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청곡은 살짝 눈시울이 붉어졌다. “저도 알아요, 느껴지거든요, 그래서 몽요씨를 미워할 수없어요. 하지만 몽요씨를 잊지 못 하는 그 사람을 난 또 어떻게 해야 되는 거죠? 그 사람이 자신의 목숨이 위험해질 걸 생각도 안 하고 몽요씨를 구했을 때, 난 내가 완전히 졌다는 걸 알았어요. 어차피 할아버지도 돌아가셨으니 그냥 말할게요. 몽요씨를 해치려던 사람은 할아버지였어요. 할아버지는 예군작씨가 진심으로 절 대해주길 바랐고, 예가네를 일으키길 바라셨죠. 근데 몽요씨가 걸림돌이 될까 봐 그런 결정을 내리셨어요. 그때 할아버지 말고 이 일을 아는 사람은 저 밖에 없었고요. 저는 이걸로 인해 몽요씨가 다치는 게 싫었어요, 예군작씨한테도 영향이 갈 테니까요. 그래서 그 사람한테 말했죠. 근데 몽요씨를 구하기 위해서… 그럴 줄은 몰랐어요. 사고가 난 뒤로 한참동안 저는 두 다리가 불편해진 그 사람을 돌봤고, 몽요씨를 위해서 그랬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팠을 뿐이에요…” 진몽요는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녀는 사건의 경위가 이런 줄 몰랐었고, 예군작이 자신을 구해준 일에 대해서는 그녀도 감동을 받았었다. 그녀는 늘 예군작처럼 이기적인 사람이 잘못을 만회하고 싶다고 말하면, 자신의 마음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 그런 줄 알았는데, 그는 왜 그렇게 했을까? 목숨을 던진 건… 되려 이기적으로 보이지 않았다.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그녀는 위로했다. “청곡씨, 속상해 말아요. 그건 그 사람이 저한테 빚진 것 때문이었어요. 그렇게 했기 때문에 저희 사이엔 이제 더 이상 남은 빚이 없고요.” 국청곡은 의심스럽게 그녀를 보았다. “빚졌다고요? 그 사람이 과거에 대체 몽요씨한테 얼마나 빚진 거죠? 두 사람의 과거는… 어땠나요? 저 알고 싶은데, 말해줄 수 있어요?” 그렇게 아픈 상처를 진몽요는 아무렇지 않게 들춰내고 싶지 않아 되물었다. “만약 예군작씨가 원래의 예군작씨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어도, 사랑할 수 있어요?” 국청곡은 눈을 깔고, 망설인 뒤 말했다. “내가 사랑하는
이때 직원이 요리를 가져왔고, 국청곡은 고개를 끄덕였다. “식사하세요, 오후에 출근하셔야하죠? 밥 먹고 가서 일 보세요, 저는 군작씨 만나러 회사에 가보려고요. 앞으로 저희가 친구처럼 지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진몽요는 털털하게 웃었다. “당연하죠, 저희는 늘 친구였어요, 이제 다 털어놨으니까 됐죠. 저는 생각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서 이런저런 생각하면서 타인을 나쁘게 생각하지 않아요.” 밥을 다 먹은 뒤, 두 사람은 헤어졌고 국청곡은 차를 타고 예가네 그룹으로 향했다. 나올 때만해도 그녀는 어두운 얼굴이었고, 온몸에 부정적인 에너지를 풍기고 있었지만, 지금은 사람이 전체적으로 빛이 내뿜고 있었다. 아침에 예군작과 싸운 일에 대해서 그녀는 살짝 죄책감이 느껴져 디저트를 사왔다. 