ZY 엔터테인먼트의 경비원인 것 같아.

"너 장님이야? 운전 어떻게 하는 거야?"

이지는 화가 나서 이를 갈았다. 산지 일주일도 안된 포르쉐를 운전하다가 사고가 난 것이다. 비록 작은 스크래치가 난 것이지만 그녀는 마음이 아팠다.

"네가 날 친 거잖아......"

강유호는 억울한 얼굴로 말했다.

"왜 도리어 날 탓해......"

"무슨 일입니까?"

이때 중년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경비 책임자가 경비원들을 데리고 빠른 걸음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눈앞의 광경을 확인한 책임자는 속으로 깜짝 놀랐다. 전동스쿠터와 포르쉐가 충돌하다니? 저 여자의 미모를 보니 아마 회사와 계약하러 온 연예인인 것 같아, 내가 건드리지 못할 인물이야!

이렇게 생각한 경비 책임자는 강유호를 가리키며 크게 소리쳤다.

"너 뭐 하는 사람이야? ZY 엔터테인먼트에는 전동자동차가 들어오지 못하는 걸 몰라?"

"그런 규정이 있다고? 누가 규정한 건데?"

강유호가 싸늘하게 물었다.

"누가 규정했냐고? 내가 규정했다, 왜!"

경비 책임자는 한 걸음 다가갔다.

"얼른 이 아가씨에게 사과해!"

경비 책임자의 말을 들은 이지는 미소를 짓더니 강유호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 사람은 새로 온 경비원이죠?"

경비 책임자는 멍한 얼굴로 강유호를 흘끔 보았다. 확실히 이 자식은 싸구려 옷에 전동스쿠터를 타고 다니니 꼭 경비원 면접을 보러 왔을 것이다.

"걱정하지 마세요. 전 꼭 이 사람을 채용하지 않을 겁니다!"

경비 책임자는 가슴을 두드리면서 이지에게 말했다. 그러더니 강유호를 바라 보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오늘 첫 출근하러 온 거지? 넌 해고야."

이 회사는 풍기가 썩 좋지 않네. 강유호는 고개를 저었다. 경비 책임자마저 이렇게 세력에 설설 기다니.

"네가 날 어떻게 해고시키는지 지켜보마."

강유호는 입 꼬리를 올리며 느긋하게 말했다.

"네가 날 해고할 자격이 있어?"

"너!"

경비 책임자는 강유호에게 손가락질했다. 저 자식 미친 거 아니야? 확실히 그는 누군가를 해고할 자격이 없었다. 하지만 상대는 경비원 면접을 보러 온 사람이었고 자신은 경비 책임자였으니 직장 생활이 즐거울 수 있겠는가?

"강유호, 너 정말 역겹구나."

이지는 강유호 앞으로 또각또각 걸어오더니 경멸 어린 눈빛으로 말했다.

"경비 책임자가 널 해고하지 못하면 부사장은 어때?"

이렇게 말한 이지는 휴대폰을 꺼내더니 메시지 한 통을 보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정장을 입은 여자가 회사에서 걸어 나왔다.

그 여자는 아주 아름답게 생겼는데 키는 백육십오 센티미터 좌우였고 서른 살쯤 되어 보였다. 정장에 검은 구두를 신고 있는 여자는 여성미가 넘쳐 흘렀다.

"부사장."

그 여자를 본 경비원과 직원들은 모두 허리를 굽히면서 인사했다. 이 여자가 바로 ZY 엔터테인먼트 부사장 최연희였다.

"작은 이모."

최연희가 온 걸 본 이지는 다가가서 인사했다. 그녀의 작은 이모가 ZY 엔터테인먼트에서 부사장 직을 맡고 있기 때문에 이지는 ZY 엔터테인먼트와 계약할 수 있었던 것이다.

최연희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고개를 돌려 강유호를 보았다.

"이지에게 사과해."

뭐?

강유호는 정말 우스웠다.

"내가 왜 사과해야 되지? 당신이 누군데?"

"저 사람 머리에 문제 있는 거 아니야? 부사장도 모르다니."

직원 몇 명이 작은 소리로 수군거렸다.

"얼른 사과하지 그래? 무슨 험한 꼴을 보려고?"

최연희는 싸늘하게 강유호를 보더니 미간을 찌푸리면서 말했다.

"너 경비원 면접 보러 온 거지? 누가 너에게 면접 통지를 보냈어? 누가 보낸 것이라도 상관없어. 사과하지 않으면 내가 부사장의 신분으로 네가 해고되었다고 알려줄게. 너의 자동스쿠터랑 함께 꺼져."

"나더러 꺼지라고?"

강유호는 자신을 가리키더니 웃으며 말했다.

"넌 귀머거리야? 사람 말이 안 들리는 거니?"

이지는 이를 부득부득 갈더니 싸늘하게 말했다.

"오늘 정말 재수없어서 파리 같은 놈을 만났네. 너 때문에 차에 스크래치가 났지만 배상은 받지 않을 테니 얼른 꺼져. 너 꼴도 보기 싫다고."

"띠띠띠!"

바로 이때 경적소리가 들려오더니 벤틀리 한 대가 그들 앞에 나타났다. 곧 스무 살 남짓한 검은 정장에 검은 테 안경을 여자가 차에서 내려왔다.

"대표님 죄송합니다. 제가 늦었군요."

비서 한월은 종종걸음으로 다가오더니 강유호 앞에서 90도로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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