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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0화

이튿날 아침.

유진우는 풍우 산장의 일을 간단하게 안배한 후 차를 타고 강능으로 향했다.

칠색 영지까지 손에 넣었으니 영약을 전부 다 구했다. 이젠 모든 준비가 끝났다.

주정뱅이 영감이 하루하루 못해져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른다. 하여 하루빨리 수명단을 만들어서 마음의 걱정거리를 덜어야 했다.

차를 한참 동안 타고 나서야 드디어 평안 의원에 도착했다.

그 시각 의원은 평소처럼 아주 조용했다. 주정뱅이 영감은 술에 잔뜩 취한 채 술 냄새를 풍기면서 의자에 누워있었다.

임윤아는 여전히 한시도 가만히 있질 않고 여기저기 닦거나 빨래도 하고 밥도 했다. 임윤아의 손길이 닿은 의원은 깔끔 그 자체였다.

검밖에 모르는 왕현은 마당에서 검을 훈련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예전에는 빠른 검을 훈련했다면 이젠 늦은 검을 훈련했다. 보기에는 평범한 검법이었지만 사실은 실력을 감춘 어마어마한 검법이었다. 전보다 완전히 달리진 모습이었고 새로운 경지에 이르렀다고 할 정도로 강해졌다. 그동안 왕현의 실력이 아주 많이 늘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슉!

왕현이 검 훈련에 몰두하고 있던 그때 은침 하나가 날아와 그의 가슴팍을 찌르려 했다. 왕현의 눈빛이 날카로워지더니 검을 휘둘러 은침 끝을 정확하게 가격했다.

쨍!

은침이 순식간에 날아가 바닥에 꽂혀 종적을 감추었다.

“누구야? 나와!”

왕현이 장검을 들고 나무 한 그루를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허허, 몇 달 사이에 실력이 아주 많이 늘었군요.”

유진우가 입가에 미소를 띤 채 나무 뒤에서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아무리 선천무사라도 그의 은침을 가격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진우 형님?”

왕현은 순간 멈칫했다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하하... 드디어 돌아오셨군요.”

그러더니 장검을 휙 던지고 유진우를 와락 끌어안았다.

“됐어요. 남자 둘이 이렇게 안는 건 좀 아니지 않나요?”

유진우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윤아야, 누가 왔는지 얼른 나와봐.”

왕현이 집 안을 향해 소리쳤다.

“유 선생님!”

임윤아는 놀란 얼굴로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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