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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화 서란의 변화

“묻고 싶은 게 있어요.”

떠나려는데 이우범이 다시 입을 열었다. 엄청 중요한 일 같았다.

“뭔데요?”

나는 살짝 궁금했다.

“훗날 내가 서란을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우범이 이상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등에 서늘한 기운이 느껴졌다. 이우범도 환생한 게 아닐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나의 경악스러운 눈빛을 보더니 이우범이 귀띔했다.

“그쪽이 한번 술 마시고 내 차에서 횡설수설한 적이 있는데 서란 포기하라고 배인호랑 뺏지 말라고 그랬거든요. 근데 나는 그게 술기운에 그냥 한 말 같지는 않았어요.”

깜짝 놀랐다. 그냥 내가 술 먹고 전생에 일들을 흘린 거였다.

다행이라 생각하고는 웃으며 말했다.

“그냥 한 소리죠. 그쪽이랑 배인호 어릴 때부터 같이 자란 좋은 친구인 거 아는데 다 서란한테 빠지면 안 되잖아요. 같은 여자한테 빠진다고 하더라도 우정을 선택할 거 같은데?”

터무니없는 소리였다. 전생에 그들은 물고 뜯고 난리였다. 동물 농장에서 두 사자가 왕 자리를 놓고 싸우는 장면과 매우 흡사했다.

이우범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그럴 수도.”

할 말을 끝내고 그는 자신의 차로 향했고 이내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나만 주차장에 덩그러니 남은 채 한참을 멍해 있었다.

‘그럴 수도라는 게 뭔 말이지? 서란을 사랑하게 된 건 맞는데 애써 억누르고 있다는 건가?’

어떻든 간에 이건 그 두 남자 인생에서 꼭 넘어야 할 산이다. 나는 곧 배인호와 이혼할 거고 이 모든 상황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방관자가 될 것이다. 하지만 배인호가 언제 이혼 서류를 보내올지는 알 수 없었다.

며칠이고 기다렸지만, 이혼 서류는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이 일로 나는 회사까지 들렀지만, 배인호가 요 며칠 회사에 없다는 말만 들었고 그는 보이지 않았다.

‘병원에서 미래 장인어른 시중을 드는 건가?’

다시 병원으로 향했고 서중석의 병실을 알아내어 그쪽으로 향했다.

서중석은 잠들어 있었고 서란은 통화를 하고 있었다. 나를 보고는 낮지만 부드러운 목소리로 전화에 대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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