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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6화

그 시각 한 폐기 철강 공장.

남궁은설은 꽁꽁 묶인 채 허공에 매달려 있었고 검은 천으로 두 눈을 가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하도 심하게 얻어맞아 이젠 정신까지 잃었다.

화려한 옷차림의 서문천명은 좋은 술을 마시면서 와규 스테이크를 음미하고 있었다. 어찌나 우아한지 귀족 분위기가 줄줄 넘쳤다.

“주인님, 시간이 지났는데도 타깃이 아직인 걸 보면 안 오는 거 아닐까요?”

잠시 후, 우람한 체격에 빨간 옷차림의 한 무사가 다가와 보고했다.

“급할 거 없어. 조금 더 기다려.”

서문천명은 포크와 나이프를 내려놓고 냅킨으로 입을 닦고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알아봤는데 유진우랑 남궁은설 관계가 심상치 않아. 유진우 성격에 무조건 구하러 올 거야.”

“유진우가 칠색 영지를 아까워해서 내놓지 않을까 봐 그래요. 차라리 애들 데리고 풍우 산장에 쳐들어가서 빼앗아오는 건 어떨까요?”

빨간 옷 무사가 나서서 말했다.

“어리석은 놈!”

서문천명의 표정이 차갑게 변했다.

“풍우 산장에 숨은 고수가 많아. 무턱대고 쳐들어갔다가 성공한다고 해도 우리 손해가 엄청날 거라고. 용국 무사들의 천한 목숨 따위는 우리 금오국의 귀한 무사들과 비교가 안 되지.”

“용국 무사들은 다 보잘것없어요. 주인님께서 너무 과대평가하신 거 아니에요?”

빨간 옷 무사가 내키지 않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그들은 금오국에서 여러 테스트를 거쳐 뽑힌 무사들이다. 수많은 전투를 겪은 그들과 용국의 조무래기들을 어찌 비교할 수 있겠는가?

“용국 무사들의 실력이 별로이긴 하지만 쪽수가 많아. 아무리 무서운 호랑이라 해도 늑대 무리를 조심해야지.”

서문천명이 경고했다.

“알겠습니다.”

빨간 옷 무사는 겉으로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눈빛은 사납고 고집스러웠다. 용국의 무사들을 아예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

어쨌거나 수십 년 전에 용국 사람들은 그들이 짓밟은 개니까.

“지금 날 기다려?”

그때 누군가의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무런 조짐도 없었고 마치 사방에서 들려오는 것 같았다.

“누구야?”

사람들은 경계심 가득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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