예군작이 디저트를 좋아하는지 모르지만, 그녀는 달달한 음식이 사람 기분을 좋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사무실에 들어갔을 때, 아택은 아이가 자는 걸 지키고 있었고, 예군작은 일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앞으로 다가가서 디저트를 내려놓았다. “아택씨, 디저트 사왔으니까 군작씨랑 같이 먹어요. 아이가 여기 있으면 저 사람 일하는데 방해되죠? 내가 이따가 애기 데려갈게요, 두 사람 일 봐요.” 오랜만에 기분이 좋아진 국청곡을 보고 아택은 벙쪘다. “어… 네, 감사합니다 사모님.” 국청곡은 웃었다. 그녀는 아이를 잠깐 보다가 또 예군작을 바라봤다. 예군작도 그녀를 보고 있었고, 두 눈이 마주친 그 2초 사이에 예군작은 시선을 돌렸다. “난 디저트 안 먹어요, 아택 너 먹어, 다 못 먹으면 집에 가져가고.” 국청곡은 살짝 실망했다가 진몽요가 했던 말이 생각나서 그녀는 디저트 하나를 꺼내 예군작 앞에 놔주었다. “먹어봐요, 이 집 디저트 맛있어요, 안 좋아해도 괜찮으니까 맛만 봐요. 이런 맛이 좋아질 수도 있잖아요?” 예군작은 인상을 찌푸리고 한 입 맛을 봤다. “그러네요, 맛은 나쁘지 않아요, 됐죠? 할 일 없으면 애 데리고 집에 가요.” 그녀는 머뭇거리지
그의 대답을 들은 뒤, 국청곡은 자리를 떠났다. 그녀가 가자마자 아택과 예군작 두 사람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둘 다 국청곡이 약을 잘못 먹었다고 생각했고 아택은 헛기침을 두 번 했다. “어쩌면 사모님께서 생각이 트이셨나 봐요, 우울한 방향으로 빠지지 않으셔서 다행이네요. 여자들이 다 원래 이래요, 태도가 바뀌는 속도가 종이 한 장 넘기듯이 빠르죠.” 예군작은 의심스럽게 물었다. “너네 집사람도 이래? 그럼 너는 왜 아직까지 미치지 않은 거야?” 아택은 정색하며 말했다. “아니요, 안야씨는 괜찮아요. 성격이 엄청 좋아서 저랑 싸우려고 하지 않아요. 저희는 지금까지 싸운 적도 없고요.” 예군작은 투덜거렸다. “됐어, 칭찬 그만 해. 난 국청곡씨한테 요구가 높지 않아, 나랑 이유 없이 싸우지만 않으면 돼. 난 여자들이 이유 없이 시비 거는 걸 못 견디거든. 그리고, 너 앞으로 매일 나 저택에 데려다 준 다음엔 네 집에 가서 자. 지금은 예전이랑 다르잖아. 너도 가정이 있고 아내가 있으니, 매일 내 곁만 맴돌면, 내가 너무 인성이 나빠 보일 것 같아서.” 아택은 벙쪘다가 안도하며 웃었다. “네.” 이건 예군작이 그에 대해서 완전히 경계심을 내려 놨다는 것과 같았다. 아마 어르신이 이미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위협받을 게 없으니 자연스럽게 경계심을 내려놓은 듯했다. 오후, 목정침은 회사에서 비교적 일찍 나왔다. 왜냐면 온연이 없어서 저녁에 콩알이를 봐줄 사람이 없으니 그가 직접 나서야 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그는 온연에게 영상통화를 걸었고, 전화 너머 온연은 디저트 가게 때문에 바쁘게 놀아 다니고 있었다. 가게는 위치를 바꾸고 새로 개업하는 걸로 확정했고, 새 주소를 고르고 있는 단계였다. 그는 말이 많지 않아서 자주 전화를 연결 해놓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온연은 그의 성격을 알아서 자신의 일을 하면서 가끔씩만 대화를 나눴다. 목가네로 돌아온 후, 콩알이의 목소리가 핸드폰을 통해 온연의 귀로 들어왔고, 온
