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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4화 면회를 가다

“쓸데없는 생각을 너무 많이 하네요, 민설아 씨. 지금 당신이랑 이럴 시간 없으니까 이렇게 찾아오지 마요.”

나는 덤덤한 표정으로 민설아를 쳐다봤다. 사실 그녀는 서란 보다 더 총명했다. 배인호가 거리를 두고 밀어내도 억지로 밀어붙이지 않고 배인호의 다른 친구를 매수할 생각도 하지 않고 나만 괴롭혔다.

이우범도 민설아가 먼저 회유한 건 아닐 것이다. 아마 오래전부터 같은 배를 타고 있다고 봐야 했다.

민설아는 불같이 화를 냈다.

“쓸데없는 생각이라고요? 허지영 씨, 참 매정하네요. 인호 씨를 뺏어가더니 빈이까지 뺏어가려는 거예요? 너무 잔인한 거 아니에요?”

이 말은 맞았다. 빈이를 뺏어오고 싶은 건 사실이었다.

빈이의 친모도 아니고 빈이에게 그렇게 못되게 구는데 빈이가 계속 학대받게 남겨줄 수는 없었다.

“아빠 휴식 방해하지 마요. 간호사 선생님!”

나는 민설아와 더는 입씨름하기 싫어 옆에 있는 간호사를 불렀다.

“이 사람 지금 환자의 휴식을 방해하고 있는데 경비 불러서 쫓아주세요.”

간호사는 아빠는 알고 있었지만 민설아는 누군지 몰랐기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아가씨, 나가 주실래요? 환자가 휴식이 필요해서요. 협조 안 하시면 경비를 부르는 수밖에 없어요.”

민설아의 표정이 붉으락푸르락했다. 딱 봐도 마음에 내켜 하지 않는 눈치였지만 여기는 병원이라 경비가 그녀를 내쫓으러 올 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었다. 민설아는 나를 서늘하게 째려봤다. 그 눈빛에 나는 소름이 끼쳤다.

‘내가 죽기를 바라는구나.’

순간 머릿속에 드는 생각이었다.

민설아가 가고 나는 바로 변호사에게 연락했다. 전에는 계속 서울에 있으면서 노민준을 지켜보라고 했었다. 하지만 노민준은 이미 살인 미수를 인정받아 형을 살고 있었다. 하지만 민설아를 토해내기 전까지 나는 포기하지 않을 생각이다.

“이 변호사님, 전에 가보라고 했던 곳 있잖아요, 가봤나요?”

나는 전화에 대고 변호사에게 물었다.

“네, 허지영 씨, 전에 말한 곳은 이미 가봤습니다. 노민준은 나이 든 어머니와 이혼한 전처 사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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