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정침은 마음 속에 경고음이 울렸다. “둘이 설마 애 둘 나한테 맡기고 나갈 건 아니지? 나 돌아버릴 수도 있어! 나가지 마!” 온연은 말을 절대 잘 듣지 않았다. “금방 올게요, 어차피 당신 나가지도 않는데, 좀 봐줄 수 있잖아요? 한 명은 친 자식이고, 한 명은 절친의 자식인데, 수고 좀 해줘요.” 말을 끝내고 그녀는 얼른 도망쳤다. 목정침은 거절하려고 했던 말이 목구멍에 걸렸다. 그는 지금까지 한번도 두 명의 아이를 동시에 본 적이 없었고, 만약 두 아이에 동시에 깨어난다면, 그건 상상만 해도 악몽이었다… 나가는 길, 진몽요는 운전을 하면서 신나는 음악을 틀고 몸을 움직였다. “이전에는 차에 애를 태워니까 자유롭지 못 했는데, 갑자기 인생이 아름다워진 느낌이야. 목정침씨한테도 오늘 같은 날이 있구나!” 온연은 웃으며 아무 말하지 않았다. 그녀는 목정침이 아이들이 깨어났을 때 얼마나 허둥지둥할지 상상했고, 계속 전화로 재촉하며 그녀에게 집에 오라고 할 것 같았다. 그녀들을 놀라게 만든 건, 외출한지 3시간이 지나도 목정침은 아무 소식이 없었고 진몽요는가만히 있지 못 했다. “뭐지? 우리 아들 그렇게 오래 안 자는데. 일어나면 울면서 밥 달라고 할 텐데, 왜 목정침씨는 아무 소식도 없는 거야?” 온연도 상황이 어떤지 몰랐다. “아마… 유씨 아주머니가 달래고 있을 거 같은데, 아님 우리 지금 들어갈까?” 진몽요는 도저히 마음이 놓이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쇼핑을 멈췄다. 목가네로 돌아온 후. 1층은 조용했고, 진몽요는 쇼핑에서 얻은 전리품을 내려놓은 뒤, 살짝 뛰어서 위층으로 올라가 안방 문을 연 순간, 그녀는 소리를 내지 못 했고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온연도 따라가서 보니, 목정침이 아기 침대 앞에서 콩알이를 안고 진몽요의 아이를 놀아주고 있었고, 콩알이도 더 이상 친구에게 경계심을 갖지 않았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아이의 얼굴을 만지며 신기해하고 또 신나 보였다. 이 장면을 보고 목정침이 정말 최고의 아빠라고 해도 과찬이
온연은 경계하고 있었다. “뭐야? 설마…?” 진몽요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네가 생각하는 그거. 내 것도 샀어.” 온연은 불편해졌다. “너나 가져가서 써, 난 필요 없어.” 진몽요는 웃으며 말을 하지 않았지만 웃음이 음흉했고 온연은 얼른 그녀를 저 멀리 발로 차버리고 싶었다. “얼른 가! 갈 때 운전 조심하고.” 해성, 국가네. 아택은 옆에서 캐리어를 정리하고 있었고, 예군작은 국청곡의 화장대 앞에 앉아 아무 말도 안하고 있었다. 국청곡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할아버지가 돌아오라고 재촉하시지도 않았는데, 왜 이렇게 급하게 가려고 해요?” 예군작은 담담하게 웃었다. “여기 온지도 좀 됐고, 이정도 같이 있어줬으면 됐잖아요. 아니면 나랑 같이 가든지요.” 국청곡은 망설였고 예군작이 그녀를 향한 태도가 명확하다는 걸 그녀는 알았다. 제도에 가도 그녀는 배가 나와서 불편할 테니 친정에 있는 게 나았다. 그녀는 원래 예군작이 여기서 그녀와 오래 있었으니, 아이를 다 낳은 다음에 같이 제도로 돌아갈 줄 알았으나, 생각지도 못 하게 그는 상의도 없이 오늘 저녁 비행기표를 끊었다. 