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8화 같이 눈사람 만들기

나는 비닐봉지를 받아서 들었다. 겉보기엔 시장에서 파는 것보다 못해 보였지만 깨끗하고 싱싱해 보였다. 나는 전혀 싫지 않았고 그녀와 서중석이 대단해 보이기까지 했다. 한 사람은 밖에서 가사 도우미로 일하고 다른 한 사람은 집에서 직접 농사를 지어 자급자족하고 있으니 말이다.

“아주머니 고마워요. 이 일은 아주머니도 모르고 있었잖아요. 아주머니 잘못 아니니까 마음에 담아 두지 마세요.”

나는 부드럽게 말했다.

“아이고, 사모님이 착해서 그래요. 원석이 걔가 원래 욱하는 성격이라 전에도 사고 많이 치곤 했었는데 이번에 또 이러니 형수가 돼서 대신 사과하는 거 빼고는 할 게 없네요.”

윤 집사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보아하니 아직 배인호와 서란 사이의 일을 모르고 있는 듯했다. 그렇지 않고서는 서원석 얘기만 할 리가 없었다.

윤선은 나와 한참이나 수다를 떨었다. 윤선에게 밥 먹고 가라고 했지만, 그녀가 한사코 거절했다. 윤선이 가기 전 나는 아무렇지 않은 듯 물었다.

“아주머니, 아는 사람 중에 혹시 스무 살 조금 넘은 여자애 있어요? 친구가 한 명 있는데 성격은 좋은데 여자친구를 못 찾아서 저한테 소개해 달라고 하는데 제가 아는 사람이 있어야죠!”

“사모님, 저도 마땅한 사람이 없네요. 제가 있을 수가 있나요?”

윤선이 손을 저으며 말했다.

“아주머니 따님 대학생이라고 하지 않았나요? 친구 많을 텐데. 다들 꽃 같은 나인데 만약 따님분 남자 친구 없으면 소개해 주고 싶거든요. 제 친구 진짜 괜찮은 애예요.”

내가 아쉬워하며 말했다.

윤선이 말을 하려다 말았고 몇 초 동안 침묵을 지키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내 딸 요새 남자 친구랑 헤어졌어요. 요즘 쫓아다니는 남자가 있다고는 들었는데 누군지는 안 알려주려고 하더라고요.”

‘서란이 먼저 가족들한테 정보를 흘렸다고?’

나는 많이 놀랐다. 그렇게 고분고분한 여자애가 부모님들 목덜미 잡고 쓰러질까 무섭지도 않은 건가?

전생에 그녀가 먼저 집에 관계를 공개한 건지 아니면 배인호가 강압적으로 그녀의 부모 앞에 나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