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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화 나도 임신했다

배인호가 나간 후 이우범과 다른 사람들은 나를 한 번씩 힐끗 쳐다봤다.

만약 조금 전 전화 온 상대가 서란이라면, 잠시 후 이 전처와 현처가 같은 자리에서 밥을 먹는 광경일 것이다.

정아는 화를 참지 못하고 갑자기 벌떡 일어섰다.

“됐어, 나 안 먹어!!”

“왜 그래, 난 괜찮아.”

나는 정아의 불안정한 정서가 태아의 발달에 영향을 끼칠까 봐 두려웠다.

노성민은 얼른 정아의 배를 어루만졌다.

“아기야 겁내지 마, 너희 엄마는 너한테 화난 게 아니란다!”

정아는 손바닥으로 노성민의 이마를 냅다 때리며 말했다.

“너와 배인호가 친구란 것만 생각하면, 너랑 결혼하고 싶은 생각이 아예 싹 사라져!”

노성민은 억울하단 듯이 이마를 감싸며 아무 말도 못 했다.

“정아야, 너 지금 임신 상태라 너무 화내고 그러지 마.”

나는 정아에게 다시 한번 상기시켜 줬다.

분위기가 무거워진 상태에서 룸 문이 열렸다.

배인호는 한 남자와 웃으며 들어왔고, 둘 사이는 꽤 친해 보였다.

하지만 나는 그 남자가 누군지 모른다.

“우지훈?”

이우범이 그 남자를 알아보고는 반가움 섞인 목소리로 말을 건넸다.

“우범아, 오랜만이다!”

우지훈의 나이는 배인호와 비슷해 보였고, 외모나 스타일은 점잖은 편이었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이우범과 인사를 나눴다.

인사를 나누면서 배인호와 우지훈은 다시 착석했다.

나는 배인호가 서란이를 데리러 간 줄 알았는데 예상치 못하게 남자 한 명을 데리고 와서 약간 어안이 벙벙했다.

우지훈은 바로 내 맞은편 자리에 앉았고, 나는 그가 누군지 떠오르지 않아 그를 자꾸 힐끔거렸다. 그러다 어렴풋이 어디선가 본 것 같았고, 한참을 생각한 후에야, 전에 배인호의 앨범에서 봤던 기억이 떠올랐다.

배인호의 앨범에는 어릴 때부터 어른이 될 때까지 그의 중요한 추억들이 기록되어 있는데, 그중 한 장은 그와 이우범, 그리고 나이가 비슷한 남자아이가 함께 찍은 사진이었다.

그것은 고등학교 졸업 때 세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이었고, 사진에 있는 한 소년의 얼굴은 지금 눈앞의 우지훈과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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