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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4화 눈치 채다

그 사진은 나도 본 적이 있었다.

나는 배인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냥이가 이미 말해줬기에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배인호는 심리적인 장애가 더 큰 것 같았다. 그는 자기의 하반신 마비를 받아들일 수 없었기에 나를 밀어내는 것을 선택했다. 나는 그의 마음속 매듭을 풀어주고 싶을 뿐이다.

나는 당연히 빈이에게 모두 거짓이라는 것을 알려주지 않았다. 빈이는 반드시 배인호에게 가서 말할 거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나는 쪼그리고 앉아 빈이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

“빈이야, 나와 아저씨 일은 이미 지나갔어. 나와 아저씨는 인연이 아닌 거야. 빈이도 봤겠지만 동생들에게는 아빠가 필요해. 그리고 우범 아저씨는 아이들과 아줌마한테도 엄청 잘해주니까 가장 적합한 사람이야. 그래서 아줌마는 이미 결정했어.”

“하지만...’

빈이는 조금 아쉬워하며 뭔가 더 말하려고 했지만 마침 이우범이 걸어 나왔다. 그가 뭐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빈이는 그를 보자마자 얌전히 입을 닫았다. 비록 나이는 어렸지만 눈치가 빨랐다. 자연스럽게 이우범의 앞에서 배인호의 칭찬을 하면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었다.

빈이는 환하게 웃으며 나와 이우범을 향해 손을 저었다.

“아줌마, 아저씨 저 먼저 갈게요. 다음에 동생들하고 또 놀아주러 올게요.”

“그래.”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임원희는 이미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문을 열자마자 그녀는 나를 향해 웃으며 빈이를 데려갔다.

문을 닫은 뒤 나는 깊은 한숨을 쉬었다. 이를 본 이우범은 다정하게 물었다.

“무슨 일 있었어요? 왜 그렇게 한숨을 쉬어요?”

“우범 씨 날 원망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나는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매번 나에 대한 그의 마음을 이용했다. 비록 솔직하게 말하고 모든 걸 상의했지만 방금 빈이의 말에 나는 조금 마음이 불편했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만약 이우범과 내가 함께 한다면 더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여전히 똑똑히 느끼고 있었다.

그는 좋은 남편과 좋은 아빠가 되어 줄 것이다.

이우범은 멈칫하더니 웃음을 터트렸다.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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