온연은 웃으면서 영상통화를 끊었고, 남겨진 목정침과 울고 있는 콩알이는 서로 눈을 마주치며 두 부자는 꼭 버림받은 불쌍한 아이들이 서로에게 의지하는 느낌이 들었다. 한편, 예군작은 저택으로 돌아왔다. 음식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국청곡은 앞치마까지 맨 걸 보니 직접 요리를 한 것 같았다. 예군작과 아택이 돌아온 걸 보자 그녀는 웃으며 맞이했다. “얼른 손 씻고 와서 밥 먹어요. 오늘 식사는 내가 직접 만들었으니 맛이 어떤지 먹어봐요. 아택씨도 같이 와서 먹어요.” 직접 요리를 했다고?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던 국가네 아가씨 맞나? 예군작은 인상을 찌푸리고 말을 하지 않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아택은 얼른 말했다. “그… 사모님, 저는 그냥 집에 가서 먹을 게요. 저 앞으로 저녁에 이곳에 살지 않을 거라서 먼저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국청곡은 막지 않았다. “알았어요, 그럼 먼저 가봐요. 안야씨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지 말고요. 집에서 사는 것도 편하고 좋겠네요.” 식탁 위, 국청곡은 계속 예군작에게 음식을 집어주었고, 모든 음식은 다 맵지 않으면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간이 살짝 센 요리들이었다. 그녀는 진몽요에게 물었었다. 예군작은 담백한 걸 좋아해서 홍콩음식을 좋아한다는 걸 듣고, 그녀는 노력해서 배우고 있었다. 예군작은 이런 분위기가 딱 봐도 불편해 보였다. “집에 가정부가 있는데, 왜 굳이 직접했어요? 애만 잘 보면 돼요, 당신한테 다른 거 안 바라요.” 국청곡은 입가에 미소가 살짝 굳었지만 바로 말했다. “당신 눈에는 내가 온실 속에 화초 같은 여자라서, 하나도 잘하는 게 없어 보이죠? 난 아이 데리고 있는 거 말고 회사 관리도 할 줄 알고, 집안일이나 회사 일이나, 다 당신 도와줄 수 있어요. 나 한가하게 두지 말아요, 난 한가한 거 싫어해요. 해성에는 나랑 같이 매일 차 마셔줄 친구들도 있지만, 여기에는 진몽요씨 말고 다른 친구가 없어요.” 진몽요를 언급하자 예군작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친구요? 둘이 언제
예군작은 옅게 숨을 들이마셨다. “당신은 생각이 너무 많아요. 결혼해서 아이를 낳은 건 나니까, 예군작이어도 좋고, 전지여도 상관없어요. 어차피 다 나잖아요. 우리 결혼이 유효하지 못할 것도 없죠.” 국청곡의 마음은 처음으로 안정감을 느꼈고, 버림받지만 않는다면 그녀는 천천히 기다릴 수 있었다. ...... 온연은 일주일이 될 때까지 기다리다가 제도에 돌아오지 않고, 5일차에 돌아왔다. 원래는 할 일이 많았지만 마음 속에 콩알이가 계속 생각나서 어쩔 수 없이 란샹에게 맡겼다. 란샹은 낮에 시간이 있어서 외관 인테리어 하는 걸 봐줄 수 있었고, 인테리어 방안은 다 그녀가 구성한 게 있었기에, 디테일한 것들도 다 계획되어 있었다. 목가네로 돌아왔을 땐, 이미 새벽이었다. 목정침과 콩알이는 모두 자고 있었고, 그녀는 조심스럽게 캐리어를 정리한 뒤 샤워를 하고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원래 쥐도 새도 모르게 들어온 줄 알았으나, 그녀가 눕자마자 목정침이 그녀를 안았다. “왜 말도 없이 돌아온 거야? 게다가 이렇게 늦은 새벽에 혼자 오면 내가 마음이 놓이겠어? 낮에 비행기표가 없는 것도 아니었잖아.” 그녀는 작게 말했다. “이 시간대 표가 제일 싸서요. 어차피 오늘 돌아왔어야 했으니 낮이든 밤이든 다 상관없었어요. 돈 좀 아끼면 좋잖아요.” 