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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2화 허 씨지 배 씨가 아니다

빈이에 관해 토론하기 위해 배인호의 연락을 그렇게 기다렸지만 결국 연락이 되지 않았다.

지금 빈이 문제가 거의 해결되니까 배인호는 전화를 걸어왔다. 로아와 승현이 문제로 전화했을 가능성이 매우 컸다. 나는 마음이 불안하고 초조한게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하여 나는 배인호의 전화를 받지 않았고 빠른 속도로 운전해 집으로 향했다.

엄마, 아빠는 이미 집에서 짐을 간단하게 싸놓고 아줌마까지 둘이나 붙여주며 내가 집으로 들어가자마자 빨리 이곳을 떠나라고 했다.

“배인호랑 그 집 사람들 찾아와서 손주들 데려가겠다고 하면 난 허락하지 않을 거야.”

아빠는 태도가 견결했다. 병이 나은 지 얼마 되지도 않는 아빠가 이런 일로 감정 기복이 심해질까 봐 걱정이었다.

“아빠, 걱정하지 마세요. 나는 로아와 승현이 배씨 집안에 보내지 않을 거예요.”

내 결정도 엄마 아빠와 같았다. 많은 일이 일어났고 배인호도 나를 여러 번 도와주면서 보상했지만 그를 용서할 정도는 아니었다.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내 첫 번째 아이가 그의 손에 죽었기에 더는 내 아이의 아버지가 될 자격이 없다.

이 일에서만큼은 나도 내 주장을 견지했다.

“그럼 일단 빨리 여기를 떠나. 어디론가 가서 숨어.”

엄마가 나를 재촉했다.

부모님은 내가 이번에 아예 이곳을 떠나 머나먼 외국으로 갔으면 했다. 배씨 집안 사람을 얼마나 싫어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숨고 싶지 않았다. 숨어서 될 일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두 아이를 위해서라도 배인호는 모든 힘을 동원해 나를 찾아내려 할 것이다.

로아와 승현이를 데리고 여기저기 도망 다니면서 정처 없는 생활을 하기가 싫었다.

내 생각을 들은 엄마는 화를 못 이겨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가슴을 부여잡았다. 내가 위로를 건네기도 전에 빈이 오히려 그쪽으로 달려가더니 얌전하게 엄마의 팔을 부축하며 말했다.

“할머니, 화내지 마요. 아빠가 내 동생 로아와 승현이 데려가지 못하게 할게요.”

빈이는 자기가 배인호의 친자가 아니라는 걸 아직 모르고 있었기에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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