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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화 결혼 축하 선물

서란은 내가 더는 대꾸하지 않자, 가방을 집어 들며 일어났다.

“지영 언니, 들어보니 언니 이혼할 때 일전 한 푼도 안 받는다면서요? 그거 너무... 바보 같은 짓 아닌가요? 10년 동안의 젊은 시절은 보상받아야죠. 여자한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젊음이잖아요.”

말을 마친 그녀는 자리를 떠났다.

나는 너무나 화가 났다. 상간녀 주제에 본처한테 위자료 정도는 받아야 한다고 말하면 본인이 착한 사람이라도 된 줄 아나?

게다가 그녀는 내가 10년 동안 배인호를 좋아했다는 거도 알고 있었다!

그녀한테는 분명히 기쁨과 동정심이 공존할 것이다. 나는 10년이란 시간을 배인호한테 바쳤는데 그녀는 몇 달도 안 돼서 배인호의 사랑을 얻을 수 있었으니 말이다. 게다가 배인호가 본인한테 더 잘해주는 거도 분명히 알고 있을 거다.

배인호가 그녀한테 말했겠지? 나는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진정시키려 노력했다. 사람들한테 한두 번 웃음거리가 된 거도 아니니, 서란 한 명 더 늘었다고 해도 변하는 건 없으니 말이다.

내가 화를 참지 못하고 난리를 치면 아마 내 꼴만 더 우스워질 것이다. 나는 이혼까지 참았다가 그 뒤에는 세계 여행이나 할 계획이다. 어쨌든 시간은 사람의 마음을 치유해 줄 수 있으니 말이다.

“가지볶음 도착이요!”

정아는 포장해 온 음식을 들고는 신이 나서 돌아왔다. 하지만 내 안색이 심상치 않은 걸 보고는 걱정되는 듯 물었다.

“왜? 뭔 일 있어? 낯빛이 너무 안 좋은데? ”

나는 애써 웃어 보이며 말했다.

“너한테 들려줄 게 있어.”

나는 핸드폰을 꺼내 들며, 방금 녹음 내용을 들려줬다.

녹음본을 들은 정아는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얼굴이 빨개져서는 욕설을 퍼부었다.

“이거 완전 미친년이잖아, 지금 너 죽이려고 한 거 맞지? 아 안 되겠어. 나 당장이라도 그년 쫓아가 싸대기라도 날려야 될 것 같아!”

“정아야, 하지 마.”

나는 머리를 저으며 말했다.

“걔 지금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데 뭘 어떻게 쫓아간다는 거야?”

“그년 서울대 성악과 아냐? 사람 시켜서 걔 학교에 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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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강인경
너무 재미있어요~~연재 많이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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