목정침은 더 크게 화를 냈다. “그 돈 좀 아끼려고 그랬다고? 누가 너 보고 돈 아끼래? 그런 버릇 좀 고칠 수 없어? 너한테 그 정도 돈이 없는 것도 아니잖아.” 긴 여정에 너무 피곤했던 온연은 그의 잔소리를 듣기 싫어서 쉬지 않는 그의 입을 막았다. “알겠으니까 얼른 자요. 할 얘기 있으면 내일 해요, 눈도 제대로 못 뜨겠어요.” 그녀는 편히 잠에 들었지만, 목정침은 그녀의 인기척에 잠이 깼었어서 다시 잠에 들 수 없었다. 원래는 그녀가 너무 보고 싶었지만, 아무것도 안 하고 이렇게 끝이 나버리니, 그는 남은 긴 밤을 눈을 뜨고 지새워야 했다… 다음 날은 주말이었다. 두 사람은 같이 11시가 될 때
목정침은 원망스럽게 그녀를 한번 보고 설명하지 않았다. “됐어, 넌 신경쓰지 마, 내가 알아서 처리할게.” 온연은 그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목정침의 성격대로라면, 절대 쉽게 예군작과 계약해주지 않았을 테다. 그녀는 비록 궁금했지만 그가 말하고 싶어하지 않자 더 묻지 않았다. 나가기 전, 목정침은 그녀에게 오늘 저녁에 연회가 있을 테니 미리 준비하라고 알려주었다. 그녀는 속으로 당연히 기뻐했고, 기꺼이 그와 함께 가고싶었다. 아니면 그가 또 돈을 써서 임시로 여자파트너로 일할 사람을 찾아야 했고, 지금도 서예령을 떠올리면 아직도 마음이 불편했다. 콩알이가 이제 혼자 방에서 자는 걸 적응해야 했으니, 마침 오늘 저녁에 처음으로 테스트를 할 수 있었다. 시간이 조금 늦었을 무렵, 그녀는 목정침의 전화를 받았고, 그는 이미 그녀를 데리러 오는 길이었다. 그녀는 그제서야 화장을 시작하고, 아이보리 색 긴 드레스를 골라서 갈아 입으니 착장이 매우 깔끔해 보였다. 준비를 다 하자 진몽요한테 전화가 걸려왔다. “오늘 저녁 연회 너도 와? 경소경씨 말로는 목정침씨도 온다는데, 너도 가야할 거 같으니까 같이 가면 좋을 거 같다고 생각해서 연락했어. 우린 지금 나왔는데, 너는?” 그녀가 말했다. “나도 준비 다 했어, 당연히 가야지. 경소경씨도 널 데리고 가는데 목정침씨가 감히 다른 여자를 데려갈 수 있겠어? 기다려, 이따 연회에서 보자.” 목정침의 차는 금방 아래층에 도착했다. 온연은 그녀가 나가는 걸 보면 콩알이가 또 칭얼댈 게 뻔하니 특별히 유씨 아주머니에게 콩알이를 데리고 한쪽에서 놀아 달라고 말했다. 성공적으로 탈출한 뒤, 그녀는 차에 타고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자꾸 이런식으로 콩알이를 집에 버려 두는 게 안 좋은 거 같아요, 분명 또 칭얼댈 텐데요.” 목정침은 아무렇지 않았다. “언젠간 클 텐데, 언제까지 엄마 옆에만 있을 수는 없잖아? 나 목정침의 아들은 절대 약하게 안 키울 거야.” 말을 끝낸 후 그는 그녀를 보았다. “너 오늘
경소경, 진몽요와 함께 만나서 네 사람은 대화를 나눈 뒤, 또 빠르게 흩어졌다. 남자들은 자연스럽게 이런 자리에서 사업 얘기를 하니 여자들에게는 지루한 대화였다. 들은 바로는 이 저택의 주인은 해외에 오래 살았었고, 얼굴이 잘 알려진 인물이었다. 국내외에서 하고 있는 사업들의 규모가 작지 않았고, 많은 사람들은 그에게 들러붙고 싶어서 어떻게든 엮이려고 했다. 목정침과 경소경이 여기 온 건, 저택의 주인이 계속해서 협력을 해온 오랜 친구였기 때문이다. 진몽요는 정원 안에 있는 엄청난 사이즈의 수영장을 보고 감탄했다. “이 사람 돈 진짜 많다, 여기 자주 살지도 않으면서 이렇게 호화롭게 꾸며놨다니. 인테리어만해도 거의 집 가격이랑 비슷할 거 같은데, 너무 오버스러운 것 같아. 수영장도 너무 크잖아.” 온연은 웃었다. “돈 많은 사람들의 세계가 다 이렇지 뭐. 