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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화 그녀는 자살할 것인가?

나는 아빠를 제지했다.

“가지 마세요, 아빠. 제가 수년간 억울하게 당하며 살았다는 거 아시잖아요. 이제 다 내려놓았어요. 차라리 이혼하는 게 모두에게 좋을 것 같아요. 지금 아빠가 그러시면 저희 가문에 좋지 않을 거예요. 이런 문제로 더 큰 대가를 치르지 않는 것이 좋겠어요.”

나는 이런 일을 이미 한번 겪었기에 이성적이었다.

설득 끝에 아빠는 나의 결정을 존중해 주셨고, 나도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역시 적절한 시기에 적당한 요구를 제시해야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만약 배인호와 서란이 들키기 전에 내가 이혼을 제기했다면 양가 부모님 모두 나를 설득하려 하셨을 것이다. 내가 이혼 소송을 하는 사실을 아직 몇 명이 모를 때 일이 밝혀진 것은 정말 하늘이 도운 것이다.

통화가 끝나고 나는 고민하다가 이우범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디 있어요?”

이우범은 조금 걱정하는 듯했다.

“시어머님이 서란을 찾아내 만난 건 알고 있어요?”

“네, 알고 있어요. 인호 씨가 전화 와서 서란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하던데요.”

나는 접시에 채소를 골라 먹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우범 씨도 내가 시어머니한테 서란의 일을 말씀드렸다고 생각해요?”

이우범과 배인호는 좋은 친구이니 당연히 배인호의 편을 들 것이다. 그들 마음속에서 나는 쭉 배인호를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 가리지 않는 원망스러운 여자였을 것이다.

이우범은 재빨리 대답했다.

“아니요. 지영 씨가 말하지 않았다는 거 알고 있어요.”

나는 놀라서 물었다.

“날 믿어요?”

“네, 이혼하고 싶어 하잖아요? 지영 씨가 시어머니한테 말씀드리면 결국 일이 더 복잡해질 텐데요.”

이우범은 대답했다.

“우범 씨가 나를 믿어줄지는 몰랐네요. 고마워요.”

나는 조금 안도감이 들었다.

“이제 어떻게 할 거예요?”

이우범은 또 물었다.

나는 이미 이혼소송을 했다는 사실을 말하니, 전화기 반대편에서 잠시 침묵이 흐르더니 침대에서 뒤척이는 듯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정말이에요?”

나는 웃으며 말했다.

“거짓일 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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