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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화 목 졸려 죽을 뻔하다

전생의 비극이 떠올랐다. 아빠 엄마의 그 불쌍하고 처량한 모습이 떠올라 서글퍼졌고 눈물이 끊임없이 흘러내렸다. 부모님을 그렇게 만든 게 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사랑에 눈이 멀어 허우적대는 모자란 딸을 낳은 게 그들의 큰 죄였다.

울어서 그런지 언어 구사 능력도 떨어진 거 같았다. 사진을 붙잡고 울기만 했고 한마디도 제대로 내뱉을 수가 없었다.

환생 후 처음으로 배인호 앞에서 이렇게 슬프게 울어 본다. 눈물로 흐릿한 시선 속에 배인호가 걸어오는 게 보였다. 그는 망설이다가 손을 들어, 내 얼굴을 감싸고는 엄지손가락으로 내 눈물을 닦아주었다.

“왜 울어?”

배인호가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이혼하자 해서 그러자고 했잖아요!”

나는 애써 북받쳐 오르는 서러움을 억제하며 말했다.

“뭘 더 어쩌라는 거예요? 위자료 덜 줘도 돼요... 쓸데도 없어요... 끅... 이걸로 아빠 엄마한테까지 손댈 필요는 없잖아요! 아직 인호 씨 장인 장모인데!”

“이혼은 네가 하자고 했지.”

배인호가 내 말의 흠을 잡아 주었다. 목소리에도 기분 나쁨이 좀 묻어 나왔다.

“여태까지 난 이혼하자고 한 적 없어. 네가 여러 번 얘기했지.”

“내가 이혼하자고 한 건 인호 씨가 원하는 게 그거니까 그런 거죠!”

나는 그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서란 사랑하는 거 아니에요? 서란한테 명분도 줘야 할 거 아니에요! 하루라도 빨리 이혼해서 서로 체면 지키는 게 좋지 않겠어요?”

배인호가 머리를 숙여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까만 눈동자는 사람을 빠지게 하는 매력이 있었다. 사람을 볼 때 그 눈빛은 늘 냉랭했고 온도가 잘 없었다.

“대답할 필요 없어요. 이 사진 갖고 협박할 필요도 없고요. 위자료 안 받으면 되잖아요. 부모님이 나 충분히 먹여 살릴 수 있어요.”

배인호의 침묵 속에서 나는 또 한 번 마음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 더 이상 이곳에 있기가 싫었고 말이 끝나자 내 방으로 올라가 외투를 챙겨 나가려고 했다.

현관에서 신을 갈아 신으면서 거실에 서 있는 배인호를 힐끔 쳐다보았다. 코 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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