마음이 있는 사람은 남으라고 말하지 않아도 되지만, 마음이 없는 사람은 붙잡을 수 없었다. 이 원리를 이해한 그녀는 웃었다. “됐어요, 그냥 혼자 가요, 어차피 못 붙잡을 거 알아요.” 예군작 손목시계를 보더니 일어나서 말했다. “시간 거의 다 됐네, 아택, 정리 다 했어? 이제 출발해야지.” 아택은 캐리어를 정리했다. “네, 거의 다 됐습니다.” 국청곡은 창문 앞으로 걸어가 등을 돌렸다. “마중은 안 나갈게요.” 예군작은 망설이다가 그녀의 뒤로 걸어가 그녀를 품에 안았다. “아이 낳을 때 꼭 옆에 있어줄게요. 당신이 여기가 좋으면 여기 남아 있어요.” 국정곡은 대꾸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의 부드러움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늘 구분할 수 없었다. 비행기가 제도에 도착하니 시간이 이미 새벽12시가 넘었고, 누군가 공항에 데리러 나왔다. 아택은
아택은 고개를 끄덕였고, 예가네 차가 멀어지는 걸 보며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예전에는 혼자였으니 어떤 것에 대한 그리움이 없었으나, 아이가 생긴 후로 그는 어딜가든 다 마음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집이 있다는 느낌은 참 좋았다. 언제든 상관없이 집에 그가 돌아오길 바라는 사람이 기다리고 있고, 집에 도착하기도 전에, 그의 머릿속에는 안야가 아이를 안고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런 느낌은 참 안정적이고 마음이 놓였다. 하지만 이번에 돌아올 땐 그는 그녀가 바보같이 새벽까지 그를 기다리고 있을까 봐 걱정되어 미리 안야에게 말하지 않았다. 집에 도착한 후, 그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갔고, 안방에 들어가서 갈아입을 옷을 챙긴 뒤 욕실로 들어갔다. 몸에 더러운 걸 씻어내야 아이한테 가까이 갈 수 있으니 말이다. 샤워를 마치고, 그는 망설이다가 안야와 아이가 자고 있는 안방에 들어갔다. 지금까지 그와 안야는 여전히 각방을 썼다. 어차피 그가 자주 집에 오지도 않으니 말이다. 어둠속에서 잠에 든 아이를 보며 그는 부드럽게 웃었고, 아이의 작은 손을 잡고 아쉬워하며 놓아주지 못 했다. 침대 맡에 있는 스탠드가 갑자기 켜졌고 안야가 일어나 앉았다. “아택씨, 왔어요? 왜 미리 말 안 했어요? 밥은 먹었어요? 뭐 좀 해줄까요?” 아택은 허리를 펴고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나 배 안 고파요, 배고프면 아주머니한테 부탁할 테니까 뭐든지 당신이 할 필요 없어요. 그동안 집에 무슨 일 없었죠? 돈은 충분했어요?” 안야는 얼른 말했다. “별 일 없었어요, 돈도 충분했고요. 다음 달은 돈 안 줘도 돼요, 당장 있는 돈으로 아주머니 월급 주고도 남아요. 내가 돈 많이 쓰는 편도 아니라 매달마다 쓰고도 남아요. 당신이 왔으니… 예군작씨도 왔겠죠?” 아택은 아무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이번에 예군작이 제도로 돌아왔다는 건 어쩌면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닐지도 모른다. 왜냐면 예가네 어르신이 또 입원을 했으니 말이다.
