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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8화 아무 일도 없었던 거야

민설아 같은 이런 인간은 인간성이라는 게 없는 모양이다. 아니면 어릴 때부터 그녀를 오냐오냐 키운 어머니 덕에 자신의 언니를 똘마니처럼 삼으면서 큰 탓에 마음의 균형을 잃은 걸지도 모르겠다. 모든 사람이 그녀를 위해 움직이고 그에 대한 보답은 필요 없다고 생각하니까.

그녀의 어머니와 언니는 그래도 정상인에 속한다고 할 수 있겠다. 그래도 감정이라는 게 있으니까. 하지만 민설아는 사랑이라곤 없는 인간 같다. 제 손으로 키운 아이에게 일말의 감정도 생기지 않으니 말이다.

이때, 민설아가 갑자기 미친 사람처럼 나를 확 밀어버렸다. 내가 바로 서서 망정이지 하마터면 그대로 넘어질 뻔했다.

“허지영. 다 너 때문이야. 네가 날 이렇게 만들었다고!”

미친 듯이 나를 탓하기 시작하는 민설아,

“내가 아이를 입양하고 싶어 하는 줄 알아요? 내가 인호 씨 아이를 낳고 싶지 않았겠느냐고요. 다 당신 때문이야. 당신 때문에 내가 인호 씨를 잃고 아이를 가질 권리마저 잃은 거라고요!”

나는 재빨리 그녀에게서 멀리 떨어졌다. 나는 벌렁대는 심장을 애써 가라앉히며 눈앞의 이 미친 여자를 경계했다.

“말했죠. 우현 씨와 결혼 했을 때 난 당신의 존재를 몰랐다고요. 제 탓을 한다고 뭐가 달라져요?”

“당신만 아니었어도 내가 강물에 뛰어들어 죽은 척했을 리도 없고 죽을 뻔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감염 때문에 자궁을 도려낼 일도 없었을 거라고요. 그랬다면 난 지금쯤 아이를 가질 수 있었을 텐데. 당신이 불임이라는 얘길 들었을 때 내가 얼마나 기뻤는지 알아요? 그거야말로 하느님이 날 위해 복수해준 거죠!”

민설아의 웃음은 기이하다 못해 정신병자 같았다. 나는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것 같았다.

말을 잇는 민설아,

“그런데 인제 와서 다시 임신이 된다고요? 하하하. 내가 당신한테 줬던 게 임신을 못 하게 하는 약이었을 텐데 하느님도 무심하시지, 하필 그때 쌍둥이를 낳게 하시고. 그 말은 내가 귀국 한 뒤에도 그쪽은 우현 씨랑 잤다는 거잖아요? 그땐 분명 이혼했을 텐데 왜 잔 거지? 그냥 우현 씨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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