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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4화 엄마라고 부를 수 있어?

배인호의 간병인 집사 임원희는 겁도 없이 배인호가 오늘 이우범네 집에서 잔다고 하니 나를 배인호 집에서 하루 묵고 가라고 했다.

“허지영 씨, 오늘 저녁 여기서 하룻밤 쉬고 가요. 때마침 배인호 씨 검사보고서도 보여드릴 것 있고요.”

그 말에 나는 잠시 머뭇거렸다. 배인호가 집에 없다고 한들 빈이는 집에 있지 않겠는가? 나는 빈이가 나를 발견하고는 배인호에게 참지 못하고 알려줄까 봐 겁이 났다.

하지만 다시 생각을 고쳐 보면, 내가 온 목적이 바로 배인호를 보려고 온 거 아닌가? 이건 언젠가는 있어야 할 일인 거고, 지금은 합당한 타이밍을 찾고 있을 뿐이다.

이윽고 나는 머리를 끄덕이며 답했다.

“네.”

나는 그러고는 그녀 따라갔다. 여기는 내가 예전에 살았던 집이라 한눈에 뭐가 변한 게 있는지 없는지 알아챌 수 있을 만큼 잘 알고 있다. 그 집은 예전과 변한 게 하나도 없을뿐더러, 그녀는 나를 거실로 데려가며 알려주었다. 배인호가 일부러 원래대로 아무것도 터치하지 않았다고 말이다. 그래야만 예전에 나와 아이들이 여기에서 생활한 걸 그대로 느낄 수 있다면서 말이다.

“허지영 씨, 일단 앉아요. 물 한 잔 가져다드릴게요.”

임원희는 그러면서 주방으로 향해서 갔고, 나는 갑자기 뭐가 떠올라 얼른 이우범에게 문자 한 통을 보내 현재 상황에 대해 알려주었다.

곧 이우범에게서 답장이 왔다.

「네, 인호 지금 여기 있어요. 만약 인호가 집에 돌아가려 한다면 바로 알려줄게요.」

나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때마침 임원희도 물 한 컵을 가져다주더니, 위층으로 배인호의 검사 치료 자료를 가지러 다시 올라갔다. 나는 거실에서 앉아 마음이 다소 혼란스러웠다. 한편으로는 배인호가 집에 돌아와서 우리가 서로 만날 수 있었으면 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의 자존심은 일단 지켜주고, 적절한 시기에 만나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공존했다.

이때, 임원희가 위층에서 내려오기도 전에 빈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빈이는 위층에서 달려내려 오며 말했다.

“아저씨, 나 숙제 다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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