어떻게 사냐에 따라서 다른거니까. 너도 이렇게 살고 싶으면 살 수 있잖아.” 갑자기, 무리 지은 중년 여자 세 명이 술잔을 들고 걸어왔다. “두 분 목 사모님이랑 경 사모님 맞으시죠? 만나서 반갑습니다.” 온연은 살짝 웃으며 술잔을 들고 살짝 한 모금 마셨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진몽요는 비록 낯선 사람을 마주하는 게 불편했지만, 온연은 하는 걸 보고 따라서 배웠다. 세 여자들이 멀어지자 진몽요는 물었다. “연아, 너 저 사람들 알아?” 온연은 어깨를 들썩였다. “몰라, 한번도 본 적 없어. 이런 자리가 원래 그렇잖아? 너가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군가 와서 친한 척할 거야, 익숙해지면 돼. 너도 예전엔 진가네 아가씨였는데, 안 가본 자리가 어딨어? 이런 것도 나한테 물어봐야 해?” 진몽요는 투덜거렸다. “난 이런 장소를 싫어해서, 대부분은 아빠가 강제로 나를 데려갔었거든. 그땐 내가 어렸어서 별로 가치가 없으니, 다들 우리 아빠 때문에 인사하러 왔었지.” 가을에는 비가 비교적 많이 내리는 편이라, 갑자기 내린 소나기에 사람들은 실내로 들어갔다. 진몽요는 경소경과 목정침
예군작과 국청곡이 오자 분위기는 살짝 굳어졌다. 김승훈과 란닝은 서로 얽힌 관계를 몰라서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 했고, 경소경과 목정침의 표정은 동시에 어두워졌다. 예군작은 사람들을 슥 훑어보았고, 시선이 진몽요를 향했을 때 잠시 멈추었다가, 동공 깊은 곳에서 숨겨진 ‘야망’이 살짝 보였지만, 또 금방 아무렇지 않아졌다. “사람은 다 늙으면 병에 들어 죽으니까요, 유감스러울 것도 없죠 뭐.” 국청곡은 진몽요는 손을 흔들었고, 두 사람은 서로를 보고 웃었다. 목정침이 예군작 (전지)의형인 걸 알고나서 국청곡은 인사를 안 하는 게 이상한 거 같아서 머리가 살짝 아파왔고, 작은 소리로 불렀다. “아주버님, 형님.” 안 그래도 이상했던 분위기가 더 이상해졌고, 목정침의 표정은 놀랄 정도로 차가워졌으며, 예군작도 마찬가지였다. 온연은 어쩔 수 없이 국청곡으 향해 웃었다. “저희는 저쪽 가서 얘기해요, 남자분들은 일 얘기 나누세요. 저희도 옆에만 있으면 지루하니까요.” 국청곡은 고개를 끄덕였고, 진몽요의 팔을 잡았다. 세 여자는 사람이 없는 구석으로 갔고 진몽요는 긴 숨을 내쉬었다. “청곡씨, 너무 대담하네요. 어떻게 감히 예군작씨 앞에서 목정침씨한테 아주버님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 사람도 호칭으로 목정침씨를 불러본 적 없을 거예요! 제가 저번에 확실히 얘기를 못한 거 같은데 이미 알겠지만, 두 사람 사이 별로 안 좋아요. 서로를 죽이고 싶어 할 정도라고요!” 국청곡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저도 대충 예상은 했지만… 혈연관계는 변할 수 없잖아요. 둘이 사이가 안 좋다고 해서 제가 아주버님이라고 못 부르는 건가요? 저랑 아주버님 사이엔 원한도 없잖아요… 방금은 괜히 인사를 안 하면 안될 것 같아서요.” 온연은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괜찮아요, 이미 불렀잖아요. 예군작씨가 그쪽을 잡아먹을 것도 아니고, 원래 이러는 게 맞으니까 다같이 잘 지내면 좋죠.” 진몽요는 입술을 삐죽거렸다. “다같이 잘 지내긴 개뿔, 난 상상도 못 하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