말이 여기까지 나왔으니 아택은 이제 물러날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그는 속으로 여전히 망설였고, 안야가 생각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걸까 봐 두려웠다. “아니면… 다시 생각해 보는 거 어때요? 나도 잘 생각해볼 게요. 내일 아침에 각자의 대답을 말해보자고요.” 안야는 이미 생각이 끝났고, 몇 날 며칠을 생각해 왔다. “알겠어요, 내 결정은 바뀌지 않아요. 내일 당신이 줄 답변 기다릴게요.” 다음 날 아침, 안야는 일찍 일어나서 아침 밥을 차렸다. 평소에는 아주머니가 밥을 하지만, 오늘은 아택이 오랜만에 집에 왔으니 그녀가 직접 하고 싶었다. 아주머니는 아이를 안고 그녀가 바쁘게 일하는 걸 보며 칭찬했다. “사모님, 손이 진짜 빠르시네요. 선생님은 무슨 일 하세요? 자주 집에 안 계시길래요. 아이가 태어난 뒤로 집에 별로 안 있으시던데, 아이가 아빠랑 친하지 않을까봐 해서요.” 안야는 아택의 직업을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 대충 돌려서 설명했다. “그 사람은… 직업 특성상 출장을 자주 가요, 다 가정을 위해서 그런 거니까 전 이해할 수 있어요. 나중에 아이가 크면 아빠랑 친해질 거예요.” 아주머니는 부러워하는 눈빛이었다. “선싱냄께서 이렇게 마음씨가 착하신 아내분을 두셔서 마음 편히 밖에서 일하시나 봐요. 선생님 같은 나이의 남자들은 책임감이 많이 없거든요, 저는 여자들한테 기대서 살 거나 부모한테 빌붙어 남자들을 많이 봤어서요. 사모님은 좋은 분 만나셨네요.” 안야는 다른 사람이 아택 칭찬하는 걸 좋아했다. 매번 이런 칭찬을 들을 때마다, 그녀는 속으로 매우 만족스러워 했고, 유일하게 만족하지 못 한 건 그녀와 아택이 정상적인 부부 같지 않다는 거였다. 어제 너무 늦게 돌아와서 아택은 9시가 넘어서 일어났고 안야는 그에게 새로운 칫솔을 꺼내주었다. “얼른 씻고 와서 밥 먹어요, 아침 준비 다 됐어요.” 아택은 그녀의 안색을 보며 어젯 밤 답변을 주기로 한 일이 생각났다. “나… 생각 다 됐어요.” 안야는 그의 답변을 계속 기다렸
안야는 고개를 저었다. “난 이미 여러 번 잘못된 결정을 했었어요. 이번엔 내 자신에게 어떠한 여지도 남기지 않았고, 이미 생각도 확실하게 했어요. 아택씨, 고마워요. 나에게 빠져나갈 수 있는 마련해줬으니 나도 당신에게 똑같이 해줄게요. 어느 날 당신이 질리면 내가 떠날게요. 당신의 모든 건 다 가져가지 않을거고요.” 두 사람은 서로의 마지막 답변을 줬고, 안야의 불안했던 마음도 드디어 안정이 되었다. 한편, 예가네 개인 저택. 예군작은 어르신의 방에서 조용히 앉아 있었고, 손 옆엔 어르신이 아끼던 예군작의 사진이 있었다. 그게 진짜 예군작이었고, 가짜인 그가 아니었다. 그는 어르신이 낮에는 거의 움직이지 않고 심심할 때마다 사진을 계속 보는 걸 알았다. 지금 어르신은 병원에 있었고, 병원은 제도에 있었다. 증세가 심각해서 해성에 돌아가서 치료할 겨를도 없었고, 어쩔 수 없이 급하게 해성에 있는 개인 의사를 불러와서 옆에서 보살펴 주게 했다. 그는 자신이 완전히 예가네를 손에 넣을 수 있을지 말지는 이번에 봐야한다는 걸 알았다. 만약 어르신이 이번에 다시 일어서면, 그는 몇 년은 더 기다려야 할 수도 있었고, 만약 어르신이 죽는다면, 그를 다시는 구속할 사람이 없었다… 그는 원래 단호하게 결정을 내릴 수 있었으나, 또 왠지 모르게 망설여졌다. 집착이 심한 이 노인네는 사실상 그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고, 사이도 안 좋았었는데, 그는 자신이 왜 망설이는지 알 수 없었다. 