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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7화 거절당하다

확신의 답을 듣고 난 뒤 이우범은 잠시 정색했다가 다시 미소를 띠며 말했다.

“그래요, 제가 도와드릴게요.”

“네, 제가 잠시 여기에 머물러도 괜찮을까요?”

이우범만 나를 도와주면 나는 충분하였다.

이우범은 거절하지 않았다.

나는 그곳에서 살았다. 실은 나는 이곳이 아주 익숙하였다. 그래서 적응하는 데는 어렵지 않았다.

지금 나와 배인호는 벽 하나를 두고 있었고 그는 내가 여기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아는 듯했다. 그래서인지 그는 며칠 동안 이곳에 오지 않았다.

이우범이 말하길, 평시에는 거의 매일 그가 찾아와서 이야기를 나눴고 대부분 옛이야기를 하였다고 했다. 그리고 반신마비 때문에 그가 점점 우울해졌고 예전보다 적게 웃고 생각에 잠겨있는 날이 더 많았다고 했다.

도리어 빈이가 자주 놀러 왔고 나한테 계속 이렇게 말했다.

“아줌마, 아저씨는 아줌마에게 부담을 덜어드리려고 방해 하지 않으려고 거절한 거예요. 아저씨는 그 여인을 하나도 좋아하지 않아요.”

그 여인은 바로 냥이였다.

나도 빈이의 말을 믿었다. 하지만 계속되는 며칠간 냥이는 배인호 곁을 떠나지 않았다. 가장 의외인 것은 이우범의 이층 객실은 배인호 집의 이층 안방과 마주하였는데 내가 기억한 것이 틀림없다면 그 안방은 예전에 내가 살았던 안방이었다.

베란다는 베란다를 마주해있었다. 비록 약간의 거리가 있었지만, 문을 열고 커튼을 치지 않는다면 안방의 가구들을 볼 수가 있었다.

이때 나의 눈에 띈 것은 안방에서 두 사람이 서로 안고 있는 모습이었고 냥이가 휠체어 뒤쪽에서 인호의 어깨를 감싸고 있었으며 아주 친근해 보였다.

내가 베란다에 서있는 모습이 너무 눈에 띄었던 탓에 두 사람은 나를 발견했고 나를 쳐다보았다.

냥이의 눈에는 놀라움과 민망함이 가득했지만, 배인호는 단지 불쾌함 뿐이었다.

그는 고개를 돌려 무슨 말을 하였고 냥이도 그녀의 귀를 그의 입술에 갖다 대고 진지하게 그의 말을 들었다.

두 사람이 말을 마친 뒤, 냥이가 일어나서 베란다에 오더니 나를 향해 웃으면서 커튼을 닫았다.

하지만 너무 급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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