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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화 고단수의 밀당

나는 서란이 배인호가 아닌 다른 남자를 데리고 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 상대는 서란의 남자친구는 아니고, 그녀를 현재 쫓아다니는 남자였다.

서란은 그와 함께 자리에 앉았고, 윤선은 그들에게 물을 따라 줬다. 서중석은 반대편에 앉아 유심히 그 남자를 살펴보았다.

나는 그 옆에 앉아있었고, 혼란으로 가득 찼다.

한참 후 서란이 나를 향해 말했다.

“지영 언니, 저 언니한테 할 말 있어요.”

“그래.”

나는 몸을 일으켜 그녀와 함께 침실로 향했다.

서란은 문을 닫으며 망설임 없이 말했다.

“언니, 제가 집에 데리고 온 사람이 배인호 사장님이 아니라서 언니가 놀라신 거 같더라고요. 근데 제가 사장님한테 마음은 흔들렸어도, 상간녀가 되는 건 저 스스로 용서할 수 없더라고요. 그래서 배인호 사장님한테 분명하게 말했고, 진수 씨랑 만나보려고요. 이 얘기 하려고 언니 부른 거예요.”

진수 씨는 바로밖에 있는 저 남자이다.

“그 사람이 동의했어?”

나는 서란이 배인호한테 맞서기에는 너무 약하다고 생각되어 괜히 미심쩍었다. 배인호가 동의하지 않는 한 그녀는 다른 남자와 좋은 결과를 바랄 수가 없으니 말이다.

“동의하든 안 하든 그건 그 사람 일이죠.”

서란은 마치 결심이라도 한 듯 단호하게 말했다.

나는 어떤 부분이 찝찝한지 말하기는 어려웠지만, 일단 서란이 집에 데려온 남자는 배인호가 아니었다.

나는 침실에서 나온 후 더는 여기에 머물고 싶지 않아, 저녁을 먹고 가라는 제안도 거절했다. 윤선은 지은 약을 나한테 가져다주면서 주의 사항과 복용 횟수를 알려 주었다.

서란은 옆에서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엄마, 저건 뭐예요?”

윤선은 얼굴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고 괜히 언성을 높이며 말했다.

“넌 어린애가 별걸 다 알려고 하니?”

“내가 이모님한테 부탁한 약이야.”

나는 오히려 공개적으로 서란한테 말했다.

“나랑 인호 씨한테 애가 안 들어서서 내가 예전에 윤 이모님한테 약 좀 부탁드린 적 있거든. 효과가 괜찮긴 한데 그래도 노력해야지.”

서란이 이젠 배인호를 완전히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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