양심 때문인가? 이 단어를 떠올리니, 그는 자신이 어처구니가 없다고 생각했고, 그 웃음은 옆에 있는 사람이 봤을 땐 무서워 보였다. 옆에 있던 경호원은 차가운 공기를 마시고 흔들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도련님… 어르신 병문안 가시겠습니까? 차는 이미 준비해 뒀습니다.” 예군작은 그 자신을 침대 위에 뒤집어 둔 위 일어나서 말했다. “가자.” 병원으로 가는 길, 그는 많은 건강식품을 샀고, 자신에게 이건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행동일 뿐이라고 말하고
그가 멀어지는 걸 보고, 개인의사는 안도하며 병실로 들어갔다. 어르신은 깨어 있었고, 방금 예군작과 의사가 한 대화를 그를 하나도 안 빼고 다 들었다. 개인 의사는 예군작이 가져온 물건을 서랍 위에 두었다. “도련님이 사오신 음식들은 다 드셔도 되세요, 드시면 안되는 게 없더라고요. 도련님이 이렇게 쉽게 가셔서, 어르신이 말씀하신 것처럼 무섭진 않았어요…” 어르신은 물건들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그건 선생님이 걔를 몰라서 그래요. 이번에 온 건 분명 그냥 상황을 살피려고 온 거겠죠, 내가 얼마나 버티나 보려고요. 내 증상이 좋아질 거 같은 기회가 보이면, 분명 내 숨통을 끊을 방법을 찾겠죠. 사실대로 말해주세요, 지금 제 상황 어떤가요?” 의사는 한숨을 쉬었다. “제가 최대한 노력하면 3개월 정도 더 버티게 도와 드릴 수 있습니다. 3개월이 지나면 어떻게 될지는 장담은 못 해드려요. 이 정도 시간이면 아마 급하실 건 없으실 것 같네요.” 어르신은 웃었다. “그렇게 되길 바라야죠… 제 병이 좀 나아지면, 마지막엔 병원에 안 묶여 있고 나가서 바깥 햇빛도 보고 싶어요. 퇴원하고 나서는 해성으로 보내주세요. 뭐든지 제자리로 돌아가야 하는 법이니, 저도 제가 있던 곳으로 돌아가야죠. 걔가 만약 양심이 있다면 제가 이 과정을 다 걸어나갈 수 있게 해주겠죠. 그런데 손자가 태어날 때까지 버틸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 예가네 어르신이 해성으로 돌아간다는 소식은 빠르게 경소경과 목정침의 귀로 들어갔다. 이번에 예가네 어르신은 정말 얼마 못 살지도 모른다. 사람은 늙으면 늘 이런식이다. 살 수 있는 날까지 사는 거고, 정해진 날짜가 없었다. 예군작은 어르신과 함께 해성으로 돌아갔다. 자신에게 3개월이라는 시간이 주어진 걸 알고, 어르신도 더 이상 두려울 게 없었다. 예군작이 아무리 인내심이 없어도 3개월도 못 기다리진 않을 테니 말이다. 경소경은 예군작이 전지라는 사실을 더 오래 못 숨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예가네 어르신의
국청곡은 할아버지의 확신하는 눈빛을 보고, 할아버지가 분명 방법을 남겨뒀다고 생각해서 안심했다. 그녀는 할아버지가 아쉬움을 남긴 채 떠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 대담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할아버지, 아니면… 2달 지나면 제가 수술해서 아이를 일찍 낳을 수 있으니 그렇게 할게요, 그럼 할아버지께서도 아쉬움이 안 남으실 것 같아서요. 그때부터 출산 예정기간까지 조금 남긴하더라도 큰 영향은 없을 거예요.” 어르신의 표정이 진지해졌다. “그럼 되겠어? 내가 아쉬워한다고 해서 아이를 미리 낳는다니, 엄마 뱃속에서 크는 게 제일 좋은 거니까, 그러지 마, 난 그냥 말이 그렇다는 거야. 청곡아, 넌 너무 철이 들었어. 너무 철이 든 여자한테는 쉽게 소홀해질 수 있어. 남자들은 약간은 거친 여자들을 좋아해.” 국청곡은 자신을 비웃듯이 웃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 말로는 다 한 남자가 한 여자를 좋아할 때, 그 여자가 어떻든 다 아껴줄 수 있다고 했어요. 하지만 남자가 여자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여자가 아무리 잘해도 다 잘못됐다고 생각하겠죠. 그 사람이 절 사랑하지 않는데, 철이 안 들 수가 없잖아요? 제가 철이 들었으니 지금까지 참아준 거겠죠.” 어르신은 또 한숨을 쉬었고, 힘이 다 빠진 느낌이었다. 국청곡은 그런 그를 부축해서 눕혔다. ”할아버지, 쉬세요, 저는 그럼 더 방해 안 할게요.” ...... 목가네. 경소경은 갑자기 늦은 밤에 찾아왔고, 온연은 목정침이 일어나는 소리에 놀라서 깼다. “어디가요?” 목정침이 대답했다. “소경이가 왔어, 볼 일 있다고. 더 자.” 그녀는 잠이 살짝 달아났다. “이 새벽에 온 거면 급한 일 있는 거 아니에요? 나도 같이 가서 무슨 일인지 들을래요, 혼자 왔데요? 몽요는 안 오고요?” 목정침은 고개를 끄덕였고, 두 사람은 함께 내려갔다. 경소경은 이미 거실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딱 봐도 표정이 심란하고 안 좋아 보였다. 온연은 대략적으로 무슨 일인지 추측할 수 있었다. 그녀는 두 남자에게 물
온연도 목정침의 생각에 동의했다. 예전에는 다들 숨길 수 있을 때까지 숨길 생각이었다. 왜냐면 그때는 진몽요가 임신중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망설일 게 없으니 미리 말하는 게 나았다. 경소경도 목정침의 제안에 동의하는 듯 보였지만 망설였다. “그럼 이 얘기는 누가 해? 어차피 난 못 하겠어… 아니면 온연씨가 하실래요? 몽요씨랑 사이도 제일 좋고 그 사람 성격도 잘 알잖아요.” 온연은 거절했다. “두 사람이 부부니까 소경씨가 말하는 게 제일 좋죠. 여자 달래는 법에 일가견 있잖아요? 저도 지금까지 같이 숨겼으니 걔가 화낼까 봐 무서워요. 소경씨가 하세요, 저한테 다 떠넘기지 마시고요.” 목정침은 서로 미루는 걸 보며 말했다. “됐어, 정 안되면 그냥 다 같이 말해, 아무도 피할 생각 말고.” 경소경은 의심스럽게 그를 보았다. “다같이에 너도 포함된 거야?” 목정침은 내키지 않았지만 친구를 위해 내려놨다. “나도 포함시킬게, 됐지? 자 이제 대책을 세웠으니 잠이나 자자. 토요일에 다같이 밥 먹는다고 하고 여기로 데려와.” 경소경은 걱정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그럼 나 가 볼게, 더 늦으면 내가 집에 없는 거 들킬지도 몰라. 우리 다같이 문제에 직면하기로 얘기된 거니까, 그때 가서 입 닫고 있으면서 나 혼자 다 뒤집어쓰게 만들지 마. 그럼 나 진짜 무서울 거 같아… 이번만 넘기면 진짜 그 다음부턴 너희가 시키는 거 다 할 게!” 온연은 울지도 웃지도 못 했다. “누가 뭘 시킨다고 그래요? 됐어요, 토요일에 얘기해요. 너무 마음고생 하지 말고 잠 잘 주무세요. 다크서클이 너무 내려와서 거의 팬더랑 맘 먹겠어요.” 경소경은 자신이 새벽에 몰래 나온 줄 알았으나, 백수완 별장에 돌아간 뒤 문을 들어서자 마자 진몽요 때문에 놀라서 기절할 뻔했다. 그녀는 머리를 푸르고 하얀 잠옷 원피스를 입은 채 계단 앞에 서서 그를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어디 갔다 왔어요? 이렇게 차려 입고, 차까지 가져가고 말이에요.” 그는 심장이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